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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커플라이프

제왕절개 후기 3

by 여름햇살 202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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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2022.07.20

아침부터 맛있다며 또 쉐프타령하는 남편, 오늘 다시 서울로 올라간다. 1주일 뒤에 만나요~~

남편이 떠나기 전에 머리를 감겨 달라고 부탁했다. 4층 엘리베이터가 있는 쪽 남자화장실에 미용실 샴푸의자(!)가 있어서 쉽게 감을 수 있었다. 뒤로 젖히는 자세라 그런지 배는 전혀 아프지 않았다. 이날 깜찍이한테 수유하러 가는 첫날이라 쿰쿰한(?) 냄새를 풍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첫만남은 향긋한 엄마로 기억되야 하지 않겠숴.. 수술 전 날 밤 이후로 처음이라, 너무나 상쾌한 기분이었다. 😆

이날부터 수유콜을 받아 주기적으로 신생아실에 있는 수유실로 불려다녔다. 일정이 생기고 할일이 생기니 되려 좋았다. 전화가 오면 손수건(가슴닦는 용), 면회카드를 챙겨서 3층 신생아실에 내려가 인터폰을 누르면 된다. (인터폰의 캠에 면회카드를 보여줘야 된다) 들어가서 체온부터 재고 손 씻고, 알콜솜으로 핸드폰 닦고(핸드폰 사용할 시에) 자리에 착석하고 있으면 간호사 선생님이 아가를 데리고 와주신다. 처음엔 수액줄도 있어서 행거?를 바꿔 달고(신생아실 안에 있는 걸로 교환)하며 정신 없었는데.. 나중에는 익숙+수액줄 없음으로 매우 간편해졌다. 모유는 아직 나오지 않아서 그냥 깜찍이 구경+사진 촬영의 시간으로 사용했다. ㅎㅎ

점심. 징글징글한 미역국. 더 불어나는 기분이다. 그나저나 밥은 왜 자꾸 머슴밥인지.. 나 잘 먹는다고 소문나서 나만 이렇게 주는건지 다들 많이 주는건지 궁금하다.


퉁퉁 부은 내다리. 다리 뿐만이 아니라 손도 심각한데, 몸 전체에 사실 안 부은 곳이 없다. ㅠㅠ 수액때문에 어쩔수 없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수액 떼고 더 대박이었음..)

신랑이 가고 엄마가 왔다. 근데 수술후 2일차 정도되면 혼자 거동이 충분히 가능해서 보호자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다.(당연히 있으면 좋음) 병동 어수선하고 울 엄마 고생하는 것도 별로 원하지 않아서, 면회시간에 깜찍이 보는 것까지만 하고 엄마는 집에 보냈다.

무통도 끝이 나서 모든 수액줄을 제거했다. 바늘을 빼고나니 멍이 들어있지만, 더이상 아프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흑흑. 이제는 어디 갈 때마다 수액줄 꼬이는 걸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방심(?)하고 있다가 야식을 받았다. 아니 야식은 왜 있는 것이며 왜 또 미역국 한 사발과 머슴밥인가요… 야식을 취소할수 있단걸 알게 되고 바로 취소했다. 너무 하시네요…

수유콜때문에 여기저기 돌아다녔더니 배의 통증이 조금 심해졌고, 너무 피곤했다. 새벽콜은 받지 않고 그대로 실신하며 잠 들었다. 다행히 병실 멤버들은 갈 수록 조용해졌다. 다들 피곤해서 지쳐 쓰러져자는 듯(나포함 3명이 같은 날 제왕수술 받음)

D+4
2022.07.21

이날 아침에는 외래진료가 있었다. 드레싱+방수밴드(드디어 간단한 샤워를 할 수 있다) 를 붙이게 되고, 초음파 상으로 복부에 피가 고여있는지 확인을 했다. 겨수님이 깔끔하다고 확인해주셨다. 그리고 모두 확인 후 누워서 바지를 추스려 입는다고 브릿지 자세를 했더니 교수님과 간호사분이 그 자세가 되냐고 완전 깜놀하셨다. 이게 안되야 정상인건가요…? ㅋㅋㅋ


징글징글 미역국. 나는 왠만해선 질리지 않고 잘 먹는 편인데, 이건 좀 아닌 듯.. ㅠㅠ 살려주세요.
다른 후기들을 보면 병원밥이 맛이 없다고 병원 푸드코트 또는 외부 음식을 먹는 것을 종종 봤는데, 나는 아무래도 수술 후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것이 걱정스러워서 한 번도 시도하지는 않았다. 기껏해야 게토레이 정도..?
아 이날 엄마 아시는 분이 병원에서 일을 하셔서 근무 중 쉬는 시간에 잠깐 방문 오셨는데, 빠바와 기타 음료를 사서 인사오셨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빵을 먹었는데.. 와우.. 나는 여태 내가 빠바빵을 싫어하는 줄 알았네. ㅎㅎ 미역국 지옥에서 맛본 속세의 맛은 천상의 맛이었다. 크헉.. 하나만 먹어야지 했다가 그 자리에서 두개 까먹은 나.. ㅎㅎ

모유 잘 안나와서 먹다가 자는 깜찍이.

