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등학교 후배이자 이전 직장 회사 후배인 I느님께서 내 블로그가 재미있다고 페북에 글을 써주셨다. 너무 좋아 사무실에서 탭댄스 출 뻔. ㅋㅋㅋㅋㅋㅋ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꼰차이또로 웹 답당자가 메일을 보내 주었을까 싶어서 메일확인부터 했는데.. 메일이 단 한 통도 들어와 있지 않다.(참고로 예약을 위한 site는 http://www.conchaytoro.com 에서) 난 칠레까지와서 와이너리 구경도 못하고 귀국하게 되는 것인가, 어쩌지 고민을 하다가 그냥 무작정 가기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절대 예약하지 않은 사람은 안받는다고 했지만 그런거 알게 뭐임 ㅋㅋㅋㅋㅋㅋ 난 오늘 11시 30분으로 예약해놨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을 가볍게 먹고 지하철을 타러 갔다. 꼰차이또로 와이너리는 Mercedes st.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재미있게 읽었다는 말에 론리플래닛을 뒤져 역이름까지 적는 친절한 센스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그런데, 원래 체력이 저질인 내가 한달을 빨빨 거리며 돌아다녔더니 몇일 전부터 비실비실 몸에 힘이 없었다. 거기다가 매일 바뀌는 낯선 장소에서 잠을 자야했기에 불면은 계속 되었고, 술먹고 잠든다고 한들 그것이 피로를 회복시켜 줄리도 없고. 이 날은 지하철역에서 서 있는데도 으실으실 춥고 머리도 어질하고 눈이 감겼다. 몸에 기운이 없는 것이 확 느껴져서, 기운나라고 달디 단 Alfahor, brandy 맛으로 ㅋㅋㅋ 알콜이야 당연히 없지만... 느낌만으로라도 느끼기 위해서! ㅋㅋㅋㅋ
해당 지하철역 밖으로 나왔는데 전혀 어떻게 가는지를 몰라 어리둥절해 있었다. 버스정류장이 바로 코앞에 보이긴 했는데 몇번을 타야 되는지 낸가 어떻게 안단 말인가.. 멍하니 오고 가는 버스들을 바라보고 있는데 친절하게 winery라고 적힌 흰색종이가 차체에 붙은 버스가 온다. 오호라, 저놈이구나 싶어서 바로 버스를 세웠다. 운전기사가 날 보더니 'concha y toro?' 라고 말을 한다. 아싸! 내가 좋다고 헤벌쭉 웃으니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도 같이 웃는다.
그리고 꼰차이또로 와이너리에 도착. 버스는 와이너리가 위치한 코너에 내려주는데 코너만 돌면 바로 입구가 보인다. ㅎㅎ입구 바로 옆에 있는 안내 사무소에 가서 예약 메일을 보내긴 했는데 예약 코드를 받지는 못했다고 말을 하며, 혹시 오늘 투어가 가능하냐고 물었다. 직원이 잠깐 조회를 해보더니 가능하다고 한다. 내가 이날 11시 30분에 투어를 하고 싶다고 예약메일을 보냈었는데, 조금 늦게 와서 이미 마감(와이너리는 11시에 도착 ㅜ_ㅜ 아침에 너무 잉여짓을 해버렸네.)되어 1시 투어에 참여가 가능하다고 한다. 투어의 가격은 8000페소.
예약을 하고 나니 이 투어 스티커를 준다. 옷에 붙이는 용도란다. 2시간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식당도 있고, 긱념품 판매하는 곳도 있으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돈을 쓰라 이거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름다운 낙엽. 여행하는 한 달 동안 봄여름가을겨울을 다 겪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ㅋㅋ 뉴욕에서 봄, 히우에서 여름을, 칠레에서 가을을, 깔라파뗴에서 겨울을 ㅋㅋㅋㅋ 여행한번 다이나믹하네.
와이너리가 가는 길에 전시되어 있는 오크통들. 아~ 정말이지 하나 들처메구 집에 가구 싶었다.
그리고 도착 한 요기. 이 문 뒤로는 와이너리가, 마주 보고 있는 곳은 음식점과 기념품가게가 위치해있다.
기념품 가게. 사고 싶게 만드는 물건들이 매우 많다.
와인이 정말 정말 정말 많다. 만원도 안하는 와인에서 몇십만원을 훌쩍 넘는 와인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이 넘쳐나고 있었다. +_+ 눈이 반짝 반짝 반짝. 와인관련 용품을 살까 말까 고민을 하다가, 짐스러우니 일단 투어가 끝나고 구매하기로 하고 와인 관련 책을 구경(스페인어로 되어 있어서 절대 읽을 수 없었다...)을 하다가 점심을 먹으러 갔다.
