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5/07] 34. 유우니 투어 이틀 째, 열차의 무덤.

by 여름햇살 2013. 4. 25.
반응형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남미 여행기가 끝나간다. 20일도 남지 않았네. 그런 이유로 다시 여름 휴가 계획을 세워야겠네? ㅎㅎ




새벽에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어서 잠에서 깼다. 새벽 3시부터 5시까지 시계를 보며 계속 참았다. 너무 추워서 일어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불을 젖히는 순간 그대로 얼어버릴 것만 같은 추위. 밤새 너무 추워서 이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를 낼정도로 덜덜 떨었다. 깜깜한 고원의 새벽. 핸드폰의 손전등 어플을 실행하고 몸을 일으키려는데, 맙소사! 처음느껴보는 심각한 두통에 시야가 흔들리고 핑 돈다. 그대로 주저 앉았다. 


하지만 배설욕은 두통보다 강한 법. 투정 받아 줄 이 하나 없는 그 상황에서 울면서 화장실까지 기어갔다. 볼일을 보고 나오는데, 다시 그대로 바닥에 주저 앉았다. 겨우 화장실 앞에 있는 의자에 걸터 앉아, 고산병의 최고봉을 맛보았다. 이대로 앉아 있자니 너무 어지러워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고, 다시 방으로 가자니 몸은 일으 킬 수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일출을 보았다. 그 와중인데 일출은 또 어찌나 예쁜지. 너무나도 기가막힌 상황에서 해돋이를 감상하고 있는 것이 웃겨서 웃음이 났다.




어제 고산병으로 앓아 눕느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던 준. 혼자 멀리까지 내려가서 구경중이다.



아침식사로 팬케이크와, 햄, 그리고 코카티를 먹고 8시에 다시 출발했다.






둘째 날은 좀 지루했다. 끝없이 고원의 사막을 달리기만 한다. 딱히 볼 거리는 없었지만 자연 그 자체에 경이로움을 느끼게 된다.







신난 준과 진.






그리고 또 다시 달리고~








고도가 높아서인지, 햇볕이 엄청 강하다. 선글라스와 모자는 필수! 보자기 둘러 쓰고  있는 준. 



계속 나타나는 호수들. 그리고 그림 같은 풍경.




















래에서 하얀 자갈로 길이 바꼈다. 





그러고 보니 내 사진이 없네. ㅜㅜ















독수리를 닮아 독수리 바위라고 불린다. 원래 이런 걸 구경하는거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날 하루종일 차만 타서 그랬는지 괜히 신기해보이기 까지 했다. ㅋㅋㅋ





그리고 도착한 산장. 어제 우리가 묶었던 곳보다 좋아보였다. 운전기사 아저씨에게 물어봤더니, 점심식사만 하고 이동한다고 한다. 그리고 나온 음식.





점심식사로는 퀴노아 수프(매번 먹을때마다 느낀거지만, 수프가 제일 맛있었다.), 밥, 감자, 토마토, 달걀과 오이. 매우 건강식이다. ㅎㅎ 특히 감자가 샐러드 형태가 아닌 그냥 찐 통감자 형태로 나올때, 한국의 시골밥상이 생각났다. 까를리나가 퀴노아는 매우 좋은 식품이라고 칭찬을 칭찬을. 나중에 알아보니 진짜 좋은 식품이었다. 둘째날은 좀 친해져서 수다도 떨며 식사를 했다. 


식사를 끝내고 다시 차에 올라 열차의 무덤이라는 곳에 갔다. 폐열차들을 모아 놓은 곳. 꽤나 운치 있다.





방문객들이 해 놓은 낙서들.









멀리서 볼때는 규모가 작아 보였는데, 막상 돌아다니며 구경을 하려고 보니 은근 넓다. 고산증세 때문에 숨이 가빠 돌아다니기 어려웠다. 햇살이 어찌나 쨍한지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그리고 유우니로 가는 도중에 들른 마을. 장시간 운전을 해서인지, 운전기사아저씨가 조금 쉬어가야 겠다고 한다. 30분 정도의 휴식시간을 가졌다. 마을이라서 사람들이 좀 있었는데, 준과 진이 노점에서 아이스크림을 사서 기사아저씨와 까를리나, 그리고 나에게 나누어준다. 마음씨 좋은 부부! 장시간 차를 타기에 화장실이 가고 싶어질까봐 최대한 물을 안 먹고 있었는데,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입에 들어가자 갈증이 한방에 날아가버린다.


그리고 마을 유우니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돈을 인출하여 준부부에게 꿔갔던 150볼을 갚았다. 다음날 수끄레로 가는 버스를 예약하려고 했는데, 가는 버스 회사마다 수끄레로 가는 버스가 없다고 그런다. 밖에 수끄레라고 적혀 있잖아 라고 우겨보아도 빠른 스패니쉬로 떠들어 대는데 알아 들을 수가 없다. 까를리나에게 물어보기로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물을 사서 무한 흡입. 그리고 길가에 오렌지를 짜 쥬스를 만들어 주는 노점상을 발견하여, 하나 사서 마셨는데! 완전 꿀맛, 거기에 가격은 오직 4볼. 준 부부가 방을 같이 사용하고, 나와 까를리나가 한 방을 사용했다. 까를리나는 마을 구경을 나섰고, 난 일단 샤워부터 했다.  7시가 저녁 식사시간이었는데, 그때까지 쫄쫄 굶느라 죽을뻔했다. ㅎㅎ





저녁엔 수프, 밥, 감자튀김, 치킨, 그리고 빠지지 않는 토마토와 오이. 건조한 날씨라 그런지 수분 공급에 좋은 토마토와 오이가 꼬박 나오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냥 그게 제일 싸서 그런가? ㅎㅎㅎㅎㅎ 맛은 그냥 그랬다. 저녁 식사도 그렇고 호텔 시설도 그렇고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래도 어제 묵었던 산장에 비하면 별 일곱개짜리 호텔 수준이다.


그리고 방으로 올라와서 다음날의 일정을 짰다. 까를리나에게 Sucre로 가는 버스가 없었다고 하니깐, 아마도 수끄레로 바로 가는 버스는 없고, Potosi로 갔다가 갈아 타야 할 것이라고 대답해준다. 그러면서 뽀또시가 참 예쁜 곳이니 꼭 들러보라고 이야길 한다. 그런거였군! 그러면서 까를리나가 라빠스와 리마, 뽀또시, 수끄레에 각각 맛있었던 음식점들을 추천해준다. 


준과진이 있을때는 말도 많지 않고 조금 퉁명스러웠었는데, 나와 단둘이 있으니 엄청 수다스럽다. 순간 레즈비언이 아닐까... 라는 의심을 3초 했지만 그렇다 한들 뭐가 달라지겠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ㅎㅎ 내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했기에 일찍 잠에 들었다. 어제 산장에서 거의 잠을 자지 못했는지 낯선 잠자리에서도 잠이 잘 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