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5/13] 39. 석양이 아름다웠던 띠띠까까(Titicaca)의 꼬빠까바나(Copacabana)

by 여름햇살 2013. 5. 11.
반응형






요즘 시간이 고속 엔진을 달았다. 하루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




라빠스에서의 마지막 날. 이날 아침은 매우 분주(?)했다. 먼저, vertigo에서 데스로드 투어를 참가하면, 기념으로 티셔츠와 촬영한 사진을 CD에 담아 준다. 다니엘은 이 날 칠레의 산티아고로, 나는 꼬빠까바나로 가는 날이었기에 아침에 vertigo사무실에 들러 티셔츠와 사진을 받기로 전날 말이 되어 있었다. 그리하여 아침에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그들과 약속된 11시에 사무실에 갔는데... 12시까지 문을 열지 않았다. 우리 말고 스위스커플도 함께 기다렸는데, 넷 모두 오늘 라빠스를 떠나는 날이었기에 문열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분노에 휩싸인 다니엘은 옆가게에서 종이와 펜을 빌려서 구구절절한 항의의 편지를 쓰고 사무실 밑으로 밀어 넣었다. 내용은 대충 너네들이 약속한 시간과 장소에 왔더니, 너희들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너희들은 우리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게 했을뿐만 아니라, 이젠 우리의 추억이 담긴 사진을 받을 방법조차 없다. 그러며 자신의 이메일로 연락을 달라고 메일을 남겨 놓았다. 그러면서 나보고도 남기라고 한다. 


그리고 다니엘은 체크아웃을 위해 돈을 인출하기 위해 은행을 가야했기에, 돌아갈때는 도보로 돌아다니다가 호스텔로 돌아왔다. 체크아웃을 하고 짐을 싸고 부산했던 그날의 오전. 12시 딱 맞춰서 체크아웃을 하고 호스텔 앞에 항상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에 각자의 짐을 실었다. 그리고 작별의 시간. 다니엘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우리가 첫날 사랑에 빠지고, 둘째날 약혼을 하고, 셋째날 결혼을 하고, 넷째날 허니문을 떠났던 거라면 오늘은 이혼하는 날이네? 나의 말에 다니엘이 살짝 웃더니 그런 말은 하지 말라고 한다. 그러면서 꼭 나를 보러 한국으로 여행올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나보고도 자기를 보러 샌프란시스코로 오라고 한다. 하지만 둘 다 안다. 다니엘도 한국으로 오지 않을 것이며, 나도 샌프란시스코로 그를 보러 갈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알겠노라 약속을 했다. 굿바이 다니엘.


택시를 타고 라빠스의 버스 터미널로  향했다. 이리저리 물어본 끝에, 터미널 안쪽에 꼬빠까바나 행 버스표를 판매하는 창구가 몰려 있단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그 날 일정이 없어서 급할 것은 없었는데도, 왠지 서두르고 싶어서 뛰어서 버스표를 사러 갔더니, 10분 뒤에 출발하는 버스가 있다고 한다. 그 다음 것을 물었더니, 3시간 뒤에나 있다고 한다. 바로 구매했다. 가격은 40볼. 꼬빠까바나로 가는 버스회사가 여러개 있었는데 비교해보지 않아서 바가지를 쓴건지 시세(?)대로 지불한 건지는 잘 모르겠다.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살떼냐를 파는 판매처가 있길래, 살떼냐를 하나 사서 버스에 탑승...하려고 보니 버스터미널 이용료를 내야 된다고 한다. 어휴, 달라는 것도  많지 ㅋㅋㅋ 그래도 다행히 저렴하게 2볼. 라빠스에서 꼬빠까바나로 가는 버스는 우리나라의 일반고속버스 수준에, 좀 낡은 편이었다. 매우 독특한 것이, 꼬빠까바나를 가기 위해서는 물을 건너야 하는데, 다리가 없어서 버스를 배에 태운다. 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어메이징한 볼리비아. 이왕 버스를 배에 싣는 김에 승객을 태운 버스를 옮기면 좋으련만, 번거롭게 승객은 내려서 모터배를 타고 가야 한다.



