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술을 마셨더니 몸과 마음이 누더기. 여행기 포스팅으로 심신을 힐링할테다. ㅠ_ㅠ
이 날은 산티아고에서 버스를 타고 산빼드로 데 아따까마로 넘어 가는 날. 드디어 사막이다. 이날 역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정말 희안한 것이, 정말 좋은 숙소인데 숙면에 빠지지 않는다. 원래 불면증이 있는 내 문제인가 싶기도. 눈을 떴더니 호주커플과 아르헨티나 남자애는 사라지고 없었다. 깜깜한 새벽부터 뭘 부산스럽게 챙기더니 일찍 이동했어야 했나보다. 다른 룸메가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잘 자고 있어서, 나도 꽤나 부시럭거리며 짐을 쌌다. 혹시나 늦잠을 잘까봐 머리도 감고 샤워도 하고 잤더니, 준비하는데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낑낑거리며 짐을 들고 터미널에 도착했더니 8시가 조금 안되었다. 버스는 9시 출발.
무거운 짐들과 고군분투했더니 배가 고파서 아침식사를 했다. 이딸리아노+딸기주스+치즈 엠빠나다 세트. 그러고보니 저런 핫도그를 먹을때는 항상 아보카도가 들어간 이딸리아노를 먹었다. 아보카도 너무 좋아~ ㅎㅎ 딸기쥬스는 그냥 딸기잼에 물탄 맛 ㅋㅋㅋㅋㅋㅋㅋㅋ 아침을 먹으며 멍때리며 사람들 식사하는 것을 구경했다. 아랍계 여인이 히잡을 쓰고 아이들과 밥을 먹고 있다. 아이들이 자꾸 날 힐끔힐끔 쳐다본다. 똥그란 눈망울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버스타는 플랫폼이 헷갈려서 한참을 헤매다가 어느 착한 아저씨의 안내로 무사히 탑승했다 그런데 분명 프리미엄으로 예약을 했는데 2층의 좁은 칸이다. 사기를 당한건지 -_- 내가 실수를 한 건지 알수 없지만 여튼 우리나라 일반버스보다 조금 낫고 우등보다도 후진 버스를 타고 24시간을 달리게 생겼다. 우어어.
버스는 달리고
또 달리고
또 달리고
계속 달리기만 한다. 자리가 좀 불편해도 괜찮았는데, 옆에 앉은 남자가 더 불편했다. 너무 노골적으로 나를 구경한다. 뭘하든 감시 당하는 기분이었다. 버스에서 내릴때 어찌나 속이 시원했는지 ㅜㅜ
버스에서 제공되는 식사들. 쿠키와 오렌지쥬스, 그리고 사과쥬스와 햄만 들어가 있는 빵. 자리도 후지다고 음식도 후진걸 주다니 ㅜㅜ 간식거리 사들고 탔기에 망정이지 강제로 단식할뻔했다.
그리고 드디어 도착한 고원의 아따까마에 도착. 높은 고도때문에 숨쉬기가 힘들 것이라고 그랬는데 처음에는 괜찮았다. 난 타고난 건강체질이군 하며, 짐을 끌고 숙소로 향하는데.. 숨질뻔했다. 쓸데없이 건강에 자만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내가 묶기로 한 곳은 El Albergue de San pedro. 아침일찍 갔더니 체크인은 12시인지 1시부터 된다고 한다. 그럼 짐을 맡길 수 있냐고 물어보니 짐은 맡길 수 있다고 한다. 당장 샤워를 하고 싶은 마음에 혹시 샤워를 해도 괜찮냐고 물어보니 아무 문제 없다고 한다.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일단 샤워부터 했다. 그리고 돈과 짐을 챙겨서 여행사를 찾았다.
내가 여행을 예약한 곳은 이 곳. 유우니 사막투어로 가장 유명한 여행사라고 한다. 결론만 이야기 하자면 나쁘지는 않았는데, 사실 꼭 여기를 고집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가격을 비교해보고 협상을 하는 밀땅이 너무 하기 싫어서 그냥 여기 들어가서 바로 예약을 했지만, 여행사들이 있던 거리를 둘러 보았을때, 일단 광고판에 쓰여진 금액들은 이 곳보다 싼 곳도 많았다. 그리고 나중에 여행중에 만난 다른 투어팀을 보더라도 비슷비슷했었다.
가게 안에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아줌마가 있었는데, 친절하게 투어들을 설명을 해준다. 유우니 투어(65,000페소) 뿐만 아니라 내일 새벽에 출발하는 간헐천 투어인 El Tatio geysers(22,000페소)와 오늘 오후에 출발하는 달의 계곡 투어인 Valle de la luna(5,000페소)도 신청을했다. 총 87,000 페소로 엄청난 출혈을. 멍청하게 이때 좀 협상을 했어야했는데. ㅠㅠ
예약을 한 뒤에는 마을구경에 나섰다. 마을은 정말 작았다. 삼십분만에 마을산책 완료. 정말 정말 작은 사막마을. 이런 곳에 어떻게 마을을 세웠을까 싶은 정도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매력있는 아따까마. 아침겸 점심은 길가다가 발견한 음식점. 정말 재미있는 것이 아무곳에나 들어가도 여행책자에 나와 있는 Cafe de la Esquina.
