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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5/06] 33. 2박 3일의 유우니 투어 시작하다.

by 여름햇살 201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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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주말은 흘러가고. 간만에 마음에 드는 주말~




이날은 드디어 유우니투어를 시작.  오전에 여행사 사무실 앞에 갔더니 이번 2박 3일의 유우니 투어는 중국인 부분 진과 준,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온 까를리나, 그리고 나. 좀 젊은 여행자들과 같은 팀이 되길 바랬기에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들 좋은 사람이었다. :) 처음에는 2박 3일간 타게 될 지프차가 아닌 벤이 우리를 픽업하러 왔다.


처음에는 칠레에서 출국하기 위하여 칠레의 출입국 사무소에 들렀다. 심사관이 나의 여권을 보더니 매우 신기해하고 반가워한다. 여권에 도장은 1초만에 찍어 줬는데 나에게 한국에 대해서 신이 나서 이것저것 물어본다. 그러면서 삼성과 현대를 안다고 자랑스럽게 말을 한다. ㅎㅎ 너무 귀여웠다. 기다리는 동안에 준과 진의 이야기(사실 진은 영어를 하지 못해서 거의 준과 대화를 나누었다.)로 중국인들은 대부분의 남미 국가에서 비자를 받아야 하고, 비자를 받는 절차도 까다롭고 기간도 오래 걸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할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대한민국 여권은 슈퍼패스다. :)


칠레에서의 출국수속을 마친 뒤에는 볼리비아의 입국 사무소로 향했다. 도착했더니, 볼리비아에서 넘어오는 여행자들을 실은 차들과, 칠레 아따까마에서 볼리비아로 넘어가는 여행자들을 실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다.





금방이라도 허물어질것만 같은 볼리비아의 출입국 사무소. 산티아고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발급받은 볼리비아 비자와 함께 여권을 내밀었다. 한국인을 간만에 보는 것인지 지나치게 반가워 한다. 옆에 서서 날 뚫어져라 쳐다보던 한 남자가 속사포같은 스패니쉬로 정신없이 떠들어 댄다.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더니 영어를 할 줄 아는 다른 남자가 나에게 통역을 해준다. 한국에 대해 궁금했던 것을 몽땅 물어본다. 그러면서 나보고 혼자 왔냐고 물어본다. 그렇다고 했더니, 용기있는 여자라고 칭찬을 해준다. ㅎㅎㅎ 아, 한거 없이 칭찬받으니 괜히 쑥스럽다.






우리가 2박 3일 타게 될 지프차. 지프차는 모양 만으로도 왠지 낭만있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가? 





첫째날의 일정은 Laguna Blanca, Lguna verda, 달리 사막, 그리고 간헐천의 수영. 이 지역은 볼리비아의 국립공원이기에 입장료를 지불해야 했다. 볼리비아 돈으로 150볼. 하지만 난 그 전날 ATM기계의 테러로 인해 현금이 하나도 없었다. 유우니 마을에 도착하면 갚겠다고 약속을 하고 진&준 부부에게 150볼을 빌렸다. 아, 착한 중국인 부부. 그리고 난 이제 글로벌 빚쟁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지프차가 달려 처음 도착한 Laguna blnaca. 믿기지 않는 호수가 눈앞에 펼쳐졌다. 




허름한 건물. 산장으로 쓰이는데 우리가 오늘 숙박할 곳은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여기서 아침을 먹는다고 한다. 유우니 투어에서의 첫 식사. 두근두근.




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쓸데 없이 기대를 했다. 그냥 빵에 버터, 잼, 커피, 꼬까티 정도로 간소한 식사가 제공되었다. 아.. 전날 간헐천투어에서 나온 식사는 정말 잘 나온 것이구나. ㅎㅎ 하긴 고산에서 뭘 바라는 내가 더 이상하다. 식사를 하고 다시 지프차에 올랐다.




운전과 가이드를 겸하고 있었단 우리 여행의 지프차 운전기사 아저씨. 준과 진과 나는 스패내쉬를 전혀 하지 못했고, 까를리나 만이 스패니쉬가 가능했다. 그리하여 까를리나는 아저씨 옆자리에 앉아 통역을 담당했다. 썩 친절한 성격은 아니었던 까를리나였지만 나름 열심히 통역을 해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까를리나 없었으면 우린 어떻게 2박 3일을 여행했을까 ㅎㅎㅎㅎㅎ





믿기지 않는 풍경의 연속. 해발 5000고도를 훌쩍 넘기는 고원에 이런 풍경이 있으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으로 여행 온 기분이 들었다. 




