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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에 보고 감명깊어 블로그에 써야지 하고 포스터만 올려 놓고 예약 걸어 두었는데, 나의 게으름으로 이게 그 예약일이 당도하여(업로드 당시에는 10월 31일 전에는 내가 쓸 줄 알았다), 포스터만 덩그러니 올라가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왕 이렇게 된 것 있어보이게 내 시덥잖은 감상으로 덩케르크를 망칠 수 없지, 아무말도 하지 않겠어, 대신에 이 영화에 대한 찬사의 의미로 포스터만 올려보지, 라는 쿨함에 그런 것이라 우겨보려 했지만, 블로그 초창기부터 풍겨대던 찌질함을 아직까지 숨기지 못하고 있기에 포기했다.
인생을 살다 보면 고통만 연속인 나날들이 있다. 덩케르크를 보던 시기가 그랬다. 업무 관련하여 나는 나의 완벽하지 못함을 탓하며 스스로 자존감을 갉아먹고 있는 중이었다. 그리고 그 늪에서 영원히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이 느끼고 있었다.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해야할 일이 쌓여 있던 그 날 나는 칼퇴근을 하고 바로 영화관에 달려가 이 영화를 봤다. 어떤 영화인지 전혀 알지 못한 채, 크리스토퍼 놀란의 이름만 믿고 보았다.
그리고 감독은 나를 위로했다. 어려운 삶, 그리고 그것보다 더 어려운 그 삶을 지키는 투쟁, 그리고 나는 잘못하지 않았다는 다독임. 꾸역꾸역 참다가 기어이 나는 마지막 장면에서 찌질대며 눈물을 흘렸다. 그렇게 말해줘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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