유일한 음식점의 내부. 인테리어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저렇게 바로 되어 있는 곳에 앉으면 바텐더가 끊임없이 말을 걸어준다. 걍 귀찮아서 난 테이블로 안내를 받았다. ㅎㅎ
그렇게 배가 고프지는 않고 가볍게 먹고 싶은 마음에 샌드위치와 와인을 주문했더니 12시 전이라서 런치메뉴는 주문이 안된다고 한다. 아놔 뭐라구? ㅋㅋㅋ 와인만 마시기는 그런데 하고 메뉴판을 뒤젹거려보니 치즈세트가 있다. 이건 주문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한다. 기분 좋게 치즈 세트와 샤도네르 한 잔을 주문했다.
너무나 상큼한 과일향이 나던 샤도네르. 과일과 꽃 향기가 난다.
그리고 나온 치즈세트. 네종류의 치즈와 견과류와 쿠키. 혼자서 먹기에는 좀 많지 않나 싶었는데 와인이랑 먹으니깐 어찌나 잘 들어가던지. 한 잔만 마셔야지 했는데, 잔와인 주제에 너무나도 훌륭하여 멜롯을 한잔 더 시켰다. 그나저나 남미 여행하면서 애미애비도 못알아보는 낮술 엄청 많이 했네 ㅋㅋㅋㅋㅋㅋㅋ
향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랬던 멜롯 와인. 진짜 농담이 아니라 와인에서 오크향이 난다.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내가 여태 마셨던 와인은 와인이 아니었어!!!!!!!!!! 내 인생은 꼰차이또로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마시기 전과 후로 구별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년에 와인 공부를 할꺼라고 와인 책을 사서 읽었었는데, 와인에서 버찌향이 난다는 둥 버섯향이 난다는 둥 이런 류의 글을 읽을때마다 이건 뭔 개 짖는 소리인가 했는데, 내가 그걸 경험하게 되다니!!!!!!!!!!
와인을 더 마시자니 투어에 참가하지 못할 것 같고 남는 시간동안 셀카 백만장 찍으며 1시까지 버텼다. 하필, 책도 가져오지 않다니!
그리고 요렇게 스티커를 붙이고 모임 장소에서 서성이고 있었더니, 1시가 되어 투어 시작! 인상 좋게 생긴 가이드가 와서 투어에 대해 간단히 소개를 하고, 참석하는 사람의 국적 소개 시간을 만들었다. ㅎㅎ 나를 보고는 Japan에서 왔냐고 물어 보기에 너무나도 단호하고 기분나쁘다는 듯이' N'o라고 말했는데, 알고보니 내 옆에 있던 남자 세명이 일본인이었다 ㅋㅋㅋㅋㅋ Korea에서 왔다고 하니깐, 'North korea?' 라며 농담을 건다.'I can't say' 라고 받아 치자 남자와 관광객들 모두 웃는다. 휴, 나 블랙코미디계의 거장이 되어야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이너리의 전경. 너무나 아름답다.
이 곳은 처음 이 꼰차이또로 와이너리를 만든 주인의 별장. 부부는 프랑스 여행을 갔다가 와이너리에 영감을 받아 이 곳에 와이너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다양한 종류의 포도들. 생각보다 와인용 포도들의 알갱이가 매우 작아서 조금 놀랬다.
그나저나 남미 나무들은 왜이렇게 키가 크냐.
그리고 와인 첫 시음 시간. 흐흐. 아까 마셨던 샤도네르의 시음이라 살짝 아쉬웠지만, 설명을 들으며 먹으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 처음엔 꽃향기가 나는데, 가이드를 따라 칠링을 한 후 시음할때는 파인애플향이 났다. 가이드가 하는 걸 보니 칠링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빠르게 그리고 많이 했는데, 고대로 따라하니 아까랑은 또 다른 맛이다. 이 이후로 난 칠링의 힘을 맹신하게 되었다. ㅋㅋㅋ
그리고 들어온 지하. 와인을 품은 오크통들이 보관되고 있었다. 온도는 살짝 으스스한 편.
꼰차이또로는 악마가 지키는 와인으로 유명한 와이너리이다. 맛있는 꼰차이또로 와인을 누군가가 자꾸 훔쳐 먹는 것을 알게 된 주인이, 와이너리에 악마가 나타난다는 소문을 낸 이후로는 와인이 줄어드는 현상이 생기지 않았다고. 그래서 꼰차이또로에서는 디아블로라는 와인이 유명하다. 투어 마지막에 가이드가 악마가 나타나는지 한번 보라며, 저장고에 관광객들을 남겨 놓고 문을 닫고 나가더니 불을 끄고 허접스런 악마의 그림자를 보여주며, 꼰차이또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으스스한 지하 저장고에서 무섭게 말을 하는데도 전혀 무섭지가 않다. ㅎㅎㅎ 그저 재미있을 뿐.
그리고 두번째 와인 시음 시간. 두 번째는 레드 와인으로 쇼비뇽을 맛 볼 수 있다. 화이트와인만큼 충격적이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맛있는 와인, 와인은 와이너리에서 마셔야 된다고 그러더니 정말 그 말을 절실히 경험했다.
