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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5/09] 36. 볼리비아의 수도, 라빠스에 도착하다.

by 여름햇살 2013.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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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성찰의 시간을 갖는 중. 내 삶을 다시 돌아봐야 할 때인 것 같다. ㅜ_ㅜ 무절제하게 살아온 나를 질책중.




새벽에 라빠스 버스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처음으로 여행자들로 가득 찬 버스를 탔던 날이었다. 그래서 짐을 찾는데만 거의 2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짐을 찾기 전에, 유우니의 식당에서 만난 남자에게 호스텔을 같이 가자고 말하려고 했는데 인파에 휩쓸려서 그를 놓쳐 버렸다. 호스텔에 어떻게 가야 할까, 고민하며 론리 플래닛을 들여다 보는데, 그 남자가 말해준 호스텔이 나와 있다.(참고로 내가 묶은 곳은 http://wildroverhostels.com 로 꽤나 분위기 좋은 호스텔이었다.) 대충 택시기사에게 여길 가 달라고 말하면 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터미널 벤치에 짐을 올려두고 스트레칭을 하면서 사람들이 한산해지기를 기다렸다. 



불빛들. 3600m의 고도에 위치한 볼리비아의 수도. 그나마 낮은 곳은 부유한 사람들이 차지하고 저렇게 산 위에 위치한 곳은 모두 빈민가라고 한다. 슬픈 광경이지만 꽤나 아름답고 신기한 광경이었다. 그렇게 멍떄리며 있는데 익숙한 얼굴이 다가온다. 내 옆자리에 앉았던 볼리비아 남자이다. 영어는 거의 되지 않는데 자꾸 뭐라고 말을 건다. 대충 숙소가 어디냐는 것 같길래 책의 주소를 보여주었더니 자기가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올레! 이런 횡재가. 그리고 자기는 아침을 먹을껀데, 마침 우리 벤치 앞에 위치한 간이 음식점에서 뭘 좀 먹으라고 그런다. 괜찮다고 괜찮다고 사양을 해도 기어이 뭘 먹일 셈이다. 그래서 가볍게 차 한잔을 부탁했다. 본인이 먹을 커피와 패스츄리 같은 것, 그리고 꼬까티로 추정 되는(유우니 투어에서 먹었던 것과 똑같은 향이 나서 그럴거라고 추측을..) 차를 가지고 와서 건넨다. 감사해하며 따뜻한 차로 몸을 녹였다.


서로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꽤나 많은 정보를 알아 낼 수 있었는데, 유우니에는 업무 상으로 출장을 갔다 온 것이었다. 엔지니어에, 현재 라빠스의 핸드폰 관련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나의 호스텔로 향했다. 택시비를 내려고 했더니 본인이 내 주겠따고 한다. 그러면서 1시에 자기가 호스텔 앞으로 올테니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한다. 딱히 이 날의 일정이 없었고, 말은 잘 통하지 않지만 라빠스를 잘 아는 사람과 구경을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알겠다고 했다. 1시라고 재차 확인을 한다. 웃으면서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마지막이 될줄이야...... 


카운터에 가서 이야기를 했더니, 내 이름으로 예약이 된 것이 없다고 한다. 당연하지! 상황 설명을 하며, 여기에 예약한 어떤 남자가 내 것 까지 예약을 해주었다고 말을 했더니 그 남자의 이름을 물어본다. 아뿔싸.. 전혀 모르겠다. 이제 어쩌나 싶어서 그럼 그냥 남는 방이 있냐고 물었더니, 있기는 한데 16인실이라고 한다. 헉........... 장난아닌데. 하지만 그 많은 짐을 들고 다시 움직일 엄두도 나질 않고, 1시에 약속이 있어서 알겠노라며 방을 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체크인이 2시부터니깐 그때 다시 오라고 한다. 아, 호스텔에 도착한 시간이 8시인데 2시에 체크인을 하라고?? 꼭! 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려야 되는 날이 있다. 더 빨리는 안되냐고 물었더니, 그럼 청소가 끝나는 대로 체크인을 해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일단은 기다리라고 한다. 어디에 있을 수 있냐고 물었더니, 바에서 아침을 먹어도 되고 곳곳에 앉아 있을 곳이 많다고 한다. 알겠다며, 짐을 맡겨두고 2층에 있는 바로 올라 갔다.




아침으로는 빵과 버터 잼, 우유, 커피, 티 정도로 간소했다. 그 외에 추가적으로 주문할 수 있는 메뉴가 굉장히 많이 있었지만, 딱히 땡기는 것이 없어서 그냥 커피와 빵 하나로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니엘을 만났다. 혼자 밥을 먹고 아이폰으로 엄청 느린 와이파이를 잡아 인터넷을 하고, 셀카도 찍고, 중계해주는 축구를 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는데, 어떤 외국인 남자가 내 앞에 앉더니 말을 건다. 


