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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4 Viet Nam & Cambodia

[캄보디아여행] 7. 호치민에서 프놈펜, 그리고 프놈펜에서 씨엠립까지

by 여름햇살 2014.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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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똑딱이가 기적같이 살아났다. 카메라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아무리 쥐고 허공에 뿌리쳐도 물이 새어나오던 그 똑딱이가 말이다. 소니는 위대하다. 아이폰 사진은 건지지 못했지만 이것만으로도 만족중. 사랑합니다 소니 ㅠㅠㅠㅠ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부산스럽게 짐을 꾸렸다. 어마어마한 무게의 캐리어를 한번 들어보고 내가 왜 청바지랑 탐스를 샀을꼬.. 라며 후회했다. 있던 짐을 버리고 가도 모자랄판에 두개를 더 얹게 되다니.. 


숙소에서 만난 일본 아저씨(ㅇㅇㄴㄱ 라는 초성이었던 것만 기억난다.. 페이스북 친구 추가 했는데 일본어로 이름이 되어 있다. ㅠㅠ)랑 폭풍수다 떨며 아침을 먹고 버스 회사로 향했다.


숙소에서 버스회사까지 도보 2분의 거리인데.. 짐이 너무 무겁고 제어가 되지 않아서 10분 넘게 걸려서 도착했다.(9시 30분에 출발인 버스인데 30분에 도착해서 철렁했다) 짐을 끌고 가는 동안 아.. 이 짧은 거리에 그냥 택시 잡아 타고 갈까 라는 생각도 했는데 택시 기사가 욕할 것 같아서 참았다. ㅋㅋㅋ


프놈펜으로 가는 버스는 생각보다 편안했으며, 사람도 별로 없어서 쾌적했다. 버스에타면 버스회사 직원이 여권과 35$(비자 발행비 30$ + 발행 서비스 비용 5$)을 거두어간다. 5$이 아깝다면 국경에서 본인이 직접 해도 되지만.. 그냥 서비스 피를 주는 것이 낫다는 블로거들의 말에 나도 그냥 돈을 주었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 국경의 직원과 고군분투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버스 안에서 씨하눅빌로 가기 위해 프놈펜행 버스를 탄 한국인 남자분을 만났다. 친구들과 씨하눅빌에서 1주일을 보내다가 호치민으로 넘어 왔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본인만 혼자 씨하눅빌로 넘어가는 중이라고 했다. 이 분은 유효한 캄보디아 비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1번 발급받을때 그 유효기간이 30일이다.), 버스회사 직원이 국경을 넘나들때마다 다시 받아야 된다고 우겨서 35$을 다시 물어야만 했다. 


국경은 굉장히 허술했다. 예전에 브라질 포스두 이구아수에서 아르헨티나 뿌에뜨로 이구아수로 넘어갈때가 생각났다. 그때만큼이나 허술한 국경이었으며,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사진을 잃었다....................(ㅠㅠ 엉엉)


국경을 지나고 얼마지 않아 휴게소에 정차한다. 사람들이 모두 내려 간단하게 요기를 하는데, 나는 딱히 먹고 싶은 메뉴가 없어서 깎아 놓은 망고와 파인애플을 먹었다.




그리고 휴게소에서 만난 팔자 좋은 강아지들. 정말 죽은 듯이 자서 죽은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9시 30분에 출발했는데 4시쯤 프놈펜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금호 삼코 버스회사에서 당일 밤에 씨엠립으로 넘어가는 슬리핑 버스를 예약했다. 가격은 14$. 그리고 짐도 함께 맡겼다. 10시 20분쯤에 픽업버스가 사무실 앞으로 올 예정이지만, 사무실은 10시에 문을 닫으니 그 전에 와서 짐을 가져가라고 했다. 남자분도 같은 사무실에서 씨하눅빌로 가는 버스를 예매했다. (두 버스 모두 금호 삼코 버스는 아니었다. 다른 회사의 버스인데, 여기서도 예매가 가능해서 그냥 예매를 했다.)



금호삼코 사무실 바로 옆은 치킨집이 있었다. 가격은 조금 비쌌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이 라지 사이즈인데 만원이 넘는다. 하지만 진짜 맛있다. 남자분과 치맥을 하면서 좀 쉬려고 했는데.. 갑자기 시하눅빌 가는 버스의 픽업 뚝뚝이 왔다며 직원이 넘어왔다. 이에 남자분과 카톡 아이디를 주고 받고 헤어졌지만 바로 다음날 나는 아이폰이 사망한 바람에 우리의 인연은 이렇게............ㅋㅋㅋㅋㅋ


남자분에게 치킨의 반을 포장해서 보내주고 혼자 치킨을 뜯었다. 그런데 한국에서 왔냐는 한국말이 들렸다! 돌아보니 50대 중년 한국 남성분이! 몰랐는데 치킨집 사장님이셨다.(옆 금호삼코 역시 한국분이 사장인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하여 1시간 가까이 계속된 폭풍 수다를 했다. 해운대가 고향이라고 하신 사장님은 마음씨도 좋았다. 씨엠립에 갔다가 다시 프놈펜으로 돌아올 예정이라고 했더니, 프놈펜에 오면 따님 아파트가 지금 비어 있으니 가서 묶으라고 하신다. 키를 줄테니 전화번호를 주셨다. 아싸를 외치며 야무지게 번호를 저장했는데 아이폰 사망덕에..........ㅋㅋㅋㅋㅋ


슬퍼2


사장님이 잡아준 뚝뚝이를 타고 리버사이드로 향했다. 처음에 남자분이 물었을때 7불 달라고 하더니, 사장님이 아는 뚝뚝 기사를 불렀더니 3불이다. 우와.. 제대로 바가지. 캄보디아는 정말 전부가 다 바가지다.



