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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를 활활 불태우며 들은 팟캐스트 지대넓얕. 몇년 전부터 주변 사람들이 추천해줬던 것인데, 나는 괜힌 반발심에 이 팟캐스트를 듣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올해 초에 엉덩이를 다치고, 싸돌아 다니지 못하게 되어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누워만 있게 되면서 엔터테인먼트를 위하여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왜 이제서야 이걸 듣게 되었지? 라는 생각과 함께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지대넓얕을 들으며 1화부터 모두 다 들었다. (심지어 3번 들은 컨텐츠도 있다)
그러고 나자 이 팟캐스트를 만든 채사장이란 사람이 궁금했다. 그래서 그가 낸 책 중 지금의 그가 되기까지를 보여주는 그의 성장기인 열한 계단을 가장 먼저 읽게 되었다. 완소남 채사장!
지대넓얕을 너무 열심히 들어서인지 사실 열한 계단에 나오는 내용 그 자체에는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서론에 나온 그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로웠다. 채사장이란 잡학다식한 캐릭터만 보면, 그는 어렸을때부터 각종 지식을 탐했을 것 같다. 왠지 비상한 머리도 가졌을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어릴적 삶은 내 예상과 너무 달랐다. 그는 공부를 잘 하지 못했고 흥미도 없었다. 지식에 대한 갈구도, 삶에 대한 의지도 전혀 없는 모습이었다. 그런 그가 단 한 권의 소설책을 통해서 삶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고, 그 삶에 대한 고찰로 자신의 수준을 끌어 올렸다. 그의 표현에 따라 차근차근 계단을 올라가며 성장해 나가는 그 과정이 책의 내용보다 더 놀라웠다.
그의 책은 다시 한 번 나의 편견(?)을 강화시켰다. 처음부터 먼치킨 캐릭터가 툭튀어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평범하고, 자기가 노력한 만큼 교양이나 지식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갖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 교양도 없고 지식이 없는 사람은 그런 것을 추구하지 않고 관심 없는 삶을 살아 온 것이다. 30대에 접어든 사람은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 20대에 이룬 것이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30대에는? 돈을 많이 벌거나 사회적 지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만의 반짝이는 그 무언가를 아직도 찾지 못했다면 그야말로 죽어버린 영혼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다. 고로, 나도 반짝이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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