데칼코마니 같은 모습.





호수를 바라보며 일행 중 아무도 입을 열지 못했다. 꿈인지 생시인지 구별도 가지 않는다. 도대체 여긴 어딜까.







운전기사 아저씨와 까를리나.








정말 다른 행성에 저 지프차와 함께 불시착한 기분.




아마도 달리 사막. 통역을 제대로 이해 할 수 없었는데, 달리의 작품의 사막이 이 곳을 닮아서 달리 사막인건지, 달리가 이 사막을 보고 그 작품을 그려서 달리 사막이라고 하는건지, 여튼 둘 중의 하나였다. -_ㅠ 까를리나가 통역해줘도 이 모양.




5000m의 고원에 이렇게 넓은 사막이 존재할 수 있다니. 알면 알 수록 신기하다. 사막은 한참을 달려도 끝이 나지 않았다.



자동차 광고 같은 장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ㅎㅎ




먼지를 흩날리며 달리는 지프차. 그들에게도 우리의 모습은 저런 모습이겠지.



거울같은 호수. 하늘이 그대로 비쳐진다.


그리고 도착한 간헐천. 전날 봤던 풍경이라 별로 신기한 것은 없었다.  간헐천의 규모도 어제 본 것보다 작았다. 운전사 아저씨가 간헐천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혹시 수영을 할꺼냐고 물어본다. 일행중 아무도 원하는 사람이 없었다. ㅎㅎ 그리하여 그대로 통과.






그리고 도착한 숙소.





엄청나게 허술한 산장.  하지만 꽤나 유명한 산장이라고 한다. 이름은 Laguna corolada 산장. 샤워는 할 수 있지만, 따뜻한 물은 돈을 내야 한다고 한다. 쿨하게 이날은 샤워하지 않는 걸로 마음먹었다. 세수를 하는 것만으로도 손과 얼굴이 찢어질것 만큼 차가운 물이었으며, 돈을 내더라도 탈의하고 싶지 않은 추위였다.



화투가 생각나는 침대시트 ㅎㅎ








점심식사를 하기 전 산장 주변을 각자 산책을 했다. 준은 고산증세가 더 심해지고, 차멀미로 산장에 도착하자마자 침대에 앓아 누웠다. 운전사 아저씨가 계속 꼬까차를 먹였지만 나아지지 않는 듯 했다. 그에 비해 까를리나와 나는 너무나도 멀쩡했다.



점심식사는 참치, 토마토, 오이, 파스타, 아보카도를 먹었다. 참치가 나온 것이 정말 웃겼다. ㅎㅎ 아마 참치 통조림을 가지고 온 듯 하였다. 너무 생뚱맞은 참치에 이걸 어떻게 먹으라고 갖고 온거지, 고민하며 까를리나가 먹는 것을 지켜봤다. 파스타위에 토핑을 하더니 비벼서 먹는다. 아하, 나도 따라 먹었다. 맛이 괜찮았다.




점심 식사 후 운전사 아저씨가 알려준 View point로 향했다. 가는 길에 만난 플라멩고들. 렌즈가 좋지 않아 최대한 줌을 한 것이 이 정도.



고산증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거센 바람이 부는 이 곳에서 한발짝 걸을때마다 숨이 차올랐다. 걸을면서 숨을 들이 쉴때마다 심장이 찢어 질것만 같이 힘든 경험을 했다. 진짜 이러다 죽는 거 아냐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산장으로 되돌아 가지 않고 악착같이 걸어 갔다.



맞은 편에 보이는 언덕이 View point. 






언덕을 오르는 길에서 내려다 본 호수. 까를리나의 통역에 의하면 낮에는 저 붉은색 플랑크톤이 가라 앉아 있다가 오후가 되면 물위로 올라온다고 했다.



 

점심때 도착했을때만 해도 투명했던 호수가 이렇게 붉게 물이 들었다. 신기하다.



유우니 사막 투어로 돌아 다니는 곳의 설명. 현재 위치한 곳은 Cerro Laguna Colorada의 고도는 무려 5,450m! 자외선이 강하니깐 선크림을 꼭 챙겨 바르라는 까를리나의 말이 이해가 간다.




