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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오늘도 맑음

돌아보는 2017과 나의 2018

by 여름햇살 2018.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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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날인 오늘은 부모님과 함께 동네 뒷 산으로 해돋이를 보러 갔다. 야간 산행은 처음 해보았기에 플래시 불빛에 의지하여 어두컴컴한 산을 오르는 것이 무섭게 느껴졌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든든한 두 존재와 함께였기에 즐거웠다. 산 정상에서 해가 떠 오르는 것을 보고 싶었는데 산 정상을 향해 능선을 따라 걷는 도중에 해가 떠 올랐다. 그럼에도 2016년 울진 바닷가에서 보았던 것보다 더 좋았는데, 그 것은 바다와 달리 산은 안개가 없는 상태의 선명하게 동그란 태양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16년에는 떠 오르는 해를 보면서 옆에서 부추기는 엄마로 인해 가족의 안녕과 소박한 소원을 빌었었다. 그런데 올 해에는 태양을 보면서 아무 생각도 떠 오르지 않았다. 태양을 보면서 작은 내 존재를 다시 한 번 인식했을 뿐이고, 그와 함께 그 순간에 감사함을 느꼈을 뿐이다. 


2017년을 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마저도 아련한 추억이다. 그 일들이 나에게 좋고 나쁘고의 가치 판단을 떠나서 그것들이 나를 구성하게 되었었고 그로부터 나는 벗어날 수는 없다. 하지만 나는 그 것을 알지 못했고 그렇기에 괴로웠다. 내 삶의 방황의 정점을 찍은 한 해였다. 그럼에도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았고,  그 방법이란 것은 현재 상황에 대한 변명과 부인이 아닌 온전한 받아들임과 객관적 고찰이라는 간단한 깨달음을 얻었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나에게 2017년은 눈부시게 값진 한 해라 여긴다.


나는 매년 거창한 계획을 세운다. 절대 내가 달성할 수 없는 목표들로 to do list 를 가득채우고 일년 내내 나를 채찍질했다. 잘 하고 있을때는 만족을 느끼지만 잘 해내지 못 할때에는 그런 내 자신의 모습을 보며 초조함을 느낀다. 그와 함께 현재를 즐겁게 보내지 못하는 연속의 나날로 내 인생을 채웠다. 그래서 올 해에는 딱내가 하고 싶은 것들로만 내 인생을 채우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니 책 읽는 시간들로 내 인생을 구성할 것이다. 외국어를 배우는 것을 좋아하니 외국어를 배우는 시간들로 내 인생을 구성할 것이다. 등산에 재미가 붙어서 등산을 좀 더 많이 하고 싶다. 소박하게 블로그에 계속 글을 쓸 것이며,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명상으로 내 삶을 채울 것이다. 이루어야 할 목표들이 아니라 이제는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결정하고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다만 존재할뿐이고, 그 순간을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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