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명리 운명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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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 운명을 읽다 국내도서 저자 : 강헌 출판 : 돌베개 2015.12.14 상세보기

 강헌 선생님의 명리학에 관한 팟캐스트를 들은 적이 있다. 처음 하신 말씀이 '좋은 사주도 없고 나쁜 사주도 없다'였다. 그 말이 마음에 들어서 팟캐스트로 명리학 이야기를 들었고, 그리고 또 삶의 문제가 해결(?)되자 사주팔자는 아무 관심도 없이 살았다. 그리고 한약국을 개업하면서 대학시절 보던 전공책을 다시 보게 되었다. 대학시절에는 그냥 음양오행목화토금수 달달달 외우며 문자로만 다가왔던 내용들이, 나이가 들어서 보니 그 안에 담긴 뜻이 온전히 전달되는 기분이었다. 한약국은 손님도 많지 않아 시간이 남아도는 장점이 있다. 관심이 있었던 명리학 책을 보기로 했고, 다른 사람의 책은 관심도 없어서 강헌 선생님의 책으로 골랐다. 뭐 그렇다고 내가 명리학으로 사주를 보겠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일단 남의 인생, 특히 미지의 미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는것은 폭력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설령 득도(?)해서 알게 되더라도 남의 인생에는 관심 1도 없다. 심리학과 철학처럼 나를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로 쓰고 싶을 뿐이다.

 일단 책의 글빨(!)에 놀랐다. 문창귀인이 있는 사람은 역시 다른 것인가(읽어 본 사람은 알겠지 ㅋㅋ) 아니면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라 그런 것인가. (혹은 둘 다) 최근에 본 글 중에 가장 쉽게 읽히고 설명이 쉽고 자세하게 되어 있었다. 역시 똑똑하고 재주 있는 사람이 쓴 글은 다르구나 가 이 책의 첫 감상이었다. 둘째는 명리를 너무 쉽게 설명하고 있어서 나같이 명리를 이 책으로 처음 접한 사람도 뭔 소린지 이해가 간다는 것이었다. 셋째로 아주 단호한 이 분의 철학이다. 명리라는 학문을 결정론된 운명을 읽어내는 시덥잖은 미신으로 치부하는 것에 아주 강한 반감과 함께 운명은 자기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완전 내 스타일이다.

 머릿말 부분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같은 사주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같은 삶을 살게 되냐는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다 라고 말을 하는데, 그 이유는 아무리 같은 사주라고 한들 그 사람이 처해진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결코 같은 인생을 살 수 없다 라고 말을 한다. 한 인간에게 영향력을 미치는 부모, 그리고 배우자, 자식의 사주가 각기 다르고, 처한 환경이 다른데 어떻게 그 숫자들이 같다고 사주가 같을 수 있냐고 이야기 한다. 명리학을 점술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허를 찌르는 답변이다. 

 나 또한 이 의견에 아주 공감하는데,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이 있듯이 분명 운은 중요하다. 그런데 운보다도 자기 노력 여하에 따라서 각자의 인생은 천지차이가 된다. 이 간단한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노력없이 점집을 헤매며 왜 자기 인생이 꼬였는지를 남에게 묻고 다니겠지. 뭐 그것도 그들의 삶과 선택이니 내가 왈가불가할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엄청 재미있는 책이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하루면 다 읽는다. 요건 기초편인데 심화편도 후다닥 읽어야지. 껄껄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