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9 - [일상/오늘도 맑음] - 태실의 고장 성주, 1박 2일 성주 태교 여행 - 1
첫째날, 2024년 6월 1일 토요일
선석사에서의 행사 종료 후에는 한개마을로 이동했다. 한개마을은 성산 이씨의 집성마을이라고 한다. '한개'는 '큰 개울(나루)'의 순 우리말이라고 한다. 그렇게 들으니 한개마을이란 이름이 더 예쁘게 들리는 듯 하다. 선석사에서는 느릿느릿 시골길을 따라서 30분 정도 소요되었다.
차담: 태교이야기
이 곳에서 강사님과 함께 차담이 진행되고 그 이후에는 임산부들만 남아서 요가 강사님과 함께 순산 요가를 배우게 된다. 차담은 그 내용이 '차 명상'과 동일했다. 새로울 거는 없었는데.. 설쳐대는 22개월 아기랑 같이 있으려니 몹시 새로웠다. ㅋㅋ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22개월. 절레절레.
한개마을을 직접 걸어다니기보다는 드론 영상을 통해 전체적으로 한개마을을 볼 수가 있었는데, 부모님도 나도 그게 더 좋았다고 말했다. (걸어다니기에는 날씨가 너무 더웠...) 안내 영상은 은근 재미있었는데(아빠도 내용이 재미있었다고) 그리 길지 않아 아쉬웠다. 확실히 나랑 아빠는 새로운 정보가 추가되는 걸 좋아하는 타입임..😂
다른 부부와 함께 온 딸은(세돌 정도 되었다고 들었다) 차에서 잠이 들었는지.. 차담은 물론 그 다음 행사인 요가가 끝날때까지 방 구석에 얌전히 누워서 잠을 잤는데(너무 부러웠다...), 울 아들래미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한 번 울고(자기 자3는데 깨워서 성질난다고) 나더니 그 이후로 한 숨도 안잤다. 진짜 이렇게 잠 없는 아기는 처음 본다.............ㅜㅜ
그러고 얌전히라도 있어주면 좋으련만.. 차담이 진행되는 내내 차 엎어버리고 다기들을 주방놀이 도구 삼아 여기저기 왔다갔다 가져다 놓고, 진행요원분들한테 가서 집적거리고 차 쏟고... 날씨만 좀 더 시원했어도 데리고 밖에 나가버렸을거다 ㅠㅠ
순산요가
순산요가때에는 아빠가 나가실때 깜찍이를 좀 같이 내보내려고 했더니.. 안나간다고 또 소리를 질러서 계속 같이 있었다. 어차피 나는 만삭이라 요가하기에는 너무 힘들어서.. (굽히는 자세 아예 불개, 누으면 호흡곤란.. 이렇게 쓰고보니 가지가지하네 ㅋㅋ)엄마보고 요가 배우라고 하시고 설쳐대는 아기를 케어했다.
그러다가 그마저도 통제가 안되서 나중에는 그냥 밖에 데리고 나감..ㅜㅜ 진짜 식은땀 한바가지 흘렸다. 다른 참가자분들께 너무 죄송할따름…
밖에나가보니 마을을 살짝 산책하시고 돌아오신 아빠가 차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핸드폰으로 바둑을 두고 계셨다. ㅋㅋ 우리도 시원한 차안으로 들어가서 요가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차에서 오이며 파프리카, 삶은 달걀 등등을 먹였더니 애가 좀 조용해졌다.너 배가 고팠던거냐구. 요가 종료 후에는 숙박예정인 가야호텔로 이동했다.
가야호텔
가야호텔은 가야산 중에 위치해있었는데, 꽤 멀었다. 30분 정도 걸렸는데, 선석사-한개마을 구간보다 한개마을-가야호텔이 더 멀게 느껴졌다. 호텔도 작고, 일행 말고는 사람이 없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왠걸. 호텔의 규모는 생각보다 컸고, 그 큰 규모의 호텔 주차장은 만차였다. 가야산으로 여행오는 사람들이 많은 듯 했다.
오래된 호텔인데도 이정도 규모라니.. 예전에 사람들이 가야산으로 정말 많이 관광을 왔구나 싶었다. 막상 나는 처음..
호텔은 딱 옛날 스타일.. ㅎㅎ 말이 호텔이고 관광호텔 느낌이다. 그래도 돈 한푼 안내고 숙박하는게 어디냐며 엄마아빠는 좋아하심.. 맞는 말이긴 하다. ㅎㅎ 거실겸 침대가 있는 방 하나랑 또 다른 방이 하나 있었는데, 나중에 우리는 거실에 이불을 가지고 와서 다 같이 잠을 잤다. 옛날 생각나고 좋았다.
저녁은 호텔 1층 식당에서 버섯불고기전골을 먹었다. 태교여행 참가 멤버 외에도 다른 손님들도 많았다.
아가가 먹을 반찬이 마땅치 않아서.. 레트로트 하나 챙겨올껄 싶었다. 내가 너무 무심했어 ㅠㅠ 그래도 아기가 좋아하는 김과 브로콜리가 있어서 밥을 먹일 수 있었다. ㅎㅎ
이 외에도 꽤 많은 메뉴를 판매하고 있었다. 양식을 판매하고 있어서 의외였다.
저녁시간을 마지막으로 첫날의 일정이 끝이 났다. 아빠는 호텔에서 사우나를 즐기고 싶으셨는데(아빠는 예전에 회사 연수교육으로 몇 번 오신적이 있는 곳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예전에는 객실을 열쇠로 열었는데 지금은 카드키라고 신기해하심 ㅋㅋ), 사우나 입실시간이 오후 7시가 마지막이라(저녁식사가 6시 30분에 시작되었다) 시간이 맞지 않아 가시질 못했다. 대신 근처 산책을 즐기심.