아침세트가 있어서 시켰는데,,,커피가 에스프레소가 아닌 인스턴트, 샌드위치와 바나나쥬스는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다시는 여기서 안 먹는걸로 ㅋㅋㅋㅋ 밥을 먹고 숙소로 돌아갔더니 체크인이 된다고 한다. 체크인을 시작하고, 방을 배정받았다. 왠 움막같은 곳에 침대가 들어가있다. 1층은 모두 사람이 있어서 무섭지만 2층으로. 2층 침대의 1층은 이스라엘에서 온 Nofar. 인사를 하고 좀 쉬다가 달의 계곡 투어를 하러 갔다. 달의 계곡은 원래는 바다였던 지역으로 풍화작용에 의해 소금과 미네랄로 이루어진 계곡이라고 한다.
투어여행객을 실은 벤은 사막을 달리더니 이 곳에 처음 도착했다.
가이드가 뭐라고 설명을 하긴 했는데 제대로 기억나는 것이 없다. 그냥 소금과 미네랄로 되어 있다는 말밖에. ㅋㅋㅋㅋ 일단 예사롭지 않은 외관. 손전등이 있어야 된다고 그러며 자기는 몇개 없으니 나눠 쓰라고 그런다. 어떤 남자가 나에게 양보를 했는데 아이폰 플래쉬를 보여주며 괜찮다는 의사를 보였다. 그리고 동굴탐험시작.
동굴은 어두워서 사진을 거의 찍지 못했다. 너무 어두워서 앞을 걸어가기에도 힘들 정도. ㅜㅜ 사실 안에는 별게 없었는데 왜 굳이 이고생을 시키나 싶은 마음도 ㅜㅜㅋㅋ
그리고 시작된 암벽 등반. 이런게 있다는 이야기를 못들어서 슬리퍼를 신고 왔는데!!!!!!!! 여행사에 제대로 봉변(?) 당했다. 겨우 어찌어찌 올라갔더니, 가이드를 포함한 사람들이 다들 박수를. ㅋㅋㅋㅋ 하지만 더 대박은 운동화를 신고도 나보다 더 오르지 못했던 여자분들 ㅋㅋㅋㅋ
위에서 보니 더 실감나는 규모들.
더 높이 올라간 사람들. ㅎㅎ
다음 도착한 곳은 Tres Marias.....아마.일기에 보면 가이드가 무슨 흉내를 냈다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아.... 헛 갔다왔어 ㅠㅠ 방금 급하게 인터넷 검색을 해서 봤더니, 기도하는 모습을 닮아서 Tres Marias라고 한다...-_-;
흠, 전혀 기도하는 것 처럼 안생겼으니깐 내가 기억을 못하는 걸꺼야 라며 포스팅 쓰며 자기 위안중...
벤으로 돌아가는 길.
아 멀다.
혼자 계속 풍경사진만 찍어 댔더니, 노부부가 사진을 찍어 주겠다며. 사실 기대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잘 찍어줘서 깜놀했다. ㅎㅎ
벤에 탑승하고 다시 이동. 이번엔 석양을 보러 간다.
아직 해가 지기에는 이렇게까지 밝은데. 뭘하나.
계속되는 스패니쉬 투어로 인해 혼자 어슬렁.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또 다른 남자도 같이 어슬렁중.
땅에 붉은 석양의 기운이 다가오자 사막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점점 내려오고 있는 태양. 가이드는 우리를 사막에 내버려두었다. 사막에서의 석양을 감상하라고. 여행자들은 각자 마음에 드는 장소에 서서 혹은 앉아서 멍하니 넓게 펼쳐진 사막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사진을 찍어 줬던 사람이 또 사진을 찍어 준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근데 내 몰골은 완전 땅그지다. ㅋㅋㅋㅋㅋ
오후보다 더 신비로운 저녁무렵의 사막.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일행들. 나와 같은 투어 말고도 많은 벤들이 그곳에 도착해 있었다.
어두워지는 사막.
그리고 해가 완전히 지기전에 다시 마을로 돌아왔다. 내일 간헐천 투어는 4시에 숙소로 픽업을 한다고 했기에 일찍 자기로 마음을 먹었다. 요리를 하기 싫어서 과일과 엠빠나다를 사왔더니, Nofar는 요리를 한다. 부지런하다. 식사를 같이 먹으면서 수다를 떨었다. 그 빌어먹을 Tur Bus에 대해서 ㅋㅋ 24시간 버스를 타고 오는데 어떻게 그 자리로 예약을 했냐고 물어보길래 난 그 등급이 좋은 등급인 줄 알았다 라고 하니깐 자지러진다. 90년생의 Nofar. 표정과 행동에서 어린 티가 난다. 귀여운 그녀. 한참을 수다 떨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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