잘보면 셀카임. ㅋㅋㅋㅋㅋㅋㅋㅋ




정신없는 도로위. 호치민이나 프놈펜이나 정신없기는 마찬가지다. 호치민보다 오토바이 수가 조금 더 적은 것 같았다. 대신 캄보디아에서는 뚝뚝이들이 많다.


 가는 길에 폭우가 쏟아져서 리버사이드 경치는 구경하지 못하고,  어느 레스토랑으로 뛰어 들어갔다. 






내부에 도화지에 그린 그림들이 가게의 벽을 빼곡히 채웠다. 여길 다녀간 손님들의 작품들이었다. 정감가고 좋구만 ㅋㅋ





 

들어왔으니 뭘 먹긴 먹어야 될텐데...방금전에 치킨을 먹어서 배는 고프지 않아서 코코넛쉐이크와 바나나튀김을 주문했다. (디저트마저 튀김.. 이래서 살이 빠지지 않는 것일까) 바나나튀김(코코넛 버터로 튀겼다는 설명에 바로 주문했다 ㅋㅋㅋ)은 예상보다 훨씬 맛있었다.



가게에 앉아 있으니 실팔찌를 팔러 오는 꼬마들이 많다. 처음 보았을때는 안 쓰러운 마음에 팔찌가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냥 구매했다. 가격이 2개에 1불로 저렴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꼬마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잠깐 앉아 있는 사이에 10명은 와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10불은 큰 돈이고 정말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 팔찌였기 때문에 더 구매해주지는 못했다. ㅠ_ㅠ


음료를 다 마시고도 비가 그치지 않았다. 그래도 가게가 즐비한 거리는 가게마다 천막같은 것이 쳐져 있어서, 지나다니면서 비를 맞을 일은 없었다. 딱히 볼거는 없고, 마사지 가게가 많길래 마사지나 받으며 시간을 떼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일 마사지가 1시간에 12$. 캄보디아 물가 만세! 하지만 눌러주는 힘이 생각보다 약해서 다시 받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시가 되기까지는 2시간이 남아 있었다. 길을 따라 걷다보니, 관광지가 나왔다. 위치상으로 프놈펜의 왕궁이었다. 야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기대하지 않았던 로맨틱한 장소에 감동을 받았다. 6D로 찍었으면 사진이 훨씬 예뻤겠지만, 그놈은 들고다니기에 너무 버겁다. 배낭메고 그놈을 들고다니는 상상만으로도 피곤해서 눈이 감길 지경.. ㅋㅋㅋ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했고, 마땅히 할 것이 없어서 버스 사무실로 다시 돌아왔다. 그 곳에는 뚝뚝이 기사들(금호 삼코 사장님 밑에서 일을 한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그 뚝뚝이 기사들만 유니폼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이 있어서 같이 수다를 떨며 놀았다. 한명은 재치로 나를 웃겨주고, 한명은 아이폰 사이즈에 맞게 심카드를 잘라 주는데 장인 정신을 발휘했다. ㅋㅋㅋㅋ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장인정신뚝뚝기사가 씨엠립에서 앙코르와트를 볼꺼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했더니, 그럼 거기 뚝뚝이 기사를 소개시켜줄까 라고 한다. 자기 친구가 있는데, 너에게 앙코르와트에 대해서 설명도 잘 해줄꺼야 라고 한다. 버스터미널에 마중도 나가있을꺼라며.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치명적인 잘못된 선택이었단걸 씨엠립에 도착하고나서야 알게 되었다.......... ㅠㅠ 엉엉.


10시가 되어서 뚝뚝 기사들도 가고 사무실도 문을 닫았다. 다행히 옆 버스 사무실에서 나와 같은 픽업뚝뚝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4명 더 있어서 함께 기다렸다. 그리고.. 10시 30분이 아니라 버스 출발 시간인 11시가 되어도 뚝뚝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사무실에 있는 할아버지(영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하셨다.)에게 버스 티켓을 보여줘서 해당 버스 회사에 전화 연락이 닿을 수 있었다.(천만 다행으로 5명중에서 유일하게 나만 버스 회사 전화번호가 기재 되어 있는 티켓이었다. 내 티켓에 마저 없었으면 우리 다섯은 아마도 사무실에서 밤을 세웠어야 했겠지.......)


그렇게 겨우 타게 된 슬리핑버스. 탑승하고 나서 헉했다. 슬리핑버스가 아니라 난민버스였다. 내인생 최악의 버스였다. 여자 여행자들에게 절대 권하지 않을 버스였다. (이역시 사진은 아이폰과 함께 저멀리 하늘나라로....) 잠들기 너무 힘들었지만, 억지로 눈을 붙였다. 그래도 그때는 끔찍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조금은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내가 언제 그런 경험을 해보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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