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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09 EU

[유럽여행_2009/07/11] 5. 암스테르담, 풍차의 마을 잔세스칸스

by 여름햇살 2014.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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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서 암스테르담을 가는 방법은 세가지가 있다. 비행기, 기차, 그리고 버스. 그리고 편안한 정도를 따지면 비행기>기차>>넘사벽>>>버스라고 짐작이 된다. 짐작만 할 뿐이다. 난 버스 외에는 다른 이동수단을 타고 이동해 본 적은 없으니깐 말이다. -_-;; 1년 정도 먼저 배낭여행을 다녀온 친구가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그렇게 힘들지도 않다는 조언을 했었다. 그 조언만 철썩같이 믿고 돈을 아껴보고자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버스(우등버스 정도였으면 말도 안한다. 과장하지 않고, 우리나라 일반버스보다 앞뒤 간격이 좁았다.)를 타고 런던에서 암스테르담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지옥을 경험했다.



여하튼, 우여곡절끝에 도착하게 된 암스테르담. 날씨도 칙칙한 것이 나의 마음을 대변하기라도 한 걸까. 친구는 버스에서 내린 뒤에 역에서 바로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했다. 그 말에 신경이 더 날카로워졌었다. 다행히 소매치기는 당하지 않았다. 난 없어보이는 얼굴이라서 그런 걸까...-_-..다행이긴 한데 글 쓰다보니 뭔가 괜히 서운한 기분은 뭐지.



시크한 네덜란드 인의 모습들. 그나저나 난 왜 사진을 이따구로 찍어놨지? 정말 의미 없구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숙소는 역 근처의 어느 호스텔이었는데(100배 즐기기 가이드북에서 추천해준 곳이었다), 암스테르담 시내 지도를 너무 발로 그려놔서 숙소를 찾는데 1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나마 새벽에 도착해서 덜 시간을 낭비한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호스텔에 도착했더니, 12시에 체크인이 가능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식사는 할 수 있으니(유료) 하고 싶으면 하라고 한다. 숙소 찾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탓에 배가 고팠다. 식빵과 버터, 잼, 삶은 달걀과 커피 정도의 간단한 아침을 먹었다.


혼자 앉아서 먹고 있는데, 동양 남자 둘이 계속 쳐다 본다. 왜 그러지 하고 신경쓰지않고 처묵처묵 열심히 아침을 먹고 있는데 다가와서 말을 건다. 어디서 왔냐고 영어로 말을 건다. Korea라고 말을 했더니, 둘의 표정이 밝아진다. 자기들도 한국에서 왔다고 한다. 나보다 어린 동생들이었다. 둘은 내가 한국인으로 보여서 말을 걸었으며, 유럽배낭여행은 꽤나 위험하니깐 혼자 돌아 다니면 위험할테니 자기네들과 같이 다니자고 한다. 그래서 그들의 루트를 보았더니, 나와는 다른 일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 메일주소라도 알려 달라고 한다. 이것도 인연이면 한국에서 한 번 보자며. 그리고 그렇게 헤어졌다.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왔을때, 한 명으로부터 메일이 날아와서 홍대에서 만났던 적이 있었다. 그때 듣기로 내가 너무 세상물정모르는 표정으로 혼자 여행을 하고 있길래, 저 누나 뭔일 나겠구나 싶어서 같이 가자고 말을 걸었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조금 부끄럽다. 하긴, 첫 여행이었으니 당연히 잘 모르는 어리버리한 표정을 짓고 있었겠지. 그런데 여행지에서 한 번 만났을뿐, 같이 여행을 한게 아니라서 그런지 연락이 오래 가지는 못했다. 그렇게 첨이자 마지막 만남으로 끝이 났는데, 잘 지내고 있으려나?



식사를 하고 먼저 간 곳은 고흐 박물관. 어리버리를 하는 도중에 만난 두 명. 서로가 서로에게 이 길이 고흐 박물관이 맞냐고 물어보는 상황. 다행히 맞는 방향이었다.



벌써부터 대기줄이 장난 아닌 고흐 박물관. 고흐의 인기는 장난이 없구나. 그리고 실제로 보게 된 그의 작품들. 사실 암스테르담의 그 어떤 관광명소보다, 그의 해바라기 작품이 내게 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물관 구경이 끝난 뒤에는 12시까지 살짝 시내 구경을 하며 돌아다녔다. 그 유명한 I amsterdam에서 기념 사진도 찍고. 전날 아침에 씻은 이후 만 24시간이 넘도록 씻지 못하고 있어서 실제로는 매우 찝찝했지만, 그래도 사진에는 표정이 밝구만. ㅋㅋㅋㅋㅋ




또 다른 박물관의 구경도 하고.




길거리 구경도 하며 12시가 되기만을 기다렸다.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꽃시장. 신기하고 예쁜 꽃들이 참 많았다. 사실 꽃 시장자체가 처음이라 더 인상이 깊었던 것 같다. 뭐든지 처음은 항상 강렬한 이미지로 남는다.



