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옛날(?)인 2017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었는데 이제서야 읽었다. 감상은? 기대가 너무 컸는지 정말 재미가 없었다. 공감도 잘 가지 않고, 저자의 장황한 글스타일에 멍해지기까지 했다.
개인적으로 성경을 언급하는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첫번째 이유로 성경이 재미가 없다. 흥미를 안가져서겠지 라고 누군가가 묻는다면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나는 영어성경과 대학생때 친구에게 받았던 성경을 꽤 오랫동안 갖고 있으면서 그 것을 읽어보려고 부단히도 노력했고, 글자의 문제인가(하나는 영어고 하나는 내게 조금 낯선 옛 성경 스타일이었다)하고 기독교 지인에게 쉬운성경을 하나 부탁해서 얻어서 또 시도했다. 한때 지구의 반을 휩쓸었다는 이유로 마르크스의 공산당선언을 읽어보고 싶어했던 것과 같은 이유로(실제로 최근 읽었다), 몇백년동안 지구에 영향을 주고 있는 성경에 대해서는 더더욱 궁금하고 더욱 그 내용을 알고 싶다. 그런데 정말이지 나는 성경이 읽어지지가 않는다. 이런 나라서 나는 성경을 다루는 이야기를 재미없어 하는데, 이 책이 그랬다.
두번째 이유는 무교인 내게 성경은 옛 이야기, 설화와 같이 다가와 나대로 받아 들이고 해석하고 싶은데 그게 잘 허용되지 않는 분위기 때문이다. 무교에 성경도 제대로 읽어보지 않는 나니깐 그런 소리를 하는 거다 라는 식으로 피드백을 받으니깐 더 재미가 없는 것이다.
나는 성경을 읽을 사과를 먹은 아담과 이브가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것은 하느님을 따르지 않아서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아담과 이브는 사과를 먹음으로써 '부끄러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 이전에는 '부끄럽지 않다' '부끄럽다'의 이분법적인 사고가 없었는데 이분법적 사고를 하게 된 것이다. 사과를 선악과라고도 한다. 선악의 개념이 없던 그들이 선악을 만들게 된 그 마음, 그 마음의 시작이 인생을 힘들게 만들게 되는 것이라는 비유로 여겼다. 선악의 개념이 없는 마음, 누군가가 한쪽 뺨을 때렸을때 그것에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좋은 감정 혹은 화나는 감정 등을 부여하지 않는 그 마음이 있어야 다른쪽 뺨을 내밀 수 있고, 그 마음 상태가 에덴동산이 아닐까 싶었다. 자신은 최선을 다했으니 그것 또한 상대방에게도 최선이라고 상대방도 좋아할 것이라는 그 위선과 착각, 거부를 받아 들이지 못하는, 자기가 세상의 중심인 것 마냥 생각하는 그 마음이 카인이 아벨을 죽게 만들지 않았을까 라고도 생각했다. 그런데 그냥 이런식으로 내가 말을 하면 내가 만났 기독교인들은 내가 제대로 된 목사님의 설교를 듣지 못했고, 성경공부를 덜 해서 그런 것이니 교회에 나가야 된다라고만 말을 했다. 그래서 더욱 성경이 멀리 되었던 것 같기도 하다.
이야기가 성경이야기로 샜지만, 사실 이 책에서 저자 자신의 주장의 논거를 성경에서 얻은 깨달음(그 외에 철학과 심리학도 물론 많지만)으로 많이 가져다 썼기 때문이다. 내가 내가 읽고 느낀대로 성경을 해석하듯이, 이 저자가 해석한 성경부분을 읽는 것까지는 재미있었지만, 그 해석이 다시 이상한 주장으로 나아가니 그게 좀 거슬렸던 것 같다. (그러는 과정도 너무 장황해서 흥미가 없었기는 하지만)
그가 말한 12가지 법칙은 너무나도 공감을 하는데, 그 내부에 있는 이야기는 잘 공감이 안된다. 그는 성경에서 말하는 것처럼 인간을 너무나도 공격적이고 미개한 죄인의 관점에서만 보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인간을 그저 동물적인 존재로만 보기보다는, 아직 인생이 어떤 것인지 아직 온전히 깨닫지 못한 상태라고 표현하고 싶어서 그의 이야기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꽤 많은 국가에서 꽤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으니, 아마도 누군가에게는 큰 위안을 주니 그거 자체로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기승전내타입은아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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