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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2 SA

[남미여행_2012/05/22] 48. 나스까 평원을 날다

by 여름햇살 2014. 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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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거의 끝을 보이는 남미기. 여행 사진을 보니 행복하기도 하고 아련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중.




야간 버스가 도착한 곳은 나스까 버스 터미널. 나스까 평원을 경비행기를 타고 보고 바로 떠날 것이었기에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다. 잠이 덜 깬 상태로 버스터미널에서 멍하니 앉아 있었더니 엄청나게 많은 호객꾼들이 달려든다. 바로 당장은 경비행기를 타고 싶지 않아 밖으로 나와서 멍때리며 나스까 시내를 훑어 보았다.


사막의 도시 나스까. 나스까 평원만 보고 떠나는 여행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시골 작은 마을과 같은 풍경이었다. 그런 모습에 조금 착찹해지기도 했다. 평화롭게 사는 사람들을 여행객들이 들쑤셔 놓는구나 라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착해 보이는 호객꾼을 통해 경비행기 투어를 예약했다. 13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예약했던 것 같다. 돈으로 실갱이를 하는 것을 제일 피곤해하는 타입이라서 달라는 대로 그냥 다 주었다. 





택시를 타고 이동한 공항. 펼쳐져 있는 활주로를 보니 마음이 두근두근.



새벽부터 북적북적한 대기실.




나는 다른 3명과 경비행기를 같이 타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 3명이 너무 오지 않아서 1시간 넘게 방치되었다. 으아, 짐을 모두 맡겨 둔 상태라 지루함에 정신줄을 놓을 뻔 했다. 나의 원망의 표정을 보았던 것일까. 다른 일행들은 오자마자 내게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다. 훈남 브라질 3명. 잘생겨서 용서해줬다. ㅎㅎ




오늘 우리의 나스까 경비행기 투어를 맡아 주실 기장님. ㅎㅎ 인상이 좋았다.






그리고 드디어 탑승. 몸무게가 적힌 종이를 보더니 각자 앉을 위치를 정해준다. 나는 뒷자리 오른쪽 창가에 앉게 되었다. 기대에 찬 첫 경비행기 탑승. 



경비행기는 소음이 어마어마했다. 헤드폰을 쓰고, 기장의 안내를 들어보려 했지만, 비행기 소음으로 거의 알아 듣기 힘들었다. 마지막에는 포기하고 그냥, 혼자서 나스까 평원의 그림을 구경했다.
















나스까의 평원의 그림도 매우 흥미로웠지만, 사실 경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고 있는 것에 난 더 큰 감동을 받았다. 끝없이 펼쳐진 평원위를 날고 있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신났던 비행.































신나는 나스까 평원의 경비행기 투어를 끝내고는 바로 짐을 갖고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리마로 바로 향하지 않고, 오아시스가 숨어 이는 이까로 향했다. 볼리비아의 길에서 만난 한국 여자분이 이까를 강력추천했기 때문이다. 이까로 향하는 버스는 매우 많았다.



버스는 군데 군데 버스정류장에서 서서 사람들을 태우고 가는 완행버스였다. 그리고 버스가 설떄마다 아이스크림을 잔뜩 짊어진 사람들이 타서 승객들에게 판매했다. 처음엔 그냥 무시하다가 다들 하나씩 사먹길래 나도 하나 먹게 되었다. 더운날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




그리고 도착하게 된 이까. 오아시스를 품고 있는 사막의 마을 이까. 이까를 설명하는 수식어구만으로도 낭만이 넘친다. 




예약없이 찾아간 호스텔. 성수기가 아니었는지 자리가 많이 남아 있다. :)




숙소에 오자마자 짐을 맡기고 시작한 부기투어. 내가 온 시간이 딱 투어가 출발하기 직전이었다. 럭키! 사막으로 들어가기 전에 방명록을 쓰는데, 함께 투어에 참가한 아이들의 나이가 죄다 18~22 사이다. 28세의 나는 초 고령자... -_- 부끄럽구만.





사막에서의 신나는 부기투어. 저런 차량을 타고 사막의 언덕을 질주하는 투어이다. 높은 언덕에서 내려 올 떄의 그 짜릿함은 왠만한 놀이동산의 기구보다 강하다. 처음엔 진짜 무서웠는데, 같이 탄 일행들이 너무 신나게 소리를 질러서 공포가 희석되었다. ㅎㅎㅎ








그리고 신나게 탄 샌드보드. 함께 여행온 일행도 없이, 부기 투어의 일행들과 신나게 샌드보드를 탔다. 처음엔 너무 가파른 곳을 내려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마지막으로 내려가곤 했는데, 나중에는 완전 신나서 계속 타고 또 타고 또 타고, ㅎㅎㅎ 완전 재미있었다. 딱딱한 눈이 아닌 모래언덕이라 다칠 위험이 적다는 생각에 더 신나게 탔던 것 같다.











사막에서 맞이하는 일몰. 신나게 샌드보드를 즐기던 나는 지평선 너머로 해가 저물어 가는 모습에 말을 잃었다. 여태 살면서 보았던 노을 중 가장 아름다웠던 노을. 잊지 못할 이까 사막에서의 일몰.




그리고 호스텔 종업원이 알려준 가게에서의 저녁 식사. 워낙에 작은 마을이라서 가게도 몇군데 없을 뿐더러, 메뉴의 선택 폭도 좁다. 저녁 메뉴는 조촐하게 잉카콜라와 햄버거. 그래도 맛있다며 처묵처묵. ㅋㅋㅋ 난 아마존에 떨어져도 잘 먹고 잘 살아 갈 듯 하다. ㅎㅎ 혼자 식사를 하고 있으니깐, 가게 주인이 와서 나중에 저녁 시간에 댄스 교습 시간이 있으니 그때 맞추어 오라고 한다. ㅎㅎ 알겠다고는 대답했지만 가지 않았다. 숙소로 돌아오고 나니 귀찮아 진 것도 있고, 길이 어두워서 은근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밤의 이까. 젊은이들이 많이 와서 그런지 곳곳에서 파티가 열린다. 내가 묶게 된 호스텔에서도 BBQ 파티에 이어 왁자지껄한 맥주파티가 계속 되고 있었다. 종업원 남자가 파티를 같이 즐기자고 자꾸 꼬드겼지만, 야간 버스를 이동해서 오게 된 나는 파티보다는 푹식한 침대가 더 좋았다. 낯선 곳이라서 극도로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잠이 오질 않았다. 누워서 다음날 리마로 돌아가는 여정과, 한국에 돌아갈 날이 다가왔다는 것에 대해 슬퍼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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