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전에 본 영화인데, 이제서야 감상평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본지 너무 오래되어서 감흥이 많이 희석되어 감상평을 남기는 것이 의미가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뭐라도 하나 남기지 않으면, 그때 들었던 저의 생각들이 저 스스로조차 생각나지 않는 다는 것을 다년간의 경험(...)으로 알기에, 뭐라도 한 줄 적고자 이렇게 쓰게 되었습니다.
영화 명량은 그 인기 만큼이나 논란도 또한 많았습니다. 제가 보기 전에 진중권씨와 허지웅씨 두 분 사이에서 영화에 대한 서로 다른 평으로 SNS상에서 썰전(?)이 일어났었는데, 영화에 대한 어떤 선입견도 갖고 싶지 않아서 일절 영화에 대한 평가를 듣지 않고 보았습니다.
그랬던 저로서는 매우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다른 사람의 감상을 꽤 많이 읽어보았는데, 영화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완성도나 줄거리로서는 미흡하다는 평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평가들을 보면서 느낀 것은 2가지로, 첫째는 나는 영화의 평론가의 관점으로 보는 눈은 거의 없구나 (ㅠ_ㅠ) 였으며, 둘째로는 그런 후하지 않은 평가들을 보았음에도 이 영화에 대한 저에 감상은 사라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역시, 완성도가 이러쿵 저러쿵해도, 관객을 감동시킬 수 있으면 영화로써 할 몫은 다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누가 뭐래도 해전의 장면이었습니다. 영화 대부분을 차지하는 명량해전의 모습은 종전의 한국 영화에서는 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장면이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멋진 해상전도, 자세한 백병전의 모습 모두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영화에 몰입하는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 긴 전투 장면으로 지루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영화에서가 아니면, 언제 상상에서만 그치던 해상 전투의 모습을 눈으로 볼 수 있겠습니까 ^^
일본 해적의 모습도 뜬금없다는 평가도 많았지만, 그 압도적인 그들의 힘을 잘 표현해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들의 외관, 그리고 배경음악으로 충분히, 우리 해군들이 도망을 가게 만든 위압적인 공포가 잘 느껴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 꽃은 최민식이었습니다. 표정뿐만 아니라, 낮게 내뱉는 한숨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그에게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영화 시작부터 계속 이순신을 압박하는 그의 좁은 입지는, 모두가 보고 있을때 나약한 부하의 목을 베어버리는 것으로 역전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는 영화의 장면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매우 현명한 지도자의 신의 한수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입니다. 이순신이 영화 내내 중요하게 말을 했던 '공포'라는 것을 이용한 첫 장면이라 그랬던 것 같습니다.
명량을 보고나서, 지도자의 자질에 대해서 생각 해보게 되었습니다. 지도자가 갖추어야 하는 조건은 너무나도 많지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현명함'이라고 저 개인적으로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승리로 이끌어 자신을 따르는 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은 용기가 아니라 '현명함'이니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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