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양재꽃시장에서 사온 아이들 중 꽃이 있는 아이 둘. 위는 피나타 아래는 수선화. 하나는 작은 사이즈의 꽃이 자글자글한 매력이고, 수선화는 우뚝 솟아 올라 은은한 향을 내뿜는 매력이다. 근데 뭘 잘못했는지 저 수선화의 잎 끝부분이 벌써 시들기 시작한다. ㅠㅠ 일반 식물보다 이런 꽃이 있는 식물은 나는 참 잘 못키우는 듯 하다. 도대체 몇개를 죽여버린건지..
전세금 반환 때문에 마음 고생을 많이 한 나날이었다. 생각해보면 요 몇일이 아니라 몇년간이다.
처음 시작은 2017년 11월. 작은 원룸에서 살다가 투룸으로 이사를 가고자 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고, 그러던 와중에 지금 살고 있는 집을 구경하고 당일에 계약을 마음 먹었다. 계약을 하고자 등기부등본을 출력했더니, 신탁소유의 건물이었다. 신탁? 신탁이 뭔가요? 라고 중개인에게 물었더니 신축빌라를 지을 때 돈이 없는 주인들이 신탁회사에 돈을 빌려서 공사대금을 치른다고 했다. 그래서 그 소유가 신탁회사가 되는 것이고, 빌린 돈을 갚으면 다시 주인의 소유로 되는 것이라고, 신탁회사면 계약 못하시겠는데요? 라고 알려줬다. 그렇구나~ 아쉽네 라고 했는데, (집주인인줄 알았던) A가 내가 전세금의 10%+중도금 해서 1억 2천이면 을 22일까지 주면 그걸로 소유권 이전을 할 수 있으니 계약을 하자고 했다. 그리하여 집이 마음에 들었던 나는 계약을 하기로 했고, 안전장치로 중개인이 이런 문구를 넣어주었다. 그리고 소유주는 B로 되어 있어서 B가 직접 와서 계약을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A와 B는 친척관계이고, A는 그 건물의 공사를 맡고 있었다)
"임대인은 주식회사 생보 부동산 신탁으로부터 위탁계약서 제출하기로 한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확정일자와 전입신고 받는데 이상이 있을 시 계약금 및 잔금전액 돌려주고 계약을 해제하기로 한다. "임대인은 임차인이 잔금처리시까지 권리관계(융자)를 변동 없기로 한다(가등기, 가압류, 유치권등) 미이행시엔 손해배상 청구가능"
그리고 중도금을 지급한 날 나는 부동산에가서 등기부등본을 받았다. 그리고 소유주가 변경된 것을 보고 아 변경되었네요~ 라며 좋아라했다. 일이 흘러가려면 꼭 그렇게 흘러간다고, 그 날 나는 마지막 장 을구에 해당 집을 담보로 3억 이상의 근저당이 잡힌 것을 보지 못했다. 당연히 중개인도 그걸 설명해주지 않았다. (ㄱㅅㄲ) 그렇게 나는 집 가격만큼 근저당이 잡혀 있는 집에 다시 2억 3천이란 전세금의 잔금을 1월 28일 탈탈 털어 넣고 입주했으니, 소위 말하는 깡통전세를 계약하게 된 것이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 사실은 꽤 이후에 알게 되었다. 전세금반환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기사가 한창 나올 때였고, 불안했던 나는 2018년 7월에 전세금반환보험을 가입하려고 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요청 서류를 준비하는 중에, 보험사 직원으로부터 해당 집은 근저당이 너무 많아서 보험가입이 안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그때에 내가 입주하기 전 잡혔던 근저당을 알게 되었다. 정말이지 봉사가 아니었을까 나는..
그래도 사람이 나빠 보이진 않으니 떼일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개국을 위해서 2018년 9월에 회사를 그만두었고, 따로 빚을 내지 않고 전세금을 반환 받아 작은 집으로 이사 + 약국 개국을 하려 했던 나는 주인에게 이사를 가겠노라 통보를 했다. 그리고 이사를 위해서 이곳저곳 부동산에도 알리고 피터팬에도 올렸지만, 근저당이 많은 집에 이사를 오는 나같은 바보는 단 한명도 없었다.
그럼 2년을 채워야겠다 싶어서 그냥 꾸역꾸역 2020년 2월을 기다렸고, 친절한 관악구의 문자로 2019년 11월 1일이 계약만기 100일전임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집주인 B에게 이사를 나가겠다고 통보(문자)를 했다. 언제나처럼 답이 없었다. 집주인 B는 이게 진짜 자기 집이 맞는것인지 의심스러울정도로 집에 관심이 없었고, 전화를 하면 항상 A에게 말해두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그리고 안되겠다 싶어 내가 직접 A에게 2019년 1월에 전화를 했고(B는 전혀 신경을 안쓰는 듯 했다), 2월 9일 날짜 맞춰 이사를 나가겠다고 했더니 2월 9일까지는 전세금을 준비할 수 없다며 2월 말로 이사 날짜 변경을 요청했다. 아직 나도 이사나갈 집을 계약하기 전이었으니 문제 될 것이 없었고, 1월 15일에 2월 29일에 이사가는 것으로 계약을 했으니 전세금 준비를 부탁했다. 그리고 또 아무 소식이 없었다.
이사 날짜는 다가오는데 연락도 없고 집을 보러 오는 사람도 없어서 2월 12일에 다시 연락을 했고, 2월 29일 12시에 이사나갈 것이니 그 전에 전세금을 준비해달라고 했고, 역시나 연락이 없었다. 그때부터 전쟁 및 피마름이 시작되었다. 아니다. 생각해보니 내 피마름은 2018년 7월부터 시작되었다. 남들한테 말도 못하고 혼자서만 끙끙 속앓이를 했더랬지.
