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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by 여름햇살 2018.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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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추천해준 사람들이 그렇게도 많았는데 꿈쩍도 하지 않던 내가 효리네민박 때문에 드디어 보게 되었다. (역시나 위대한 효리님의 빠워) 요즘 들어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시큰둥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해줘서 좋았다. 그리고 오랜만에 고 이은주의 얼굴을 볼 수 있어서 또 좋았다. 이 영화는 스토리도 스토리인데 배우들을 정말 잘 고른 듯 하다.


나는 사랑과 관련된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에 크게 휘둘리는 일이 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원래 이랬던 사람은 아니다. 분명 나도 좋아하는 사람의 눈만 쳐다봐도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며 말을 더듬던 시기가 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갈수록 그런 감정에 조금씩 무뎌져간다. 왜그런지 생각해보니 사랑은 술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는 그 당시에는 그 들뜨는 분위기가 참 좋지만 다음날 기분이 가라 앉는다. 과음이라도 한 경우에는 다음날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하루 혹은 이틀을 무기력하게 허비하기도 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이라는 그 감정에 탐닉되어 혼자 롤러코스터를 신나게 탈때에는 다른 그 어떤 것도 신경쓰지 않고 그때의 순간에만 집중하며 즐거워한다. 그러나 롤러코스터를 내릴때에는 현기증과 구토감같은 불쾌감 그리고 무기력감 만이 남는다. 아마 내가 롤러코스터를 잘 타지 못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 일지도 모르지. 여하튼 그놈의 지긋지긋한 숙취의 기억이 쌓여감에 따라 술에 대한 갈망이 줄어들듯, 사랑도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가슴 절절한 사랑이 언제였더라 생각해보게 된다. 어릴 때일수록 그런 감정을 강하게 느꼈다.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 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그 생각들이 온전히 감정에 집중하려하는 나 자신을 방해한다. 간섭으로 인해 그 감정을 약하게 느낄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나이가 들수록 쉽게 가슴 설레이거나 혹은 불같이 타오르는 사랑을 하지 못하는 이유이다. 계산을 그만하고 순간에 집중한다면 나이가 들어서도 항상 불같을 수 있을텐데 쉽지는 않다. 그래서 사랑에 미쳐있는 20대를 항상 응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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