근처에 맛있는 치킨이 있다는 것을 여행오기 전에 검색해서 알게 되었는데, 저녁 먹고 배가 너무 불러서 더 이상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뭔가 디저트도 먹고 싶었는데, 아침점심으로 빵을 먹어서 그 마저도 안 땡겼고, 과일을 가져오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ㅎㅎ
둘째날, 2024년 6월 2일 일요일
부지런한 아버지는 새벽 4시에 일어나서 등산까지 하고 오셨다. (우리 아빠지만 진짜 리스펙임 ㅎ ㄷ ㄷ) 나는 새벽 4시에 아빠 핸드폰 알람이 울릴때까지 잠들지 못해서(원래 잠자리 바뀌면 잘 못 자는 타입+ 내 기준에 더웠는데 엄마는 춥다고 하셔서 창문을 다 닫고 있어서 갑갑했다) 다음날 조금 피곤했다. 집에서 챙겨간 커피를 때려붓는 것으로 임시조치했다. (그러고 집까지 운전도 내가 함.. )
아침은 황태해장국. 아기는 미역국과 달걀말이, 소세지 햄. 아기에게는 어제 저녁보다 아침메뉴가 훨씬 좋았다. 달걀과 김을 냠냠 잘 먹은 우리아들.. ㅎㅎ
좀 먹더니 아기 의자에서 내려 달라고 하더니.. 혼자 돌아다니다가 자기 혼자 의자에 올라갈꺼라고 설치다가 뒤로 넘어지고.. 옆테이블 스탭분들 간떨어지게 만들고......... 하아... 한명도 이모양인데 둘은 어떻게 키우나 ㅠㅠ
야생화 식물원 탐방
식사를 한 후에는 짐을 정리하고 로비에 10시까지 모이기로 했다. 그 다음이자 이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가야호텔 맞은편에 있는 가야산야생화식물원 탐방이 있었다. 아빠가 예전에 오셨을때에는 입장료가 1,000원이 있었는데 지금은 무료라고 또 혼자 신기해하심.. ㅋㅋ
규모는 작았지만 이것저것 아기자기(?)하게 조성되어 있었다. 방문객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꽃차 전시회장 꽃차 향기가 좋아서 기념품으로 하나 사갈까 했는데 양 대비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아서 지갑을 열지 못했다...
가야산 역사신화공원
야생화식물원과 가야산역사신화공원을 연결하는 길이 조성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 길이 참 좋았다. 가야산 역사신화공원에 갔다가 다시 식물원으로 돌아오는데 날씨도 좋고(미세먼지가 1도 없는 하늘), 바람불고 선선해서 인상이 깊었다.
그리고 마무리. 마지막에는 선물이라고 성주참외로 만든 참외청과 잼도 주셨다. 아니 무료 여행 맞나요.. 프로그램도 나름 알차고 재미있었는데 마무리까지 좋았던 여행이었다. 많은 임산부들이 알게되어 다녀왔으면 좋겠다.
합천 해인사
일정이 끝난 뒤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워 근처에 있는 해인사에도 방문했다. 호텔에서는 차로 20분 거리에 있어서 방문하기 딱 좋았다.(우리만 이렇게 생각한게 아닌 것이, 해인사에서 성주 태교 여행에 참가하신 다른 부부를 만났기 때문이다 ㅋㅋ) 큰 사찰인만큼 방문객이 정말 많았다.
날씨가 정말 끝장나게 좋았다.
주차장에서 해인사까지는 꽤 걸어올라가야했다. 1km 정도인데.. 거리는 별로 되지 않는데 산길이라서 은근 빡셌다. ㅋㅋ 아빠가 아기 유모차를 밀어주셔서 편하게 올라갔지, 그게 아니었다면 중노동이 될뻔했다.
해인사는 법보종찰이라고 하는데, 팔만대장경판을 보관하고 있어서 라고 한다.
팔만대장경을 볼 수 있는 곳. 창틀사이로 볼 수 있다. 말로만 들었을때랑, 이렇게 보관하고 있는 곳의 규모를 보는 것이랑은 또 감회가 달랐다.
대웅전이 아닌 대적광전에서 부모님은 절을 하셨고, 불전함에 돈 넣는 것을 좋아하는 아들래미는 할머니의 지갑에서 돈을 강탈해서 몇번이고 돈을 넣었다. (몇 번 절에 따라 가더니 재미들린 듯..)
해인사는 화엄경을 중심 사상으로 창건되었는데, 그래서 석가모니 부처님 대신에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 부처님을 모시고 있다고 했다. '비로자나'는 산스크리트어인 바이로차나 Vairocana에서 온 말로서, 영원한 법 곧 진리를 상징 한다고 한다. (이렇게 방문한 김에 상식을 조금 늘려본다. ㅎㅎ)
금강산 아니 가야산도 식후경인가. 매점에서 율피빵과 연꿀빵을 구매해서 허기를 달랬다. 이것이 정말 신의 한수였던 것이.. 점심 식사를 하려고 찾아간 식당에 손님이 많아서(딱 점심시간이긴 했다) 40분은 기다려야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일요일이라 근처 식당은 다 똑같을 것 같아서 그냥 그대로 창원으로 달려와서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을 먹었다. (샤브샤브집가서 과식함 ㅋㅋ)
나는 왕복 운전+전날 잠을 거의 못잠으로 집에 와서 짐을 정리하고 씻자마자 잠이 들었다. ㅋㅋ 진짜 빡센 이틀이었지만, 부모님과 함께 출산 전 마지막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많은 임산부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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