젖병으로 먹으면 분유가 정말 쉽게 나오는데, 모유는 아무리 용을 써도 안나오니 배가 고파도 이렇게 자버린다. ㅋㅋ 지쳐서 입벌리고 자는 것 너무 귀엽다. 나중에 간호사 선생님한테 물어보니 아가들은 원래 밥 먹다가 잘 잔다고 한다. 그럴 때에는 귀나 발을 만지면서 깨워가며 먹어야 한다고 한다. 귀여워 ㅎㅎ


점심과 저녁. 제가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무한 사과부터 드립니다... 뭐든 다 제 잘못이에요. 제발 다른 국 좀 주세요..

그리고 ‘나 맨날 잔다’를 찍고 있는 깜찍이.



수유콜을 받아도 수유를 할 수 없어서 그냥 우리 아기 안아보자는 심정으로 항상 다녀온다 ㅎㅎ

첫 유축. 미천한 양. 그래도 초유는 소중하다고 하니깐..😭

수유실에는 유축기(스펙트라)가 있어서, 유축 깔때기(1층 CU 편의점에서 판매, 한 사이즈만 판매하고 있어서 유축 생각이 있으면 미리 구매해오는 것도 괜찮을 듯)를 사와서 신생아실에 드리면 소독을 해준다. 소독은 한 번에 하나씩만 된다고 하셔서 좀 순서가 밀리면 그때그때 되지는 않는 듯했다.

D+5
2022.07.22

병원에서 잠을 잘 자지 못해서 피로 쌓임 + 수유콜 시작으로 움직임이 많아져서 아침에 눈을 뜨기가 힘들 정도였다. 사실 아침에 수유콜이 왔었는데 온줄도 모르고 잤다…. 7시에 일어났는데 6시 45분에 수유콜이 와있었다… 핸드폰 전화진동소리 못 들었던 건 거의 첨인 것 같은데…😂


몸이 정말 무섭게 부었다. 이날 아침에 피곤해서 눈이 안 떠진다고 생각했는데, 얼굴이 너무 부어서 ‘물리적으로’ 눈이 진짜 안 떠지는 거였다. 눈을 다 떠도 눈동자가 반도 안보이는 매직매직~ 오마이갓… 수액줄은 2일 전에 제거했는데 이게 머선일이고….

깜찍이는 오늘도 자고

유축양은 말도 안 되게 줄어들어버렸다. ㅠㅠ 찾아봤더니 붓기와 관계있는 듯 했다. 혈액순환이 잘 되어야 모유도 잘 생성되고 붓지도 않는데, 혈액순환이 잘 안되고 있어서 그런 듯 했다. 반대로 모유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서 유방울혈이 생기면 혈액순환이 나빠져서 몸이 붓고 아픈, 소위 젖몸살이 생긴다고 한다. 내 상태의 선후관계는 모르겠지만 여튼 다 연관이 되어 있다는거… 😭

이젠 미역국이 바다의 심해와 같아 보인다. 그 끝을 알수 없는 심연의 바다여…(무한 미역국의 고뇌로 철학자 될 기세)

그리고 오후 4시쯤 신생아실에서 다음날 퇴원이라 산모교육을 한다고 내려오라고 전화가 왔다. 총총총 바로 내려갔더니 나 이전에 받으신 산모님들이 우르르 나오신다. 간호사 선생님이 내일 퇴원하는 산모들이 너무 많아서(20명 좀 안된다고 들은 듯), 나누어서 진행중이라고 하셨다.



먼저 아기수첩을 나눠주시고 검사결과를 알려주신다. 태어났을때 몸무게랑 현재 몸무게(깜찍이는 3.09에서 3.00, 신생아는 보통 태어났을때 몸무게보다 4-7% 감소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한다, 그거에 비하면 깜찍이는 얼마 감소를 안한 듯?) 혈액형(엄마랑 같은 O형~ ㅋㅋ) 현재 먹는 분유양(60cc/보통), 황달 수치(6.5/ 다른 아기들 대비 매우 양호)를 안내해주신다.

그와 함께 조리원 퇴소 일정에 맞추어 BCG 접종을 위한 소아과 외래를 잡아주신다. 내가 갈 한마음 조리원은 신생아를 데리고 외출 가능해서, (걸어서도 1분 거리라 그런 듯) 언데든지 데리고 와도 된다고 해서 신랑이 내려와있을 8월 2일 화요일 오후로 예약을 잡았다.(한마음 병원에서 BCG 피내용 접종은 화요일 오후와 금요일 오전만 가능)

그와 함께 신생아 돌보는 방법과 병원에 와야할 상황 등등에 대해서 간략하게 해주신다. 엄청 전문적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또 날탱이 강의는 아니라서, 초보 엄마인 나는 ‘몹시’ 유용했다. 그와 함께 신생아 돌봄에 관한 안내 책자도 하나 주셔서 전체적으로 읽어볼만 했다. 한마음 신생아실 만세~

교육 후 하기스와 남양에 나의 저렴한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이렇게 선물을 준다. 하기스는 기저귀, 남양은 기저귀와 물티슈, 그리고 그린맘 젖병(오홍~~ 유축기랑 호환되서 좋은 듯) 을 준다. 쏠쏠하구만.


