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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9 Korea

[강릉여행] 6.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by 여름햇살 2019.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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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와 본 보헤미안 박이추 커피공장. 대중교통으로 이용하자니 머무르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2시간이 소요되길래(환승 및 도보 이동), 택시를 탔다. 15분이면 갈 수 있었고 요금은 10,000원 정도 나왔다. 택시비는 서울보다 강릉이 조금 더 비싼 것 같았다. 네이버에 찾아본 콜택시 번호 중 없는 번호(?!)도 있었는데, 1588-8324 로 걸었더니 거의 바로 택시가 와서 너무 편히 갔다. 돌아 올때도 이용했는데 이미 택시가 커피공장안에 있어서 대기도 없이(되려 아저씨가 날 기다리심..) 바로 갔다. 

바리스타 1세대 박이추 선생님이 매일같이 출근하신다는 그 곳이다. 내가 방문했던 날짜가 3월 1일이라 혹시 휴일이라 영업을 하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고 운영시간을 찾아 봤는데, 평일에는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휴일에는 오전 8시에 문을 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휴일에 방문객들이 더 많이 몰리기 때문이라.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매일같이 출근하신다는 말에 감동받았다. 10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도착했는데 이미 주차장은 만원었고, 가게 대기실뿐만 아니라 바깥 테라스 자리에도 사람이 한가득, 거기에 주변 해변가나 커피 공장을 돌아보고 다니는 사람도 어마무지했다. 

10시 15분에 대기 번호 45번. 그리고 내 앞에는 24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대기하고 있다가 전광판에 해당 번호가 뜨면 번호표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안내 받고 커피를 주문할 수 있는 시스템이었다. 

원두와 커피 용품이 한 가득. 컵이 예쁘면 기념으로 하나 사가야지 했는데 인터넷 쇼핑몰에도 판매 + 딱히 내 스타일은 아니라 구매하지 않았다. 

화장실에 있던 화분인데, 햇빛도 안드는데 어떻게 이렇게 잘 자랐지 신기해하며 찍었다. 아마 밖에서 잘 키운놈이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겠지?

화장실도 다녀오고 카페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대기실로 왔더니 22번이 울렸다. 이래가지고서는 가게 문닫을때까지 못 먹는게 아닐까 싶었다. 

엔터프라이즈 커피그라인더..! 

다시 돌아다니며 카페 구경. 카페 건물 뒤에 어마무지하게 큰 로스터가 있는 건물이 있는데, 안에 들어가볼 수는 없어도 요렇게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서 구경은 할 수 있다. 

강릉시내에는 강릉 커피빵을 파는 곳이 참 많다. 그리고 광고판도 참 많다. 제주 감귤 초콜렛 광고 수준이라 사실 성가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것을 보고 강릉커피빵의 앙금이 이 곳에서 로스팅된 커피가 사용된 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걸보자 맛이 괜찮나? 싶어서 결국 16개 들이로 구매했다. 

10시 45분까지 기다렸지만 27번임을 확인하고 과감하게 점심을 먹으러 갔다. 점심을 먹고 왔음에도 대기 번호가 37번 인 것을 보고 역시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커피 공장 근처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을 상대로 떡볶이를 만들어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착석. 핸드드립의 가격대가 좀 있지만 이 걸 마시러 온 것 아니겠는가! 첫 잔은 바로 파나마 게이샤를 주문했다. 판매할수록 손해라는 문구가 있어서 궁금했기 때문이다. 

대기하면서 일(!) 하고 계시는 박이추 선생님을 뵈었었는데, 요일과 상관없이도 매장에 계시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대신 로스팅 관련 업무를 하셨지 커피를 내리고 계시지는 않았다. 담에는 선생님이 내려 주시는 커피도 마셔보고 싶단 생각을 했다. 

2층은 예상외로 한산했다. 비어 있는 테이블도 많았다. 사람이 이렇게 많이 대기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자리를 비워둔거야? 라고 생각했는데 조금만 관찰해보니 알 수 있었다. 핸드드립 커피는 시간이 많이 걸림 + 대기자들이 끝없이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고 있어서 매장은 엄청 바빴던 것이다. 사람은 앉을 수 있더라도 주문을 받을 수가 없으니 굳이 2층으로 손님들을 부르지 않는 것이었다. 대기자가 아닌 2층에 올라온 사람으로써는 2층이 전반적으로 한산해서 너무 좋았다. 여행지에 와서 운치 있는 카페에 온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이 번 여행에서 함께 한 책. 강릉과 잘 어울렸다.

그리고 나온 파나마 게이샤. 독특하다. 설명처럼 tea에 가까운 맛이다. 홍차와 커피의 중간 지점에 있는 기분인데, 다즐링을 처음 마셨을때가 생각이 났다. 다즐링도 홍차 치고는 굉장히 독특한 풍미가 있는데, 요것도 커피 같기도 하고 홍차 같기도 한 것이 독특한 원두였다. 일부러 다 식은 다음에도 마셨는데, 다 식고 나면 진짜 커피가 아니라 상큼한 홍차 같은 맛이 난다. 다음에 오더라도 나는 요 걸 마실테다. 

함께 먹은 커피빵. 처음 먹어봤는데 깜짝 놀랬다. 이거 왜이렇게 맛있는 것인가. 커피랑 먹으면 그 풍미가 더 살아난다. 집에가서 인터넷으로 주문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오 놀라운 맛이다. (어째 커피보다 커피빵에 더 감탄한 기분)

10시 15분에 왔는데 11시 45분에 주문하게 된... 다음에는 8시 문열면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괜히 게스트하우스에서 밍기적거렸다...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밍기적 거리다 그냥 가기 아쉬워서 한 잔 더 주문했다. 그 다음 커피는 고흐가 사랑했다는 예멘 모카 마타리. 담배잎을 씹어 본 적이 없지만 담배잎을 씹으면 이런 맛이 아닐까 라며 상상하며 마신 커피였다. 묵직하고 쌉싸름한 맛이 나는데, 식으면 산미 맛이 더 많이 느껴진다. 예전에 황교익씨가 맛은 이야기로 느낀다고 한 것을 들은 적이있다. (그가 말해준 이야기와 예를 들자면 너무 내용이 길어서 결론만 말한다) 그래서인지 반 고흐가 즐겨 마셨다는 그 멘트 하나로 이 커피를 마실때 더 집중해서 음미하고 더 공을 들여서 이 맛이 더 독특하게 느껴진 것 같다. 비엔나 커피도 마셔보고 싶었지만, 2시간동안 3잔을 마실수는 없어서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자리에 일어섰다.


이 곳에 다시 오기 위해서라도 강릉에 다시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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