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여행] 4. 자판기 커피의 운치, 안목 커피 해변

난 강릉이 커피로 유명한줄은 꿈에도 몰랐다. 몇년 전 블로그 이웃분이 틈만나면 강릉으로 쪼르르 달려가서 커피를 마시길래 뭐지? 하고 찾아봤더니 강릉이 커피로 힙한 도시인걸 전 국민이 다 알고 있었는데 나만 모르고 있었다. 그 뒤로 언제 한 번 강릉가서 바다를 보며 향긋한 커피를 마시고 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왔다. 그리고 그 유명한 강릉 카페 거리를 검색해 봤더니, 안목 해변가에 바다를 따라 늘어 서 있는 팬시한 카페들이 인기가 많은 듯 했다. 그런데 조금 더 찾아보니 이 곳이 커피로 유명한 이유는 원래 카페들이 있던 자리에 자판기 커피들이 주우욱 늘어서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전부다 똑같아 보이는 그저 그런 카페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는데, 잘됐다 하며 나는 안목 해변에서 바다를 보며 자판기 커피를 마시고 와야지 라고 결심했다! :-)

버스정류장에 내리자마자 발견한 자판기. 

낭만적인 빨간색 공중전화박스. 안목 해변 아주 마음에 드는구만~ 

사람들이 얼마나 어지간하게 굴었으면 이렇게 경고문구가...... 

강릉에 와서 처음 본 바다. 이야아~~ 바다다 바다~~!! 신나서 모래사장을 뛰어 다니려다가 운동화 안에 자꾸 모래가 들어와서 포기했다.  분위기 잡기(?)에는 난관이 많구먼.

주욱 늘어서 있는 카페. 프랜차이즈 카페도 종류별로 모두 입점해 있었는데, 이 곳까지 와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갈 이유가 있나 라는 생각을 했는데 일반 카페에 사람들이 빼곡히 있는 것을 보고 그 자리에서 이해했다. 추운날 대기 하느니 실내에서 따뜻하게 몸 녹이는게 낫지 암암.

내가 본 스타벅스 중 가장 초라한(?) 건물에 있는 지점. 

어느 분들이 이런 짓을..  해변 중간중간에 쓰레기통이 얼마나 많은데..

귀여운 갈매기들. 나는 갈매기를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멍청하게(?) 생긴 외모에 있다. 뭔가 어리숙하게 느껴지는데, 그 모습이 너무 귀엽다. 

네~ 거리 커피 한 잔 주세요~

이게 얼마만에 마시는 자판기 커피인지. 몇십년만인 것 같은데...?? 고등학생때 도서관에 있는 자판기에서 한두잔씩(나는 율무차가 그렇게나 맛있더라)을 빼먹고 했었는데 말이지..

막상 한 잔 빼먹으려니 전부 만원짜리라(이천원을 강릉 버스 터미널에 짐을 맡기는데 사용했다..) 편의점에가서 껌을 하나 사왔다.

다시 와서 뭘 먹을까 고르다가 역시 기본이지 하고 밀크 커피를 골랐다. 가만 보니 자판기에서 커피를 빼먹는 사람은 나를 제외하고는 모두 택시 기사님들 뿐이었다. 뭐가 아재스럽고 현지인스럽고 아주 좋구먼.

ㅋ ㅑ 역시 지방에서 이런 포스터를 안 보면 섭하지.

본연의 둘둘둘(???)의 달달한 맛이 잘 느껴지는 훌륭한 커피였다. 커피를 홀짝이며 바람이 불어 쌀싸하게 느껴지는 해변가를 다시 거닐었다. 기분 좋은 방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