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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에서 선정된 책 우리가 빕ㅊ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요 몇년간 소설이 참 재미 없었다. 꼬꼬마 시절때에는 동화를 주구장창 읽었고 중학생때에는 각종 한국 소설과 판타지 소설, 고등학교, 대학교때에는 좀 더 범위를 넓혀 해외에서 쓰여진 소설들을 찾아 읽었다. 한 때 꿈이 소설가였던 시기가 있을 정도로 소설을 좋아하고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상하게 소설이 재미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독서모임에서 선정된 도서가 소설일 경우를 제외하고 내 스스로 소설을 읽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이러한 고민을 아는 언니에게 말을 했더니, 아마도 먹고 사는데 필요한 정보를 습득하기에 급급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넌지시 답을 주었다. 맞다, 게으름을 피우고 소설에만 편중되게 책을 골랐던 나는 인문, 사회 분야의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소설이라고 해도 고전은 거의 보지 않았으니 고전소설 쪽도 아는 것이 없었다. 그랬던 나라서 요즘에는 지식 습득용으로만 책을 읽어대기 바빴다. 읽어도 읽어도 내가 모르는 분야는 많았고,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면 소설은 시간낭비야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간만에 소설을 읽는 재미를 온전히누렸다. 이 책 덕분이다. 테드 창의 소설과 비슷한 느낌이지만 조금 더 가벼운 느낌이라고 말을 했던 추천자의 말대로 소설은 민감한 사회 주제를 그냥 겉만 훑는 다는 느낌이 들어 조금은 아쉽지만, 소설로써는 매우 흡입력이 있고 재미있다. 포공을 나온 저자는 모든 단편을 과학적인 상상력을 더해서 쓰고 있는데, 그 과학적인 상상력이 아쉬운 부분을 만회시킨다.
각각의 단편들은 모두 주제가 마음에 든다. 우리 사회에서 약자로 분류될 수 있는 이들을 다루기 때문이다. 소설들에서 답을 제시하여 작가가 바라는 바를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그런 주제를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작가의 마음이 어느 정도 짐작은 간다. 재미있는 부분은, 아무리 과학이 발달하더라도 현 시점에서의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경쟁적으로 기술 발달에만 우르르 달려가고 있지만, 정작 그 것이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아닐 수도 있으니, 현재 우리가 갖고 있는 과학에 대한 태도도 생각해본다. 인간의 삶을 위한 과학이, 과학의 발전을 위해 인간이 이용당하고 있는 현재의 아이러니는 소설보다 더 재미있는 점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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