버스에 내렸더니 장사꾼들이 여행자들에게 달려들어 사진을 찍게 해줄테니 돈을 달라고 호객행위를 벌인다.





승객을 기다리고 있는 모터배들.



다들 이렇게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서 배에 탑승했다. 가다가 설것만 같은 낡은 배였다.



부두에 배가 도착하고, 배에서 내렸다. 버스를 바라보니 아직도 물위에서 동동 떠서 오는 중인데, 오늘 내로 도착 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속력이었다.



부두를 돌아다니다보니 우리나라의 뻥튀기와 똑같아 보이는 것을 발견했다. 바로 하나 구입하여 먹어봤더니 맛은 살짝 달랐는데 그래도 고향의 맛(?)을 추억하며 맛있게 냠냠.




한참을 기다려서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그리고 꼬바까바나에 드디어 도착했다. 3~4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거의 저녁이 다되어 도착했다. 어두워지기전에 숙소를 찾고 싶어서 여행착에 있는 호텔을 한 군데 갔는데 시설이 심각한 수준이었다. 어쩌지 하며 다른 곳을 돌아다니다가, 호객행위를 하는 어떤 남자의 추천으로 어떤 호스텔에 들어가서 방을 보았는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묶기로 결정했다. 시설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그래도 따뜻한 물은 잘 나오는 편이었다.



짐을 팽겨치고 바로 물가로 나왔다. 해가 지기 직전의 풍경, 너무 예뻤다.



저녁은 해변가 근처의 이런 음식점에서 먹기로 결정했다. 마을의 메인 도로에 있는 음식점보다 왠지 여기가 더 운치있어 보였다. 조금 구경을 하다가 다음날 태양의 섬 투어를 예약했다. 투어라고 해봤자 왕복 배삯이 다이다. 내일 아침 7시 30분까지 항구로 나오라고  한다.















아름다운 띠띠까까호수의 석양. 색이 너무 아름답다.



어딜 들어 갈까 하다가, 주인이 가장 착해 보이는 곳으로 골랐다. 역시나 내가 말을 거니깐 너무나 수줍어 하면서 주문을 받는다. 나 외에 테이블에 앉은 사람이 없다. 나의 저녁만을 위한 음식점이구만. ㅎㅎ 주문은 뜨루챠(Trucha)와 맥주. 뜨루챠는 송어로 띠띠까까호수에서 가장 많이 잡히는 물고기라고 한다. 




볼리비아의 맥주. 목이 말라서인지 매우 맛있게 마셨다.



그리고 뜨루챠. 뜨루챠는 요리법이 여러가지였는데 이 것은 기름에 튀긴 것으로 주문했던 것 같다. 진짜 깜짝 놀랄만큼 맛있었다. (이 맛을 잊지 못해서 다음날 메인도로의 음식점에서 저녁으로 뜨루챠를 주문하여 먹었는데 그 맛이 아니었다. ㅠㅠ)





너무나 아름다웠던 일몰. 남미 여행중 손에 꼽을 일몰이었다. 그날의 쌀쌀한 그 날씨와 아름다운 풍경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식사 후 산책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짐을 정리 하며 조금 쉬다가 간 Bar Nemo. 다니엘이 강력추천했던 곳으로, 밴드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분위기도 좋은 바였다. 훈남(?) 네 명이 흥겨운 연주를 들려준다. 롱티를 하나 시켰었는데, 우리나라의 칵테일과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독한 레시피였다. 정말 깜짝 놀란 도수. ㅎㅎ 그래도 칵테일의 맛은 좋았고, 음악도 너무 흥겹고 좋았다. 다니엘에게 배운대로 박자를 세어가며 들으니 연주도 더 재미있었다. 꼬빠까바나의 비틀즈라며 ㅎㅎㅎㅎ


연주가 끝나고, 그들에게 팁을 건네고 숙소로 돌아왔다. 매일 파티가 열리는 호스텔에 있다가 적막한 꼬빠까바나의 호스텔에 있으려니 약간 적응이 안되긴 했지만, 그래도 간만에 혼자 방을 쓰며 적적한 시간을 갖는 것도 좋았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