언덕 정상에는 왠 허름한 관리소가 있었다. 안에 들어 갔더니 경비로 보이는 아저씨가 방명록 같은 것을 내밀며 인적사항을 적으라고 한다. 날짜와 이름, 국적 및 여권번호를 적고 나 이전에 다녀간 한국인을 찾기 위해 앞장을 뒤적였다. 꽤나 많이 뒤졌는데도 한국인의 흔적은 4월 26일에 기재된 1명의 이름밖에 없었다.





숨이 가빠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바닥에 주저 앉아 멍하니 풍경을 바라다 보았다. 바람이 세차고, 손이 파래질정도로 춥기는 했지만 그 순간을 최대한 누리고 싶었다. 높은 고원,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순간. 난 그때 무슨 생각을 했었을까.





돌아가는 길은 올 때 보다 더 힘들었다. 한발자국 걷고 자리에 앉고 한발자국 걷고 자리에 앉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괜찮냐며 말을 건넸다. 약간 숨이 가빠 그런거니 괜찮다며 보냈다. 진짜 기어가다시피하여 산장으로 돌아왔다. 호흡곤란 증세가 꽤나 오래 지속되어서 그런거였는지 머리도 아파왔다. 준처럼 나도 침대에 누워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밤이 찾아왔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금새 깜깜해져버린다. 우리 말고 3개 팀이 더 왔는데, 다들 젊은 여행자로 구성되어 있어서 지나치게 활발했다. 특히 USA팀! 너무 시끄러웠다. 까를리나도 준도 진도 그리고 나도 불편한 기색이 얼굴에 드러났다. 


저녁을 먹기 전에 테이블에서 일기를 썼다. 일기장에 가계부도 같이 썼기에, 일기장에 테이프로 영수증을 붙이고 있는데 USA 팀에서(얘네는 그 동안 엄청큰 병맥주를 나발로 마시고 있었다. ㅋㅋ 아 정말 대단해.) 어떤 남자애가 오더니 테이프를 가르키며 자기가 좀 쓸 수 있겠냐고 그런다. 남자애가 나에게 찢어진 지폐를 내보인다. ㅋㅋㅋㅋㅋㅋ 너덜너덜한 지폐에 빵터져서 맘껏 쓰라며 테이프를 건네줬다. 그리고 저녁식사 타임. 운전사 아저씨가 먼저 테이블에 초를 켠다.



아 ㅋㅋㅋㅋ 정말 열악하다. 6시 30분쯤에 밥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앓아 누으시느라 점심을 못은 준 아줌마가 배가고프다며 쿠키를 오픈했다. 점심을 많이 먹어서 나는 별로 배고프진 않았는데, 옆에서 자꾸 권해서 하나 집어먹었다. 저녁이 옆테이블보다 늦게 나와서 살짝 빈정상했다...



준 아주머니가 준 선물. 여행하다가 만난 여행자들에게 주려고 중국에서 사왔다고 한다. Nofar도 준도 센스가 있다. ㅎㅎ 열어 보았더니, 노리개 같이 생긴 것으로 벽에 걸어두는 장식. 복을 불러들이는 부적과 같은 것이라고 한다.




저녁은 야채수프와 파스타, 빵과 코카콜라(ㅋㅋㅋ). 파스타는 토마토소스 베이스 스파게티로 맛은 보통이었는데, 야채수프가 정말 맛있었다. 감자에 양파, 당근만 들어간 것 같았는데 진짜 맛있었다. 그릇이 뚫어질 정도로 싹싹 긁어 먹었다. 식사가 끝난 후 다시 시작된 체할 것 같은 어색한 타임. 까를리나는 쉬러 들어가고 나는 계속 앉아서 여행책을 보고 일기를 좀 썼다.


저녁식사 중 정말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우리가 식사를 하던 테이블이 조금 허술한 편이었는데 옆 테이블 팀의 벤치같이 긴 의자 하나가 진짜 반으로 쪼개지며, 앉아 있던 3명이 뒤로 나뒹굴게 되었다. ㅋㅋㅋ 너무 심하게 나 뒹굴어 다쳤을 것 같은 생각에, 웃음을 억지로 참고 있는데, 사고를 당한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그 팀의 다른 팀원들도 노골적으로 웃길래 나도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This is Bolivia!" 라는 어떤 여자의 외침에 또 다 같이 빵 터졌다. 허술한 의자덕에 너무 즐거웠던 시간.


9시 쯤 되자 우리 팀의 사람들은 모두 잠을 잘 준비를 했고, 나도 추위에 오들오들 떨며 잠이 들었다. 사실 너무 추워서 잠은 거의 자지 못했다. 다음번에 오게 된다면 꼭 개인침낭을 가져 오리라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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