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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9 Korea

[강릉여행] 8. 처음 가보는 강릉, 단지 바다를 보러

by 여름햇살 2019.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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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7


수영 강사님의 마지막날 인사를 하기 위해 수영은 절대 빠지지 않으려고 했건만, 아침에 일어나보니 일곱시였다. 알람을 확인해보니 분명 알람 설정도 되어 있었는데, 끄고 잔 기억은 아무래도 없다. 허허, 이렇게 또 메멘토를 찍는구먼. 일어나 부엍으로가 전날 먹고 남은 치킨과 딸기를 먹었다. 원래 이 날은 남자친구랑 강릉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하기로 한날이었다. 그런데 바로 전날 내가 취소를 했다. 2월 마지막주가 계속 바빴던 남자친구인데, 내가 강릉에 간다고 하니 굳이 수요일에 (화, 목은 1년 중 가장 바쁜 행사가 있으신 날이었다) 휴가를 쓰시고 따라 오겠다고 한 것이다. 하도 간다고 우겨대서 처음에는 알겠다고 했지만, 일이 흘러가는 꼴을 보니 갔다가는 짤리겠구나 싶어서 바로 전날 다음에 가자고 했다. 평상시의 땡강력으로는 굳이 가겠다고 우겨대었을 분인데, 바쁘긴 바빴는지 알겠다고 했다.(그리고 이것은 정말 훌륭한 결정이었으니~ 수요일에 출근 안했으면 큰일날뻔했더랬지) 


그런데 바다는 보고 싶었다. 강릉도 바다를 보고 싶은데 제주도는 멀기 때문에 정한 여행지였다. FTE 0.5 근무로 주 3일만 일하고 있는 옛 동료에게 혹시 오늘 출근하는 날이냐며 연락을 했다. 집이 인천 청라 쪽이라, 나만 인천으로 숑숑 날아가면 간만에 얼굴도 보고 바다도 함께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아쉽게도 출근날이었고, 바다가 보고 싶으면 인천 흙탕물이 아니라 동해를 가야 한다고 허파에 바람을 살랑 살랑 넣어 주셨다. 그래서 아무 생각하지 않고 후다닥 짐을 싸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최대한 가볍게 짐을 싸려고 노력했는데도 한약 무게 때문에 은근 무게가 있었다. 게스트하우스는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예매했다. 세상 좋구나.

버스터미널에는 내가 좋아하는 과자 웨이퍼롤(화이트)를 판매하는 노브랜드가 있어서 들렀다. (평상시에 그 과자를 먹지는 않는데 고터에만 오면 꼭 그걸 산다) 딴 건 또 뭐 없나 하고 둘러보다가 발견한 요놈. 맛은 그냥 쏘쏘. 오물오물 먹으며 버스여행을 즐겼다.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왔는데, 버스 안이라 작게 말했더니 자다 일어나 받은 줄 알고 있었다. 나 강릉 가는 버스 안인데? 라고 했더니 결국 갔냐며 잘 다녀 오라고 말을 해주었다. 

처음 와본 횡성휴게소. 이중섭화가 기념화장실. 제주에 가고팠는데, 이중섭화가만은 만났군요.

휴게소에서는 당연히 소떡소떡. 갓 튀긴거라 정말 맛있었다. 나는 소떡소떡 열풍이 불기 전부터 휴게소에 오면 소떡소떡을 즐겨먹었는데, 대학생 시절 명동을 돌아다니다 소떡소떡을 한 번먹고 그 맛에 깜짝놀라(!) 그 이후로 소떡소떡 매니아가 되었기 때문이다. 명동에서 팔았던것은 소세지 색깔이 초록색도 있는 등 다채로운(?) 색감이라 더 먹는 맛이 있다. (그런데 명동은 물가가 너무 비싸..)


강릉 여행은 버스탑승부터 놀랐으니, 만석이었던 버스는 나를 제외하고는 탑승객 전원이 모두 20대였다. 더 놀랐던 것은 강릉고속버스터미널에 내렸을 때였다. 생각보다 관광객이 너무 많았고, 그 관광객들이 90% 이상이 20대들이었다. 와우, 강릉은 젊은이들의 관광명소였구만. 강릉에 처음 와본 촌놈은 그저 놀랄 뿐이고..


관광안낸소에 들러 지도를 얻으면서 물품보관소의 위치를 문의했다. 시외버스터미널쪽에 건어물 가게안에 있다고 안내 받아 갔더니, 건어물 가게의 아저씨께서 본인의 가게 내부에 공간을 마련하여 물품을 보관해주고 계셨다. 단돈 2000원으로 짐가방을 맡기고 홀가분하게 강릉 시내 여행에 나섰다. 일단은 첫 시작은 카페인 충전.

2019/03/02 - [Siesta/2019 Korea] - [강릉여행] 1. 테라로사 임당점

커피를 마신 뒤에는 강릉향교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바람은 불었지만 날씨가 포근해서 걷고 싶었던 날씨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울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하늘이 맑았다. 아니 도대체 서울은 왜 그런걸까......

오뚜기 아파트!!!! 너무 깜찍한 것 아닙니까.


2019/03/03 - [Siesta/2019 Korea] - [강릉여행] 3. 강릉 향교


버스터미널마다 그려져 있는 수호랑과 반다비들. 너무 귀엽다. 강릉 시내 전체가 귀엽게 느껴졌다. 


하루의 마지막은 순두부마을.


2019/03/02 - [Siesta/2019 Korea] - [강릉여행] 2. 초당순두부마을 농촌순두부


순두부 마을에서 내가 예약한 게스트 하우스가 가까워서 소화 시킬겸 걸어서 가기로 했다. 


시내 중심가와 떨어져 있고 해변가까이에서 그런지 이렇게 모두 논과 밭이었는데, 거름 냄새를 맡으며 시골길을 걷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내가 2틀간 머무른 노아 게스트 하우스. 파티가 없는 게스트하우스를 찾다가 발견했다. 강릉에 있는 대부분의 게스트 하우스에서는 저녁마다 파티가 있는 듯 했는데, 시끌벅적한 것이 싫어서 굳이 이 곳으로 찾아왔다. 그래서인지 파티가 있어서 20대층이 많이 가는 게스트 하우스 보다는 좀 올드한 느낌이 강한데, 어차피 잠만 자서 그 것이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


이 게스트하우스의 최고 장점은 5층 라운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도미토리는 좁아서 잠을 잘 때 외에는 계속 이 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보아하니 나같이 나이가 좀 있는 30대의 혼자 여행온 사람들이 이 곳에 많이 묶는 것 같았고, 나이가 어림에도 파티를 싫어하는 20대 들이 간간히 보였다. 


이런 곳이 있는 줄 알았다면 과자라도 사왔을텐데. 간식거리가 없어서 한약(?)으로 떼웠다. 다음날 저녁에는 나도 꼭 과자사와서 먹어야지 하며 결심했던 저녁이었다. 잠자리가 낯설면 밤에 잠을 자지 못해서 한참을 뒤척이며 새벽 2시가 넘어서 잠이 들었다. 잠이 오지 않아 간만에 스마트폰에 게임을 설치했는데,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골드를 얻기 위해 카톡으로 메세지를 보냈더니 친구가 강릉까지 가서 게임을 하는 것이냐고 메세지가 왔다. 크흠...  그러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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