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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3 Korea

2013/11/09_1. 북한산 둘레길 1 코스 소나무숲길

by 여름햇살 2013.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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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 야심차게 마음 먹었던, 서울시 곳곳 놀러다니기 프로젝트는 잘 지켜지고 있는 걸까 라며 10개월 하고 1주일을 돌이켜 봤더니.. 이게 뭐야 간 곳 전혀 없네 ㅋㅋㅋㅋㅋ 


그리하여, 늦었지만 2개월동안만이라도 빡세게 서울을 빨빨거리며 여행하기로 결심! 이건 뭐, 개학 삼일전에 밀린 일기쓰는 것두 아니고..... 뭐 여하튼, 발등에 불떨어져서(?) 이번 주 토요일부터 당장 돌아다니기로로 결정. 장소는 그렇게나 좋다고 소문이 자자한 북한산 둘레길! 원래는 북한산 둘레길 1~5코스를 하루에 돌려고 했으나 전날의 과음(...)으로 인해 몸상태가 메롱, 거기다가 3코스를 걷는 중에 비가 쏟아 지는 바람에 아쉽게 3코스까지 마감하고 내려왔다. 2013년 올해 안으로 종주 하리라!


1코스 소나무 숲길 - 3.1 km, 1시간 30분, 난이도 하

"바람이 흔들고 간 소나무 가지는 짙은 솔향기를 떨구고"

(북한산 둘레길 홈페이지 정보, http://ecotour.knps.or.kr/dulegil/course/course01.asp)




선릉역에서 북한산 둘레길 1코스 까지 가는 길은 어찌나 멀고도 먼지. 분당선을 타고 왕십리까지 간 다음, 왕십리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려 다시 4호선으로 갈아타서 수유역에서 하차, 수유역 3번 출구로 기어나와 153번을 타고(북한산 둘레길 홈페이지에 120,153으로 안내 되어 있다, 난 153번이 먼저 와서 153번을 탔을 뿐 -_-; 거기에다가 153번의 배차 시간이 짧은듯 하다. 신호등을 기다리며 153번을 하나 보냈는데, 그 다음 버스가 120번 버스보다 빨리 왔다. 이건 뭐죠? 120번 버스의 배차시간에 대한 불만 포스팅? ㅎㅎㅎㅎㅎㅎㅎ) 우이동차고지 종점에서 내리면된다.


하아, 우리집에서 너무나도 멀고도 먼 북한산이여. 하지만 나의 불굴의 의지로서 가지 못하는 길이라고는 없지. 악착같이 1코스 시작점을 향했다. 사실 버스안에서부터 헤맸는데, 히말라야 갈 것 같은 등산복 풀셋한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길래 여기서 내리는 건가 하고 따라 내렸다. 휴, 머리는 나빠도 눈치하나는 좋아서 천만 다행이다.


그런데 내리고 나서도 한참을 헤맸다. 사실 나뿐만이 헤맨것이 아니라, 히말라야정복 코스프레를 한 다른 분들도 모두 같이 헤맸다. 나름 김네비게이션인 내가 제일 먼저 방향을 찾아서, 다른 분들이 내 뒤를 따라 오게 되었다. 음하하, 역시 길하나는 귀신같이 찾아낸다. 이렇게 북한산 둘레길 표지가 있는데, 이 표지만 주구장창 따라가면 된다. 제주도 올레길은 리본및 페인트 화살표 표식이 띄엄띄엄 있어서 가끔 잘못된 길로 접어들고 헤매기도 하는데, 북한산 둘레길은 표식이 자주 있어서 좋았다. 여하튼, 그렇게 북한산 둘레길 1코스 시작!



몰랐는데 우이동이 이렇게나 좋은 동네였나? 집이 다 좋아보인다. 예전에 학교 다닐때 선배들이 농담식으로, 술만 마시는 엠티 뭐하러 대성리까지 가냐며 우이동만 가도 된다고 해서 굉장히 낙후한 지역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처음 와본 우이동은 엄청 좋았다. >_< 이런 곳에서 살고 싶어. 나의 로망. 하지만 그러려면 돈을 엄청 많이 벌어야겠지... 흑..

