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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불친절한 감상자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by 여름햇살 2019.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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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오라버니 한 분의 인생영화가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것을 듣고 이 것을 보기로 결심했다. 나는 애니메이션 영화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그 이유는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훈적인 권선징악의 내용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생각은 나의 고정관념이란 것을 최근에 깨달았지만, 그 전에는 내가 어릴적 보던 디즈니 시리즈의 그 묘하게 거슬리는 줄거리가 싫어했다. 

 

 여하튼, 요놈을 스마트폰 넷플릭스 어플에 저장해 놓고 이번 명절 연휴때 내려가면서 보았는데.. 영화 중간중간에 폭풍눙물과 마지막에는 오열(!)했다. 아니 드래곤 길들이기라는 유치찬란한 제목의 이 애니메이션이 이런 내용이었어? 



드래곤 길들이기는 바이킹들이 사는 버크섬의 이야기이다. 버크섬의 골칫거리는 바이킹들이 살아가는데 우호적이지 않은 지형이나 날씨가 아닌 그들을 공격하는 드래곤이다. 생존을 위해 그들과 투쟁을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바이킹들 속에서 주인공 히컵은 드래곤과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그것은 드래곤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었다. 꼬리날개를 잃어 날지 못하게 되는 (졸귀)투슬리스를 보살피며, 공포의 존재였던 드래곤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들을 알아가게 된 것이다. 그리고 결국 드래곤들이 바이킹들을 공격했던 이유를 깨닫고, 둘 관계에 평화를 가져다 줄 수 있는 모험을 시작한다. 그리고 모험이 끝난 후, (졸귀)투슬리스처럼 왼쪽 다리 하나를 잃는다.


 드래곤과 바이킹의 이야기로 은유되어 있지만 이 것은 사실 인간과 동물에 관한 이야기다. 바이킹들이 드래곤을 바라보는 관점과 히컵이 드래곤을 바라보는 관점은 동물을 인간을 위한 정복대상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동물과 인간이 공생관계로 바라보는 관점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의 감독은 동물을 위해서도 그리고 인간을 위해서도 후자의 관점으로 바라보기를 히컵의 모험을 빌어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감동을 안겨다준다. 인간보다도 강해보였던 드래곤도 사실 다른 입장에서는 약자가 된다. 힘의 논리로만 따지고 든다면 우리는 결국 어느 순간에서는 약자가 된다. 관계를 힘이 아닌 사랑으로 정의 내리면 나의 약점은 더 이상 공격받는 지점이 아니게 된다. 나의 약점은 상대방이 그리고 상대방의 약점은 내가 보완하게 된다. 그렇게 내가 아닌 우리가 되는 경험으로 감정도 인생도 그리고 사회가 풍성해지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생각해본다. 식용을 목적으로 키워지는 동물들은, 그들의 역사상 개체수로 따진다면 지금이 가장 번성한 시기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어떠한가? 생존의 의미는 사라진지 오래이다. 그들에게 지능이라는 힘의 논리를 내세우는 인간과 그와 반대로 동물에게 인간과 같은 감정을 부여하고 감정을 나누는 인간을 생각해본다. 전자의 사람들이 만든 사회는, 그들이 약자에게 힘의 논리를 휘둘렀던 것처럼 그들도 힘의 논리라는 이름하에 굴복하게 되는 일이 당연시 될 것이다. 그리고 후자의 사람들이 만든 사회는 행여 그들이 약자가 되더라도 서로가 서로의 다리가 되고 날개가 되어 함께 나아가는 사회가 될 것이다. (졸귀)투슬리스는 관객에게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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