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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요즘 답답한 마음도 들었고, 장기간의 백수 생활로 인해 지루함을 느끼던 차였다.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 하다가 이 책의 제목을 발견하게 되었고, 보는 순간 '그래, 재미있어지려면 뭐라도 해야지'라는 마음이 들었고, 평상시 잘 안하는 서평이벤트를 신청했다. 그리고 무난히(?) 당첨! 신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집으로 책이 배송이 되어 왔다. 이것만으로도 뭔가 삶이 재미있는 기분이었다. 역시 사람은 뭐라도 해야 재밌다. 다시 말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재미있을 일이 아무것도 없다.
책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 수녀 생활을 한 캐롤 재코우스키 수녀가 쓴 글이다. 아니 글이라기보다는 대학에서 강연한 원고이다. 그리고 그 밑에 쓰여진 문구를 보면 이 수녀님은 참 유쾌하다는 생각을 했다.
죽기 전의 마지막 강의라고 생각하고 고별사를 해달라는 부탁이었는데, 당시 학생처장이던 내게 그런 요청을 한 이유는 단 하나, 다음 날 내가 죽기를 바라서일거라고 짐작되었다.(P10)
이 문장만 봐도 독특하고 유쾌한 사람임을 알수 있다. 그렇다. 사실 이 책에는 재미있는 삶을 위한 특별한 비방 같은 것이 있지는 않다. 감흥없는 누군가가보면 별것 없는 이야기구나 할 정도로 심심하다. 그럼 이 책의 매력은 무엇이냐, 이다지도 유쾌한 수녀님의 인생 태도이다. 현대인의 삶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에 잠들때까지 "돈"과 관계가 있다.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을 "돈을 버는데" 쓰거나 "돈을 쓰는데" 쓰는 것이다. 전자를 하지 않으면 삶이 무가치하다고 생각하고 후자를 하지 않으면 삶이 재미없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진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그 통찰력에서 매일의 의미를 찾으며 살아가면 된다. 그런 방법을 위해 캐롤 수녀는 글쓰기 라던지 한동안 혼자 살기라든지 등등의 자신이 사용해본 팁을 알려 준다. 하지만 그녀가 제안하는 것이 스스로와 맞지 않다면 자기만의 특별한 것을 해도 무방할 것이다.
캐롤 수녀의 말에 긍정할 수 밖에 없는 지점은 그녀가 우리가 처한 조건으로 삶을 행복과 불행으로 나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는 우리가 불행하게 혹은 지루한 일상을 보낸다면 그 것은 스스로의 잘못이라고 여긴다. 이 것은 비난하고자 함이 아니라, 원인이 스스로에게 있으니 즐거운 삶을 위해서는 지금 당장 삶에 대한 태도를 바꿔 즉각적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메세지를 주는 것이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온 수녀님이 살짝 알려주는 행복한 삶을 위한 팁은, 종교적인 생활을 하고 있지 않는 메마른 현대인을 위한 색다른 조언처럼 느껴져서 기분이 좋다.
책 내용 중 공감이 가는 구절이 있었다.
딱 좋은 방법은 혼자 있을 때는 자기를 생각하고, 남들과 있을 때는 그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타인의 삶과 일에 관심을 표현하면 흥미롭고 좋은 말벗으로 호평을 받게 된다.(P22)
생각해보면 항상 남들과 있을 때에는 내 이야기를 하고 그들과 헤어지고 집에 와서는 항상 그들의 말이라던지 행동에 대해곱씹었던 것이 생각났다. 아이러니한 것은 남들과 같이 있는 시간보다 나 혼자 있는 시간이 더 많다. 즉 내 인생을 남에 대해 생각하는데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요상한(?) 태도로 내 삶이 온전히 내것이 아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또한 요즘의 나는 나, 그러니깐 현재의 집중한다기보다 나를 둘러싼 조건에 집착하고 있었다. 그것들이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에 정신과 에너지를 쓰다보니 나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은 거의 갖지를 못했다. 이제와서 돌이켜보니 문제가 있어서 힘들었던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시간이 없었기 때문임을 깨닫는다. 하루가 바쁘고 정신없고 신경쓸일이 많더라도, 그럴수록 더욱 나를 위한 시간을 할애해야지.
오늘 하루는 온전히 나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보자 다짐해본다.
과오는 인간에게만 있다.인간에게 있어서 과오는 자기 자신이나 타인, 사물에올바른 관계를 찾아내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과오나 허물은 일식이나 월식과 같아서평소에도 그 모습을 나태내고 있으나 보이지 않다가,비로소 그것을 보이면모두가 하나의 신비한 현상으로 보게 된다.-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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