심심하던 차에 잘됐다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말을 했다. 그랬더니 자기가 일본에서 영어선생님으로 꽤 오래 있어서 한국와 일본의 성향을 조금 아는데, 한국 여자애 치고 정말 독특하다고 한다. 뭐가 그렇게 독특하냐고 했더니 한국 여자애들은 절대 혼자 배낭여행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빵터졌다. 왜 그런것 같냐고 물어보니, 진정한 여행을 할 줄 모르는 것 같다고 말을 한다. 혼자하는 여행이 진짜 배낭여행인데 그네들은 사진만 찍다가 사라진다고 말을 한다. 그말에 또 빵 터져버렸다. 그건 편견이라고, 동양인 여자는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쉽기 때문에 둘이 다니는 거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러자 그럼 너도 위험한데 왜 혼자 다니냐고 되 묻는다. 그건 그냥.. 혼자가 여행하는게 보고 느끼는 것도 많으니깐 이라고 얼버무리니, 그것봐 넌 독특해 라고 말을 한다. 아놔 빼도 박도 못하네. 그래 나 별종이다! 


다니엘은 루레나바께로 여행하려했으나, 현재 모든 교통수단이 파업이라 갈 수 없다고 한다. 버스만인줄 알았는데, 비행기도 파업인가 보다. 그러면서 오늘 뭐할꺼냐고 물어보길래 그냥 시내 구경을 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하니깐, 자기도 같이 가자고 한다. 2시에 체크인을 하고 다시 바에서 만나기로 했다. 알겠다고 말하니 그는 볼일이 있다며 어딘가로 사라졌다.


좀 더 멍떄리며 체크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유우니의 식당에서 만났던 남자를 만났다. 여기에 왔냐며 왜 버스터미널에서 못봤을까, 봤으면 같이 택시를 타고 왔을텐데 하며 친한척을 한다. 난 널 봤는데 니가 빛의 속도로 사라졌어.... 라고 말을 할까 하다 참았다. 그리고 너 내 숙박 예약 제대로 한거 맞냐고 따지려다..... 참았다. 참을 인 두번이면 볼리비아 라빠스에서 친구를 얻으리니 ㅎㅎㅎ



체크인을 기다리며 찍은 셀카. 방한의 목적으로 유우니에서 산 모자를 쓰고 24시간 넘게 씻지 못한 몰골, 봐줄 수가 없다. 도저히 못 참겠어서 1시쯤에 내려갔더니 내 방 청소가 다 끝나 간다고 한다. 방 번호를 알려주며, 가보라고 한다. 숙소는 엄청 큰 편이며, 방또한 굉장히 많았다. 



나의 방 앞. 한참 청소 중이었다. 내 침실로 배정된 곳은 다행히 1층이었다. 막 뽀송뽀송한 침대시트가 깔렸다. 그 위로 몸을 던졌더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16인실이라 좁아 터진 곳을 예상했는데 엄청 넓다. 축구를 해도 되겠어 아주. 인기가 있는 곳인지 모든 침대에 주인이 있다. 



나의 객식 바로 앞은 이렇게 테라스가 있다. 욕실이 딸린 객식이 아니라서 샤워실을 찾으러 좀 돌아 다녔는데 샤워실도 엄청나게 많다. 처음 보는 형식의 호스텔에 약간 낯설지만 분위기가 꽤 맘에 들었다. 샤워를 완료하고 사람몰골을 하고 중앙에 있는 테라스에 앉아 핸드폰을 충전하고, 여행책에서 라빠스 시내명소를 훑어보며 다니엘을 기다렸다. 그리고, 다음 날 가게 될 Tinakawa 투어도 호스텔에서 신청을 했다. 호스텔 안에 여행 agency가 있었기 때문에 쉽게 예약할 수 있었다.




잠시 앉아 기다리는데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보았다. 내가 예상한 것보다 더 규모가 큰 듯 했다. 그리고 하나같이 젊고 캐쥬얼한 복장의 여행객들. 



그나마 사람 몰골로 변한 뒤에 다시 셀카. 이러고 있는데 다니엘이 나타났다. 빤히 쳐다봤더니 내 이름을 어색하게 부른다. 왜? 라는 눈빛으로 쳐다봤더니 못알아봤단다. 혹시나 해서 이름을 불러봤단다. ...... 뭐라 할말이 없어서 멋쩍게 웃었다.