레드 와인을 마시고 난 잔은 기념품으로 가져 갈 수 있다. 요녀석을 과연 한달간 무사히 보관한 뒤에 한국으로 가져 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나의 투어는 여기서 끝. (총 1시간 소요)이것말고 더 심화된 투어코스가 있는데 그것은 음식점 맞은 편에 있는 어떤 교육장 같은 곳에서 좀 더 심층적으로 와인을 배우고 시음하는 코스이다. 그리고 기념품가게에서 와인 한병과 와인씰러, 와인 오프너 등의 기념품을 구입하고는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
요것들이 내가 구매한 와인 용품들. 남미 여행중 구입한 기념품중 제일 마음에 드는 아이들이다. +_+
버스 터미널에서 아르헨티나에서 온 부부를 만났는데 나한테 엄청나게 많은 관심을 보인다. 세시간동안 와인을 네잔이나 마셔서 약간 알딸딸한데 끝없이 말을 건다. 우와아. ㅋㅋ 버스도 흔들거리고 말도 너무 많이 걸고 멀미나서 토할뻔했다 진짜 ㅋㅋㅋ 버스에서 내린뒤에 벤치에 앉아 조금 쉬고 있는데 맞은 편에 맥도날드가 보인다. 그래서 술마셨으니 해장해줘야 된다며 맥도날드에 들어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나게 큰 내부에는 엄청나게 큰 아이들의 놀이방이. 맥도날드는 메뉴와 가격은 한국의 그것과 비슷했지만, 다른 것이 있길래 그것으로 주문. 호스텔 앞에 있는 햄버거 가게들의 메뉴덕에 알게 되었는데 '이딸리아노'라는 메뉴에는 내가 좋아하는 아보카드가 들어가 있는 종류였다. 맥도날드에도 '이딸리아노'라는 메뉴가 있길래 그 것으로 주문을 했다. 느끼한 음식이 위장에 들어가자 약간 정신이 차려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와이파이존인 맥도날드에서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좀 하다가 다시 산티아고로 돌아갔다.
무거운 짐을 내팽겨 치기 위해 먼저 호스텔로. 호스텔로 가기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를 탔어야 했는데, 내가 갈때마다 경비아저씨가 날 보면서 뭐라고 말을 건다. 하지만 도대체 뭐라는 말인지 알아 들을 수가 없다. 뭔가 반갑다는 내용이겠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짐을 내팽겨 치고 난 뒤에는 산티아고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Cerro Santa Lucia아 언덕으로 향했다.
예쁘게 조성되어 있는 공원. 농담아니라 거기 있는 사람 모두가 커플이었다. 아놔... 잘 못 왔어.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엄청 가파르고 무서웠던 계단.
산티아고 시내의 모습. 사실 이것보다 더 높게 올라가야 되지만 바람이 세게 불고 너무너무너무 무서워서 올라갈 수가 없었다. ㅜㅜ 높은 고 무서워서 히우에서 빵산도 안 간 여자라고 나 ㅜㅜ 이렇게 무섭다고 가이드책에 기술해놨어야지. 그냥 공원의 벤치에 앉아서 사람들 구경을 했다. 연인들도 많고 애정표현도 찐~하다. 그리고 여전히 날 주목한다 이 사람들. 그나저나 산티아고에는 왤케 동양인이 없냐~? 너무한데. 그 덕에 이효리가 되었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 길따라 내려갔더니 이렇게 좌물쇠가.... 울면서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갔다.
그리고 이 주변의 거리를 돌아다니며 구경했다.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았다. 그리고 확실히 사람들 구경하는 BA보다 산티아고가 재미 있었다. 그리고 다시 아르마스 광장으로 돌아와서 이효리놀이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를 돌아다니며 발견한 아이스크림. 생크림 잔뜩에 딸기를 올려 준 것으로 골랐는데, 너무너무너무 맛있었다. 치킨과 맥주는 항상 옳듯이 생크림과 딸기의 콜라보레이션(ㅋㅋㅋㅋㅋㅋㅋㅋ)도 항상 옳다. 샴페인만 있었으면 더 완벽했을텐...... 알콜중독자 다 됐네 ㅋㅋㅋㅋ 꽤 멀리까지 구경을 하다가 이상한 유흥가쪽으로 가게 되었는데 살짝 무섭기도 했다. 10시가 다 되어 숙소에 돌아왔더니 호주에서 온 부부가 방에서 짐을 풀고 있었다. 발에 걷어 차이게 한국인이 있는 곳이 호주인데 내가 뭐가 그렇게 신기한지 일기도 못쓰게 계속 말을 걸어댄다. 오지랖이 넓은 건가? ㅎㅎ 나도 간만에 스페니쉬보다 덜 힘든 영어 말동무가 생겨서 수다를 떨다가 잠이 들었다. (호스텔이 정말 좋은 것이 혼자 여행을 하더라도 전혀 외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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