온김에 수유하고 가겠냐고 물어봐서, 유축만 하겠다고 했는데…. 하찮고 소듕한 내 초유… ㅠㅠ 그리고 저녁에 수유 한번만 하고 종료. 퇴원 당일에는 퇴원하기전에 소아과 교수님이 진료를 보기 때문에 수유콜이 없다고 한다.

사실 수유의 의미가 없어서(간호사 선생님의 추천으로 유두보호기도 구매해봤지만 우리 깜찍이는 퉤하고 뱉어낼 뿐이고..) 가지말까 생각도 했지만, 내가 안오면 우리 깜찍이가 서운해할까봐 괜히 가게된다. 헤헷.



D+6
2022.07.23

젖몸살 때문인지 3일 연속 밤에 자면서 식은땀을 흘렸다. 밤만 되면 으실으실 추워서 이불을 꼬옥 덮고 자는데, 그러고 나면 상체위주로 땀이 엄청 난다. 머리 밑과 함께 목덜미가 축축해진다. 자다가 깰 때에는 목에 땀이 흥건해져서 누가 물을 뿌렸나 싶을 정도였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하고 머리를 감았다. 왠만해선 조리원 가서 씻고 싶어서 참으려고 했는데, 참을 수가 없을 만큼 찝찝했기 때문이다..

마지막 식사 징글징글징글벨



퇴원일에도 외래 진료가 있었다. 내려가서 초음파보고, 다시 드레싱+방수밴드 교체를 한다. 그리고 이틀뒤인 다음주 월요일인 7월 25일로 외래를 예약하고(실밥을 뽑는다고 한다. 아프진 않겠지 ㅎ ㄷ ㄷ)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진통제 주사 추가! 이게 마지막 진통제 주사겠지. 흑흑.

그러자 신생아실에서 전화가 왔다. 다시 아기에 대해 안내(몸무게는 3.05로 증가되어 있었다, 황달수치 그대로, 분유는 70cc로 증량)를 받았고, 퇴원 수속 후 준비물(베냇저고리, 속싸개, 겉싸개)를 가지고 11시와 12시 사이에 신생아실로 방문을 해달라고 했다. 추가적으로 오늘 퇴원하는 아기가 많아서(얼마나 많길래 두번이나 반복해서 안내를 해주시는 걸까 ㅎ ㄷ ㄷ) 좀 밀릴 수도 있다고 다시 한번 안내주셨다.

병실에 돌아오니 원무과에서 퇴원 정산이 끝나면 전화가 오면 그때 퇴원수속 가능하다고 해서 병실에서 얌전히 기다렸다. 9시 30분에 모든 것이 끝났지만.. 연락이 오지 않아 계속 병실에서 멀뚱멀뚱 기다렸다. 전날 퇴원 안내시에 11시 30분에서 12시 사이에 퇴원가능할꺼라고 안내 주더니 진짠가보다…


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10시쯤 퇴원 정산 다 되었다고 문자가 왔고, 1층으로 내려가 수닙을 완료했다. 일주일밖에 지내지 않았는데, 외부세계(?)로 나가려니 기분이 묘했다. 내가 정말 이대로 나가서 아기를 돌볼 수 있을까 무서웠다.



다인실이지만 수술에 6박 7일로 입원했는데도 70만원이 채 되지 않았다.(보호자 식대는 3번 밖에 추가 안 됨) 거기에 깜찍이 진료비+비타민 D(D3Base, 전문의약품, 45,000원 정도) 로는 6만 얼마가 나왔다. 건보만세!

요것이 깜찍이 비타민 D. 건기식으로 사도 되고 심지어 가격도 건기식이 더 싸지만, 난 처방받았다.

정산 후 납부를 하고 그 영수증을 신생아실에 보여줘야 아기를 받을 수 있다. 갈때 베냇저고리, 속싸개, 겉싸개를 챙겨가야 갈아입혀주신다.(후기를 보면 퇴원 선물로 다 입혀서 보내주는 경우도 있는 듯 했지만 한마음은 그런거 없다) 이 때 사용하고 남은 물티슈와 위생장갑을 돌려주시고, 퇴원 선물로 남양 분유 한 통을 주신다.

서울에 있는 신랑은 올 수 없어서 엄마아빠가 데리러와주셨고, 처음 카시트에 태워서(굳이 바구니 카시트 해야되나 싶어서 나는 구매 안함), 1분 거리의 조리원으로 이동했다. 껄껄껄 그렇게 다들 천국이라고 일컫는(모유수유 욕심이 있으면 절대 아니지만..) 조리원 라이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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