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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영화 어스 Us

by 여름햇살 2019.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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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고 기대한 영화 어스를 봤다. 공포영화는 절대 보지 못하지만 조던 필 감독의 영화는 본다. 전작 영화 겟아웃을 너무나도 인상적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고난 소감은 너무나 좋았다. 전작보다 못하다는 평들이 많았지만(실제로 상영관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이 겟아웃이 더 재미있었다고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다), 내 개인적으로는 겟아웃보다 더 재미있고 더 무서웠다. 

 

공포영화를 영화관에서 절대 보지 못하는 나로써 겟아웃은 그래도 손으로 가리는 부분이 그렇게나 많지는 않았는데 이번 어스는 왠만한 장면은 자막 부분만 볼 수 있게 손으로 눈을 가리고(...) 관람 해야만 했다. 그 이유는 카메라 앵글에 있다. 나는 잔인한 장면이나 귀신이 대놓고 나오는 장면보다는 주인공의 뒤에 무엇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는 프레임을 개인적으로 매우 무서워한다. 그런데 조던 필 감독은 그 면에 있어서 정말 천재적이다. 주인공을 클로즈업 하면서 뒤를 의도적으로 숨겨버리기 때문에, 뒤에서 뭔가가 있을 것 같다는 관람객의 자발적 공포를 자극한다. 거기에 보통 영화에서 사용하지 않는 각도로 촬영해서 장면이 계속 불안하게 느껴진다. 귀신이 나오거나 잔인한 장면이 나오지도 않는데 나를 이다지도 괴롭게 만들다니.. 그는 정말 천재다. 영화 내내 고문받는 기분이었다.

 

 Creepy한 음악은 또 어쩔 것인가. 겟아웃처럼 초반에는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스산한 음악으로 관람객을 불안하게 만드는데, 초반 뿐만 아니라 영화 곳곳에 나오는 음악들은 진짜 이 사람이 날 제대로 고문하는구나(...) 라고 계속해서 생각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영화보다 옆에서 자꾸 깜짝깜짝 놀라는 내가 더 무서웠다고... 죄송합니다.

 

 영화가 함축하고 있는 내용은 더욱 무섭다. 지상의 사람들을 그대로 복제한 사람들이 지하세계에서 그들의 그림자로 살아가고 있었다. 유전자적으로는 동일하지만 지상에 있는 사람들은 각종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지하세계의 그들은 단지 '생존'만이 가능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래서 감독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현재 세계의 경제적인 불평등이 유전자의 차이에서 온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느냐고 말이다. 영화를 보면 그들의 불평등은 태어나서부터 결정되는 시작 지점에서 결정된다. 과거의 우리는 그 것이 유전자라고 많이 여겼지만(그놈의 우생학), 이제는 더이상 유전자라는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경제적 불평등, 그리고 그에 따른 사회적인 행동 반경등이 사실 격차를 만들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가 느끼듯이 요즘 뉴스에 나오는 강력범죄들의 발생률은 잘 사는 동네보다 그렇지 못하는 동네에서 더 높다. 영화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 해소되지 않았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상상력을 발휘하여 보여준다. 단순한 범죄 발생이 아닌, 약자들의 반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미국대륙을 가로지르는 행렬, 그리고 습격과 살인은 미래에 일어날법한 일들이라 더욱 소름끼치게 무섭다. 거기에 사회적 약자를 소외시킨 기득권들이 자신들이 반대한 공공복지확대(경찰인력 등등)로 인해 제때 도움을 받지 못하는 장면들은 씁쓸하기도 하다. '혐오'로 물들어 가는 불평등한 한국의 지금 사회에 비추어보면, 어쩌면 이것도 영화에서 나오는 반란의 물결이 아닐까 싶다. 안전이라는 이유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여러가지 사회적인 메세지를 많이 담고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러 장치 및 마지막 반전까지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완전 추천! 

 

+

 

느무느무 무서웠...... ㅡㅜ 이런 무서운 영화가 나온 것은 다 트럼프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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