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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4/30] 28. 신나는 산티아고 나들이.

by 여름햇살 2013.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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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부슬부슬, 몸은 안 좋은데 센치해져서 잠이 오질 않네~ ㅎㅎ




버스터미널에 도착한 시간은 이른 아침이었다. 버스터미널과 메트로는 연결...은 되어 있었지만 막상 플랫폼까지는 꽤나 긴 통로를 지나 걸어가야했다. 낑낑 거리며 짐을 끌고 표를 구매한 후 지하철에 탑승했다. 산티아고에서의 숙소는 plaza de armas에 위치한 호스텔. 산티아고에서 가장 좋은 전망을 자랑하는 호스텔에, 분위기도 매우 좋다고 한다.(100배 즐기기에만 있었고, 론리에는 없음! ㅎㅎ) 그나저나, 정말 노골적으로 사람들이 날 쳐다본다. 이거 완전 이효리 저리 가라네~ ㅎㅎ


plaza de armas 역에서 내린뒤 각종 삽질을 하고 물어 물어 겨우 호스텔에 도착했다. 광장 바로 맞은 편에 있는 곳이었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가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해 한 블럭을 빙빙 돌다시피했다. ㅎㅎ 친절한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겨우 호스텔에 도착했다.



짐은 맡아 줄 수 있지만 체크인은 1시 이후에 해야 된다고 한다. 짐만 맡길 수 있다면야, 게다가 오전에는 어차피 볼리비아 대사관에 가서 비자를 발급받을 생각이었다. 샤워를 하지 못해서 조금은 찝찝하긴 했지만 짐을 내팽겨 쳐놓고 볼리비아 대사관으로 바로 향했다.( 참고로 볼리비아 대사관을 찾아가는 방법은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yugyug2&logNo=110081621563 이 분의 블로그에 매우 잘 나와있다. 나도 이대로 따라가서 길 잃지 않고 무사히 찾아갔었다. )



출발하기 전에 호스텔에서 바라본 아르마스 광장의 모습.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전망. 왠만한 호텔 부럽지 않구만 :)




호스텔이 있는 건물에는 이렇게 가격이 저렴한 핫도그나 햄버거를 판매하는 가게가 일렬로 늘어서있다. 출근시간이라 다들 여기에서서 아침을 먹고 있다. 우리나라의 김밥집같이 저렴하게 한끼 식사를 떄울 수 있는 곳이었다. 그 모습에 허기가 생긴 나도 인상 좋아보이는 아주머니의 가게 앞에 서서 주문을 했다. 가격은 1000페소에서 2000페소 사이의 가격으로 음료와 함께 세트로 판매되고 있었다. 내가 주문을 하자 하뽄에서 왔냐며 물어보기에 꼬레아에서 왔다고 하니깐 엄청 반가워해준다. 그러면서 먹기 전에 소독하라며 청결제도 이렇게 챙겨다 준다. ㅎㅎ 관광지에서 만나는 닳고 닳은 종업원보다 이런 곳에서 만나는 꾸밈 없는 사람들은 날 기분좋게 만든다.


식사를 끝내고는 블로그에서 본 그대로 볼리비아 대사관(Av. Santa Maria 2796) 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Los Leones 역에서 내리면 도보 1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여태 봐온 그리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기대하는 남미와는 다른 모습의 거리가 펼쳐졌다. 칠레는 남미 대륙 중에서 잘사는 나라에 속한다고 그러더니, 여기 거리를 걸으며 그 말을 실감했다.



맞은 편 오른쪽에 나무에 가려져 있는 곳이 볼리비아 대사관이다. 가는 길에 어떤 할머니가 다가와서 USA 대사관이 어디냐고 물어본다. 여기 사람이 아니라 잘 모른다고 하니깐 알겠다며 주위를 두리번 거리시며 계속 걸어가신다. 할머니의 질문으로 미루어 보아 이 근처에 각국의 대사관이 위치해 있는 모양이다. 대사관에 들어 갔더니 친절한 여자 비서가 날 맞이해준다. 무슨 일로 왔냐고 물어보길래 볼리비아 비자 때문에 왔다고 그러니깐 잠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런데 잠시 후 비서가 좋지 않은 표정으로 오더니 오늘 대사가 아파서 병원을 가서 출근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추가적으로 5월 1일은 노동절이라서 근무를 하지 않고 2,3,4(수목금) 휴가이기에 5월 7일에 출근한다는 것이 아닌가. 아놔 뭐라고? 그럼 나는 볼리비아로 가지 못하거나 5월 7일까지 산티아고에 남아 있어야 된다는 말인가? 완전 멘붕. 이제 어쩌나 멍때리고 앉아 있었다. 너무 난감해서 진짜 정신이 나가 버려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대사관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비서가 뛰어나오더니 날 불러 세운다. 대사가 병원을 갔다가 돌아올테니 30분만 기다리라고 한다. 얏호! 갑자기 로또 맞은 것 보다 더 기분이 좋아진다.