 




노오란 은행잎에 가슴이 두근두근한다. 봄만큼 가을도 참 예쁘구나. 지독하게 추운 겨울은 너무너무너무나도 싫지만, 4계절이 있는 한국에서 태어난 것이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들뜬 마음에, 나의 디카에 컬러 추출 기능을 사용하여 찍어 봤는데, 온통 노란색인 은행잎도 온전하게 추출하지 못한다. 이 멍청한 소니 디카...... 그래도 은행잎이 예쁘니 화내지 않겠어. ㅎㅎ 기분 좋은 노오란색 은행잎 낙엽.





빨갛고 노란 북한산의 가을. 사실 어렸을떄는 낙엽이 물드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사실 어렸을 때의 유일한 관심사는 나, 그리고 친구 뿐이었으니. 나이가 든 걸까, 이렇게 시간이 변하고, 자연이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감동을 먹게 된다. 단풍이 그렇게 예쁘다며 무박 2일로 설악산 산행을 나서는 엄마아빠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두 분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제 아무리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우주여행을 한다더라도 자연보다 더 경이로운 것은 없는 것 같다.




이번 북한산 둘레길을 돌아 다니면서 좋았던 것은,  북한산에 애국선열들을 기리는 곳이 많았다는 것이다. 한국사에 무지한 사람으로서 많은 반성도 하고, 많은 것을 깨닫기도 하며, 현재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겸허해지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1코스는 이렇게 소나무 숲길~






낙엽이 몹시! 매우! 예쁘다. 그리고 북한산 둘레길을 안내를 위한 표지판도  예쁘다. 귀여운 폰트가 내 취향 :)



걷고 또 걷고, 1코스는 걷기 매우 쉬운 코스이다.



우측통행 표지에 대한 쓸데 없는 공상을 했다. 사실 난 효율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라서 우측통행을 꽤나 잘 지키는 사람인데, 이런 표지를 볼때면 살짝 거슬리기도 한다. 우측통행에 대해서 불만이 있는 것은 아니고, 암암리에 이런 식의 주입식 안내(?)를 통해 나도 모르게 관리자의 측면에서 통제되기 쉬운 인간이 되어 있지 않을까, 라는 쓸데 없는 생각 말이다. 내가 하는 행동 모두가, 사실은 누군가의 치밀하게 계획된 교육일지도 모른다는, 아, 음모론적인 드라마 및 소설은 그만봐야겠다. ㅎㅎ


그럼 로맨스적인 입작으로 생각해보자. 우측통행을 지키지 않고 좌측으로(본인의 진행방향에서 생각하면) 내려오는 여자가 지나가길 기다리는 상행하는 남자가, 떄마친 내려오다가 발을 미끄덩 한 여자를 부축해주다가 눈이 맞아 사랑에 빠찔 수도 있는 것 아닐까? 아아아아아아아, 공상과 딴지는 여기까지. ㅎㅎ




아직까지 계속 1코스 구간!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들. 정말 예쁘다.




이것도 카메라의 컬러 추출 기능으로 빨간색만 추출해 보았는데......... 100% 추출은 안되네. 그래도 느낌있는 사진....이라고 우겨야지 ( -_)



대궐같은 집의 대문. 우이동에는 확실히 잘사는 사람이 많나보다. 정말 문자 그대로 대궐같은 집이었다. 아~ 부러워 부러워 ㅎㅎ




그리고 따라 가다보니 이렇게 공원이 나온다. 북한산 둘레길이 온전히 북한산만을 따라 길을 만든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리고 나는 이 편이 더 좋다. ㅎㅎ  올레길만큼은 아니지만, 이런식의 길은 사람 냄새가 나서 좋다.



나에게 가장 가장 먼 것은? 





주택가라서 이렇게 강아지 찾는 전단도 붙어 있다. 이참에, 블로그를 통해 광고나 한 번, 제발 찾아 주세요!




가장 신기했던 것은, 공터인지 모를 곳에서 이렇게 주민들이 텃밭을 일구고, 농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도심속의 농사라니. 저 멀리 보이는 두 분은 실제로 삽질(ㅎㅎ)을 하고 계셨다. 갑자기 우이동이 더 대단해 보인다. 서울시내에 살면서 이렇게 나의 작물을 키우며 텃밭을 일 굴 수 있다니. 아 정말 부러워. 우이동으로 너무너무 이사가고 싶다. ㅠㅠ 아흑, 북한산 둘레길에 산책왔다가 우이동에 빠지고 갔네. 이렇게 소나무숲길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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