그리고 다니엘로 부터 들은 말. 지금 한창 밖이 strike로 위험하다고 한다. 사실 나도 다니엘을 기다리면서 폭죽 혹은 총격 소리 같은 것을 들어 깜짝 놀라서 입구로 달려갔던 적이 있었다. 밖은 사람들이 엄청 많았고, 흰 연기도 뭉게뭉게 피어올랐다. 뭔가 했더니 strike였군. 그러면서 잠잠해질때까지 안에서 놀다가 나가자고 한다. 알겠다고 바에 올라갔더니, 다니엘이 안면을 튼 몇몇 아이들과 애미애비도 못알아 본다는 그 유명한 낮술을 ㅋㅋㅋㅋㅋ 여기 시스템은 참 좋은 것이, 내 이름과 방번호가 적힌 팔찌를 체크인시에 채워주는데, 이것으로 각종 서비스(음식, 세탁)를 요청하고 체크아웃시에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다니엘에게 배운 대로 나의 팔찌를 보여주고 진토닉을 주문했다. 


간만에 수다 상대가 생겨서 정말 미칠듯한 수다를 떨었다. 게다가 친해지게 된 친구들이 모두 영어권(다니엘은 캘리포니아, 카라는 캐나다, 린다와 준은 아일랜드에서 각각 왔었다.)이라서 나의 저질 발음과 빈곤한 어휘실력을 메꾸어 주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볼리비아에서 마사지가 굉장히 싸다며, 카라와 나 다니엘은 마사지를 받으러 4시쯤에 시내로 나갔다.


그런데, 마사지사가 1명뿐이라서(ㅋㅋㅋㅋㅋㅋㅋㅋ) 카라가 먼저 받기로 하고, 다니엘과 나는 시장 구경을 했다. 알고 봤더니 다니엘은 라빠스를 구경하고 우유니로 갔다가 루레나바꼐로 가기 위해 다시 라빠스로 돌아 온 것이라, 지리를 잘 알고 있었다. 





시장 구경. 아니 축구 유니폼에 어떻게 삼성을 넣을 생각을 했지? ㅋㅋㅋㅋㅋㅋ



마네킨 목졸려 죽겠다며 다니엘과 깔깔 거리며 찍었던 사진.



말린 과일과 뻥튀기. 익숙한 풍경에 반가워서 사진기를 들었다.



허기져서 길에서 파는 햄버거를 하나씩 사 먹었다. 그리고 마사지사가 계속 1명이라서 또 누구 하나는 기다려야 했기에 그냥 거리 구경을 하고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산을 빼곡하게 덮은 주택들. 보기만 해도 숨이 가빠온다. ㅎㅎ




메인도로에서 보이는 LG의 광고판.







시크한 카라의 뒷 모습 도찰 ㅋㅋㅋㅋ 뉴욕에서 일을 했다는 그녀는 지금 실직 상태라고 했다. 자기는 뉴욕이 너무 좋아서, 캐나다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뉴욕에서 일을 구하지 못하면 다시 돌아가야 될 것 같아 슬프다고 말을 했다. 금융권에서 일을 했다고 하는데 그렇게 전문적인 일을 했을 것 같지는 않고... 정체를 모르겠다. ㅎㅎㅎㅎ 정체에 대해 더 의심을 하게 된 것은, 그녀가 살 것이 있다고 약국에 들어 갔던 적이 있었다. 밖에서 다니엘에게 뭘 사냐고 물었더니 바륨을 산다고 한다. 바륨? 이라고 되 물었더니, 라빠스에서는 코카인을 꽤나 쉽게 구할 수 있는데, 그녀가 코카인을 하기 때문에 바륨을 찾는다고 말을 해 주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날은 숙소에서 바베큐 파티가 있는 날. 30볼을 내면(물론 팔찌로 체크 하므로, 돈을 직접 내는 것은 아니고 명단에 이름을 기재했다.) 바베큐와 파스타와 샐러드를 즐길 수 있었다. 다니엘과 카라가 자기네도 오늘 호스텔에서 먹을 거니 나보고도 꼭 신청하라고 한다. 알겠노라 신청을 하고 저녁 시간이 될 떄까지 객실에서 쉬었다.




흥겨운(?) 바베큐 파티. 여행자들이 하나둘씩 몰려든다.



그리고 받은 나의 디쉬. 파스타와 샐러드는 평범했는데 바베큐가 진짜 진짜 진짜 맛있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맥주. 두시부터 술먹고 끝까지 술. ㅋㅋㅋ 이날 다니엘과 이스라엘에서 온 남자애와 함께 셋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정말 많은 술을 마셨다. ㅋㅋㅋㅋ 다음날 일찍 Tinakawa 투어에 가야했는데, 분위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일찍 일어 나야 된다는 걱정은 미루어 두고, 여행자들과 즐거운 파티를 즐겼다. 그리고 배운 그들의 술 게임. ㅋㅋㅋ  영화나 미드 같은 데서 보던 그 룰 없는 (ㅋㅋㅋㅋㅋ) 게임의 정체를 드디어 알게 되었다. ㅋㅋㅋㅋㅋ그것만으로도 꾀나 유익한(?) 파티였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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