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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5/20] 46. 마추피추, 그리고 와이나피추에 오르기

by 여름햇살 2014.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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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의 게으름을 반성, 몇개월간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구나. -_ㅠ 한번 날려 먹은 이후로 의욕을 상실하여 거의 올리지 않았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마을에서 마추피추의 입구로 향하는 셔틀버스를 타러 나왔다. 거리대비 버스티켓 가격이 비싼 편이라서, 플래시를 들고 직접 입구까지 등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줄을 서서 이래저래 물어보니, 그런 사람들은 새벽 4시 전에 출발했다고 한다. 대단한 의지력이다.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길을 살펴보니 엄청난 오르막길이다. 날이 어둡거나 춥지 않더라도 나는 걸어서 갈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리고 입구에 도착. 셔틀버스 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차를 몰고 올라온 사람들도 꽤 많아 주차장이 차로 가득했다. 내려가는 버스의 시간때문에, 오래 구경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개인용 차가 더 적합할 것 같다.




웅장한 마추피추의 산들이 첩첩이 펼쳐져 있다. 아직 해가 뜨기 전으로, 마추피추 전체가 묘한 신비스러운 분위기가 띄었다. 잉카인들은 어떻게 이런 곳에 그들의 도시를 짓고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던 걸까. 마추피추를 건설한 돌을 보면 그들의 기술에 대해 끝없는 감탄이 흘러나온다. 어쩌면 그들은 정말 외계인은 아니었을까? 마추피추에 오자마자 나의 상상력이 무한히 뻗어나간다. 





잃어버린 공중 도시 마추피추에 방문했다는 사실이 눈 앞에 펼쳐진 마추피추의 광경보다 나를 더 설레이게 했다. 영어가 능숙한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이리저리 마추피추 곳곳을 구경했다. 구경을 하면 할 수록 놀라운 잉카문명, 그리고 마추피추.








아무리 보고, 아무리 돌아다녀봐도 나온은 것은 감탄뿐이다. 거대한 하나의 문명을 볼 수 있는 도시로부터 많은 감정이 교차되었다. 그간 여행에서의 느꼈던 것과 다른 감회에 젖었다. 






귀여운 라마들. ㅎㅎ 개인적으로 알파카보다 라마가 더 귀여운 것 같다.




봐도봐도 놀라운 마추피추. 어떤 말도 나오지 않는 광경.










태양의 도시를 비추려, 서서히 떠오르는 해.









높은 고지에 있어서 그러인지, 해가 뜨고 나서는 말도 안되게 더워지기 시작했다. 고산지대에 있는 마추피추를 힘겹게 돌아다녀서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 선글라스와 선크림은 필수였다. 일행들이 하나둘씩 선글라스를 꺼내고 모자를 쓰고, 그리고 두꺼운 겉옷을 벗었다.














말도안되는 크기의 바위들. 수천미터 떨어진 바위산에서 바위들을 잘라와 운반해 왔다고 한다. 어떻게 가져왔는지는 아직도 미스테리라고 한다. 달로 위성을 쏘고, 바다 밑으로 자동차를 달리게 하는 현대 문명에 살고 있지만, 잉카 문명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관광객만 없다면, 매우 평화로워 보이는 마추피추. 잉카인들은 매일 이렇게 평화로운 나날들을 보냈겠지?







마추피추의 개략적인 관광을 마치고 와이나피추에 올랐다. 와이나피추는 예약을 해야 방문할 수 있는, 마추피추 옆에 있는 높은 산으로, 마추피추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하루에 입장 관광객을 제한하고 있으며, 하루에 두번 정해진 시간에 입장 할 수 있다.






요것이 바로 와이나피추. 수직에 가까워 보이는 와이나피추. 처음 본 든 생각은, 저질체력인 내가 과연 이 곳을 오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나는 올랐다. 살면서 내가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 중 하나이다. 진짜 발 한벌 잘못 디디면 즉사하는 천길 낭떠러지를 걷고 오르고, 줄에 매달려 암벽을 타서 오른 와이나피추의 정상. 나도 나지만, 60은 넘어 보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나와 함께 정상에 서 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오르는 길에 한국인 부부를 만났다. 남편이 남미여행을 너무 해보고 싶어해서, 결혼 후에 둘다 직장을 그만두고 9개월째 남미를 여행중이라는 신혼부부. 멋있어 보였다. 나도 저렇게 멋있게 살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가파른 정상. 2층에서 바닥을 내려봐도 무서워 하는 내가 와이나피추에 올랐다.




그리고 와니아 피추에서 내려다보는 마추피추. 그렇게 넓은 마추피추가 한 손에 들어올 정도로 작아 보인다. 다시 한 번 와이나피추의 고도를 실감하게 된다. 아직도 내가 그 곳을 어떻게 올라갔는지는 정말 미스테리다. 마추피추의 힘이라곤가 할까 ^^



그리고 다시 내려와서 시작한 마추피추 구경.






































그리고 이곳은 마추피추를 사이에 두고 와이나피추 맞은 편에 있는 곳인데 그 명칭이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와이나피추에 한 번 오르고는 무한한 자신감에 길도 모른 채 신나서 빨빨거리며 돌아다녔다. ㅎㅎ






마추피추의 마지막 모습. 그리고 식사를 하고 다시 꾸스꼬로 향했다. 다행히 돌아갈때는 기차역에서 마을까지 걸어 갔던 그 구간을 페루레일을 타고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벤으로 갈아타고 꾸스꼬로 향하는데 긴급사태가 발생했다. 


갑자기 이유없이 배가 미친 듯이 아팠다. 먹은 것이 잘 못된 것 같지는 않고(다들 똑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나만 그랬으니 말이다!), 영문을 모른채 배가 너무 아팠다. 엄살이 있는 편도 아니고, 남들 보다 몸이 아픈 부분에는 그러려니 하는 편인데 너무 심각하게 아파서 나도 모르게 울음을 터뜨렸다. 벤에 탄 사람들이 모두 나에게 집중했다.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나에게 말을 건네며, 고산병일 수도 있다고 말을 건넸다. 고산병인 것 같지는 않았지만, 아니라고 대꾸할 수 있는 지경도 아니었고, 사람들이 건네주는 물과 약을 받아 먹었다. 그러면서 지금 도로에 차가 막혀서 시간이 좀 걸릴꺼라고 말을 한다. 어느 한 여성분은 내 옆에 앉아서, 자신의 무릎위에 내 머리를 베게 하고는 등을 토닥토닥인다. 


낯선 여행지에서, 낯선 사람으로부터 받은 보살핌. 그 아픈 와중에 내가 정말 별의별 경험을 다하는 구나 싶었다. 그리고 사람의 심성은 본디 착한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약을 먹어서인지, 진통효과로 조금 살만해지자 나의 앓는 소리가 줄었다. 그리고 진이 빠진 상태로 계속 낯선 여성분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는데, 나의 앓는 소리가 줄어들자 죽었나 싶어서 그 분이 손을 나의 코부분에 가져대고 숨을 확인한다. 귀여운 아주머니.


그래도 다행히 별탈 없이 무사히 꾸스꼬에 도착했다. 역시 난 객지에서 비명횡사할 운명은 아닌 것이 확실하다. 숙소에 도착해서 씻지도 않고 나의 침대 위로 기어 올라가서 잠을 청했다. 이렇게 또 하루가 무사히(?), 그리고 즐겁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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