그 외에 안네의 박물관 등등도 갔었던 것 같은데.. 정확하게 어딜 쏘다녔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_-;; 이래서 사람은 기록을 해 두어야 한다.




암스테르담은 매우 작아서 도보로 다 구경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난 트램이 너무 타보고 싶어서 트램을 타고 돌아다녔지.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체크 인 후, 샤워를 즐기고 짐을 정리했다. 여자 4명이 쓰는 방을 배정받았는데, 짐은 방에 있는데 숙소를 떠날때까지 룸메이트들의 얼굴을 구경하지 못했다. 다들 암스테르담에서 핫한 밤을 보낸 것일까. 


숙소를 나선 내가 간 곳은 풍차의 마을로 유명한 잔세스칸스. 암스테르담에서 열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역에서 관광지까지는 도보로 좀 걸어가야 하는데, 집들이 너무 예뻐서 감동을 받았다. 소비에트 시대에나 지었을 것 같은 우리나라의 주택과는 차원이 다른 집들. 




실컷 걸어 갔더니 배를 타고 가야 된다고 한다. 배에서 할 일 없어서 셀카. 아까와의 사진과 다르게 그래도 멀끔한 모습이다. ㅋㅋ




그리고 동화속 마을처럼 아기자기한 잔세스칸스에 도착. 



기념 사진도 한방 찍고.





동네가 참 예뻐서, 구경하는 내내 함박웃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사진기만 들이대면 얼음이 되는 나인데, 잔세스칸스의 발랄한 분위기 때문인지 내 표정도 함께 발랄하다.(내눈에는..)



슝슝 돌아가고 있는 풍차들.



평화로운 풍경. 이런 곳에서 살면 무슨 근심걱정이 있으랴.



방목되고 있는 젖소들도 훌륭한 피사체가 된다.




짧아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즐거운 구경을 마치고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운동화가 아닌 슬리퍼를 신고 오래 걸었더니 발이 퉁퉁 부었다.





오타쿠들이 정모라도 한 날일까. 히어로 복장을 한 사람들이 광장에 많이 있었다. 구경하면서 돌아다니는데, 눈웃음이 예술적인 잘생긴 아저씨가 와서 말을 건넨다. 혼자 여행왔느냐, 어딜 가느냐, 너무 예뻐서 한눈에 반했다,(이말에 혹해서 장기 털릴뻔) 등등의 말을 늘어 놓으며 졸졸 쫓아온다. 암스테르담은 범죄자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인지 그런 말이 시력은 좋은 편이냐, 신장은 두개 모두 건강하냐로 들려서 대꾸도 하지 않고 냅다 뛰었다. -_-;;



그리고 숙소 근처에 있는 치즈가게에서 산 빵. 빵에 치즈를 잔뜩 올려놓고 그 위에 양파, 그리고 또 치즈를 올려 놓은 음식이었는데 솔직히 좀 느끼한 편이었다. 음식점 외관이 너무 좋아보여서(한 100년동안 치즈만 만들고 팔아온 장인이 운영하는 가게처럼 보였었다.) 샀다가 사기 당한 기분이었다. 



피곤해서 혼자 벤치에 앉아 있는데 어떤 흑인이 와서 말을 건다. 여담으로 이때 여행 내내 느낀 것이지만, 여자 혼자 돌아다니면 참 많은 남자들이 말을 건다. 좀 귀찮을때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이 몸집 작은 아시아 여성(난 한 덩치 한 편이지만, 그들의 기준에는 작은 것이니깐..-_-..) 혼자 낑낑 대며 캐리어를 끄는 것이 불쌍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그런 것 같았다. 


여하튼, 흑형이 와서 혼자 왔느냐 어딜 봤느냐 등등의 질문을 하면서, 암스테르담은 마약이 합법이니 한 번 해보고 가라며 쿨하게 이야기 한다. 그 말에 살짝 솔깃-_- 했지만, 담배도 하지 않아서 그렇게까지 관심이 가지는 않았다. 그리고 암스테르담은 밤문화가 유명하니깐 꼭 오늘 밤에 클럽을 가서 놀라며 강력 추천을 한다. 그 말에 또 솔깃-_-했지만, 사실 전날 버스를 타고 넘어와서 몸이 너무 피곤했다. 그냥 오늘은 숙소에서 쉴꺼라고 했더니 아쉬운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자기랑 기념사진을 찍자며 나의 카메라를 가르킨다.



그리고 두려움에 떨면서 찍은 사진 한 컷. 갑자기 내 얼굴을 자신의 얼굴에 붙이길래 움찔하며 셔터를 눌렀다. 경직된 표정이 역력히 드러나는 사진. ㅋㅋㅋ 찍고 나니 참 재밌다. 


화려한 암스테르담의 밤을 즐기지는 못했지만, 하이네켄으로 하루의 마무리를 하는 것은 잊지 않는 센스를 발휘하여 맥주를 한 잔 마시고 잤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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