대기실에서 정말 30분을 기다렸다.  대기실에는 신문과 잡지가 비치되어 있었는데 신문은 읽을 엄두도 나지 않았고, 사진이 많은 잡지를 보며 시간을 떄웠다. 인상 좋아보이는 볼리비아 대사가 헐레벌떡 뛰어 온다. 그러면서 계속 미안하다고 사과를 한다. 괜찮다고 말을 하며 대사를 따라 들어가서 볼리비아 비자를 받았다. 볼리비아 비자를 받기 위한 준비물로는 첫번째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고생해서 받은 황열병 접종 카드! 그리고 당연한 것으로 여권, 사진 2장, 항공권, 신용카드 사본(복사할 곳이 없어서 그냥 신용카드를 가지고 가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으면 노 프라브럼이라고 말하며 손수 복사기로 사본을 만들어 주기 까지 한다 ㅎㅎ), 그리고 볼리비아 내 숙소 예약증이 필요한데 이것도 예약한 내역을 핸드폰으로 캡쳐한 것을 보여주었더니 무사 통과 되었다. 대사가 내민 신청서에 맞추어 작성을 하면 15분도 되지 않아 볼리비아 비자 발급 완료! 완전 무한 감사를 날리며 다시 숙소로 향했다.


숙소에 돌아 오자마자 체크인 완료! 샤워를 하고 나니 뽀송뽀송해졌다. 배정받은 침대에 짐을 다 널부러 뜨리고는 간만에 예쁜 옷과 굳이 여행중에 쇼핑한 예쁜 구두를 고르고 화장도 곱게 했다! 어차피 이날 계획한 것은 볼리비아 비자 발급이 전부였고, 간만에 오게 된 대도시에서기분을 내볼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난민에서 그나마 도시인으로 변한 내 모습을 거울로 확인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여자는 꾸밀때 기분이 좋아진다. ㅎㅎ



아르마스 광장 아래쪽으로 쭈욱 뻗은 Paseo Ahumada 거리를 따라 내려 가며 구경을 했다. 우리나라의 명동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일단 차가 진입 금지였으며, 길 양옆으로 각종 상점들이 즐비해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많은 노점에서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고 있었다. 한창 구경을 하다가 백배에서 추천해주는 음식점 Nuria에 점심을 먹기 위해 입장~

 


기분 좋아 셀카 한장~



점심 시간이라 꽤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맛없는 곳은 아닌가 보군 :)



아 이 불친절한 메뉴판같으니라고. 영어도 같이 기재되어 있지 않는데도 백배가 여길 추천해주다니. 맛없기만 해봐라 이를 부득부득. 겨우겨우 삐스꼬 샤워(Pisco sour)와 해산물수프인 sopa Mariscal을 주문했다. 내가 힘겹게 주문하는 것을 보고 할아버지 웨이터가 보고 웃는다. 



 삐스꼬 샤워는 포도로 만든 브랜디의 일종으로 도수가 매우 높아 식전주로 마신다고 한다. 처음 맛을 보고 그 독함에 깜짝 놀랬지만, 먹다보니 맛이 괜찮았다.(취기가 올라서 맛있다고 느꼈던 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나온 해산물 수프. 향신료가 강한 편이긴 했지만 워낙에 강한 향신료를 좋아하는 편이고, 그리고 너무 간만에 해산물을 맞이 하여 완전 폭풍흡입을 하였다. 간이 좀 센편이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딱 술안주 삼기 좋다며 ㅋㅋㅋㅋㅋㅋㅋ




길거리 돌아다니다가 먹은 칠레의 국민 간식 모떼 꼰 후에시요. 우리나라의 황도 같은 달달한 음료에 복숭아와 옥수수가 담겨져 있다. 




공공 건물이었는데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여튼 들어가도 되냐는 말에 지키고 서 있던 경찰에게 바로 거절 당했다. ㅎㅎ그나저나 산티아고에서 나는 완전히 이효리를 경험했다. 그 어떤 곳에서보다 사람들이 나를 노골적으로 쳐다보았으며, 다가와서 사진을 같이 찍어 달라는 요청도 몇번이나 받았다.  Paseo Ahumada 거리를 걸어 갈때는 무슨 모세의 기적 마냥 홍해바다 갈라 지듯이 사람들이 내가 가는 길 양옆으로 비켜서서 나를 구경하였으며, 심지어 커피숍에서 커피를 마시던 사람들은 커피잔을 든 채로 가게 밖을 뛰쳐나와 나를 구경하기도 했다. 와우, 나 산티아고에서 살아야겠어. ㅎㅎㅎㅎ




미술관도 방문. 