A는 계속해서 개소리를 해댔다. 전세금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니 일단 내가 이사갈 집으로 전세금대출을 받으면 그 이자를 줄테니 이사를 나가라는 것이 아닌가. 어이가 없어서 진심으로 개소리 하지 말라고 할뻔했다. B는 계속해서 A가 날짜내에 줄 것이라는 소리만 하고, A는 개소리만 해대는 나날들이 흘러갔다.
내용증명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에 등기부등본에 기재된 B의 주소(2018년 주소)로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이사갔다며 반송이 되었다. 그래서 계약서에 기재된 주소(2017년 주소)로 다시 내용증명을 보내고 퇴근 후 그 집을 찾아갔다. 왜냐면 B가 계속해서 전화를 피했기 때문이다. 찾아간 곳에는 세입자가 있었는데, 자기의 집주인은 '양씨'이고 (B는 '한씨') B의 이름으로 서류가 많이 오긴 하지만 자기는 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
왠지 당했다는 생가기 들었다. 그대로 집근처 파출소로 갔고, 해당사항을 이야기 했더니, 답답한 경찰은 그건 민사소송 문제니깐 소송을 걸라고 했다. 그러면 내 전화를 받지 않으니 핸드폰을 빌려 줄수 있냐고 했고, 핸드폰을 빌려서 집주인 B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받았다. 딥빡과 함께 왜 전화 안받냐고, 나 지금 이사날짜 다되어 가는데 도대체 전세금을 언제 줄꺼냐고 했더니 대뜸 전세금이 얼마냐고 묻는다. 2억 3천이라고 했더니 코웃음을 치며 A가 그 돈을 떼먹겠냐며 걱정하지 말고 29일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내가 A가 못주겠다고 계속 그러고 있으니깐 하는 말 아니냐니깐 나보고 그만 이야기 하라며 사람 그만 괴롭히라며(???) 되려 나에게 화를 내었다. 집주인인 B가 아니라 왜 자꾸 A에게 받으라고 그러니 자기가 등기상 집주인으로 되어 있지만 돈은 A가 주는 거라고 했다. 지금 부동산실거래법 위반했다고 나에게 자백하는거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경찰서안이라서 그 말은 참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A에게 전화를 했더니, 계속 나보고 전세자금대출받아서 그 집에 이사 들어가면 언젠가는 돈주겠다는 개소리를 끝없이 하고............ 후아...... 진짜 제대로 딥빡으로 나는 소송을 준비했다.
내용증명이 2번이나 반송되어서 나는 반송된 내용증명과 계약서를 갖고 동사무서에 갔으며, 동사무서에서는 내용을 확인하고 집주인의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해주었다. 2개의 집주소가 전부 관악구(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아파트)였는데, 지금은 용인시로 되어 있었다. 혹시나 해서 그 집 주소를 등기부등본을 발급해보았는데, '한00'으로 여자 소유의 아파트였는데, B의 딸인 듯 했다. 어이가 없었다.
그렇게 진짜 나는 소송을 걸 생각이었다. 법적 조언도 다 받고, 당연히 내가 100% 이기는 결론이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탈이었다. 지급명령 신청 + 소송이 최소 6개월에서 1년이라고 했다. 내 손에 돈이 들어오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었다. 진짜 내가 소송을 걸 것 같았는지(난 진짜 걸 생각이긴 했다) A가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증을 써주겠다고 했다. 대신에 한번에 전세금을 다 줄수 없고 6월 25일까지 4회에 걸쳐서 지연이자를 함께 주겠다고 했다. 법적 조언을 해주시던 분은 속은 터지지만 A가 그대로 해준다고만 하면 그 방법이 내 손에 가장 빨리 돈이 들어 오는 방법이니 공증으로 가라고 하셨다. 그리하여 지난주 월요일에 강제집행 가능한 공증을 했고, 3월 4일이 1회차 상환일이었다.
원금 6천만원과 이자 몇십만원이 있었는데, 오후 4시에 삼천만원이 들어왔다. 오후 네시까지는 피가 마르는 기분이었다. 왜냐면 이사갈집 전세금을 치르기 위해서 아빠가 아파트 융자로 7천만원을 빌려서 주셨는데, 매일매일 이자가 붙는 시스템(연이율 8%로 높지만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이었기에 혹시나 A가 돈을 주지 않으면 비싼 이자마자 토해내야 했기 때문이다.
관리인에게 돈이 다 들어오지 않았다고 알렸고, 관리인은 A에게 통보했으니 6시까지 입금되지 않으면 다시 연락을 달라고 했다. 그렇게 6시까지 또 피말리며 기다렸지만 돈은 들어오지 않았고, 다시 연락을 했고, 관리인은 다시 전달했으니 8시 30분까지 돈이 들어오지 않으면 연락을 달라고 했고, 8시에 남은 삼천만원과 이자가 들어왔다. 그렇게 나는 있는돈 없는돈 다 긁어모아 천만원을 만들어 아빠에게 칠천만원 + 이자를 다시 전달 드렸다.
내가 내 돈을 받는데 왜 이렇게 피마르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것일까. 정말이지 돈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이렇게 살다가는 암이 생길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위와 폐가 상하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마지막 4차 상환일 6월 25일까지 버텨야 한다니 진짜 처량하고 슬프다. 잘 하지도 않는 사주팔자 타령에 삼재 타령을 하게 된다. 빨리 시간이 흘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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