대체로 거리가 깨끗했으며, 사람들의 인상도 매우 좋았다. 큰도시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산티아고는 큰 도시 치고 꽤나 좋은 이미지의 도시였다. 개인적으로 부에노스 아이레스보다 더 좋은 이미지를 가졌던 산티아고.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도시 자체는 아름다웠지만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나 어두웠었다. 하지만 칠레의 산티아고의 행인들의 표정은 대체로 밝은 편이었다.




Y자 형태의 길인 new york 거리. 얼핏 뉴욕의 월가가 생각나는 분위기였다.



해맑은 아이들. 분수 주변을 뱅글 뱅글 돌며 서로 술래잡기를 한다.






다시 광장으로.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모여 있길래 가서 봤더니, 익살꾼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이야기를 하고 있고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있었다. 도대체 뭐지, 알아 들을 수는 없지만 비집고 서서 뭐가 그리 재미있나 지켜보고 있었더니 주인공인 아저씨가 갑자기 호들갑을 떨며 나를 가르킨다.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본다. 아놔... 저 무대 공포증있는 여자거든요.. 뭐라고 말을 걸길래 스페인어를 할 줄 모른다고 말을 했다. 그랬더니 국적이 뭐냐고 물어본다. 한국이라고 했더니 아저씨도 환호하고 다른 사람들도 환호한다. 칠레에서 한국의 이미지가 좋다고 하더니 정말이로군 ㅎㅎ 거기에 계속 서있다간 밖으로 끌어내서 춤이라도 추게 할 기세였기에 자리를 빠져 나왔다. 휴, 남미의 이효리로서 살기 힘들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처에 위치한 교회도 구경. 기독교신자가 아니더라도 엄숙하고 아름다운 교회를 구경하는 것은 언제든지 재미있다.







길에 약국이 어찌나 많은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약국 구경하느라 정신이 팔렸었는데, 여긴 BA보다 더하다. 슈퍼는 아예 없고 오직 약국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은근 재미 있어서 보이는 약국마다 일반의약품으로 뭐 판매되는지 구경하려고 들락날락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놈의 직업병.





아르마스 광장의 위쪽으로 올라가면 있는 수산시장. 이쪽은 치안이 좋지 않아서 소지품에 주의하라고 했는데, 치안보다 그저 사람이 많은 곳이라 그런 것 같았다. 실제로 길가는 사람들이 나보고 카메라를 조심하라고 말을 건네기도 했다.






시장 어딜 가도 있던 체인점 가게. ㅎㅎ 10개는 넘게 있었던 것 같다.




새하얀 웨딩드레스와 웨딩슈즈. 결혼에 대한 환상이 없지만, 예쁜 것을 보면 설레이는 것은 여자로서 당연! ㅎㅎ







저녁을 맞이하는 아르마스의 광장. 아무리 쳐다보아도 질리지 않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따뜻해서 너무 좋다. +_+ 바릴로체나 깔라파데는 너무 추웠다구! 마음껏 햇살을 즐기며 여유를 만끽했다. 조금 피로함이 느껴져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 바라보는 아르마스의 모습. 아침에 봤을때도 예뻤는데 노을에 물든 모습은 더 아름답다. 아무리 봐도 질리지가 않는다. 테라스에 앉아서 풍경을 바라보며 여행중에 샀던 CD의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다.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밤이 찾아 든 아르마스. 그 매혹적인 모습을 참지 못하고 다시 거리로 뛰쳐 나갔다.




운치 있는 산티아고의 밤의 거리.



길을 걸으며 간식거리로 견과류를 샀다. 길거리 음식이 너무 많아서, 호기심 때문에 계속 요런 아이로 끼니를 대신하게 된다. 길의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멀뚱 멀뚱 쳐다보았다. 사람도 많고 활기찬 거리. 아무리 구경을 해도 질리지가 않는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앉아 있는 나를 한번씩 다 쳐다본다. 여행자인 내가 그들을 구경하는 것인지, 그들이 나를 구경하는 것인지 분간을 할 수 없을 정도이다. ㅎㅎ 그래도 그런 그들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 




야간 산책을 끝내고 다시 돌아온 호스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가 침대로 돌아왔다. 8인실이었는데 내 바로 옆은 브라질에서 온 여자애, 대각선 침대에는 아르헨티나에서 온 남자애였다. 브라질에서 온 여자애는 한창 화장을 하더니 클럽으로 사라졌고, 아르헨티나에서 출장온 남자애와는 조금 대화를 나누다가 언어의 장벽을 느끼고 대화가 중단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내 자리에 플러그가 말썽이었는데, 도와 달라고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나서서 도와줄 정도로 아주 착한 아이였다. :) 그렇게 산티아고에서의 첫 날이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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