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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2019 Korea

연휴는 부모님과

by 여름햇살 2019.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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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에는 부모님이 서울로 올라오셨다. 약국 개국을 했으니 그래도 한 번 방문하시려는 이유가 9할이요, 나머지 1할은 간만의 서울 구경이었다. 서울에는 몇번 올라오셔서 왠만한 투어리스트 스팟은 다 둘러보셔서 이번에는 어딜 가고 싶으시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장소로 명동성당과 조계사를 꼽으셨다. 그리하여 서울에 올라오시자마자 방문한 곳은 명동. 그리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명동칼국수에서 점심을 먹었다. 점수따겠다며 차를 끌고 나온 남자친구님도 함께.. ㅋㅋ

명동칼국수. 


대학생때 친구들과 명동으로 놀러나올 때에 종종 들렀던 곳이다. 명동에는 아는 음식점이 없고, 맛있으면 유명하고 유명하면 끝도 없이 기다려야 해서 만만한 이 곳으로 왔는데.. 이 곳도 전혀 만만하지는 않았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임에도 대기시간이 어마무지했던 것이다. ​그래도 면이라는 특성때문에 얼마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여전히 말도 안되게 강한 마늘맛이 잔뜩 나는 김치. ㅋㅋㅋ 장금이 엄마는 육수를 먹어보시더니 닭육수라고 하신다. 나갈때 보니 아니나 다를까 닭육수.. 그런건 도대체 어떻게 아는겁니까요. 

​그리고 간만에 온 명동성당. 아빠가 처음 방문인 것은 당연한데, 서울 태생인 나의 남자친구는 왜 명동성당이 처음인거죠.......??? 나니....??

​조계사도 간만에 방문. 곧 부처님오신날이 다가와서 그런지 인파가 어마어마했다.


(부처님 오신 날에 부처님께 가서 깨달음에 대해 물어보라고 숙제 내주셨는데.. 지금이라도 절에 가야 되는 걸까 잠시 생각...)

구경하다가 지쳐 인사동의 오설록에서 잠시 쉬어가는 티타임을 가졌다. 차가운 것을 잘 먹지 못하시는 엄마만 따뜻한 차를 고를 정도로 날씨는 더운 편이었지만, 그래도 걸어다니기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종로에서 벌어지는 퍼레이드. 태극기부대들의 행렬에 어이 없어졌던 나의 감정이, 경쾌한 요 퍼레이드로 기분이 좋아졌다.​

​저녁은 나의 집 근처에서 거나한 해물뼈찜. 이 곳에서는 뼈해장국만 먹어보았는데, 요 해물뼈찜도 맛있었다. 역시 한가지 메뉴가 맛있는 곳은 다른 곳도 왠만하면 맛있다는 진리를 다시 체험한다. 아빠가 차를 사준다고 해도 15년째 면허를 따지 않고 있는 나란 인간 때문에 각종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서울 나들이를 해야했지만, 그래도 첫 날은 남자친구 덕분에 편히 이동했다. ٩(✿∂‿∂✿)۶  


그리고 5월 5일 일요일. 아침 식사전 집 뒤에 있는 관음사로 산책을 갔다. 엄마는 나의 집이 본가보다 조용하고 (본가의 아파트 단지 앞으로 도로가 하나 있어서 차가 지나다니는 소리가 난다) 집 뒤에 절도 있어서 너모너모 좋다고 하셨다. 희희, 나도 지금 살고 있는 우리집의 위치와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든다.

​관음사 산책 중에 만난 꽃나무. 나뭇잎은 하나도 없이 붉은 꽃들만 가득한 신기한 나무였다. 줌을 있는 힘껏 하는 바람에 화질이 좋지 않군... ㅜㅜ


어딜 방문하고 싶냐는 나의 질문에 부모님은 딱히 가고 싶으신 곳이 없었고, 나는 뜬금없는 장소인 서대문형무소를 선택했다. 예전에 방문시에 볼거리가 은근 많고,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산책하기 좋았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부모님이 만족하셔서 기분 좋은 방문이었다. 후훗 나의 초이스란. 


홍대가 근처라고 하니 홍대를 구경하고 싶으시다는 부모님을 뫼시고 홍대로 총총 이동했다. 홍대 구경전 연남동 향미에 들러서 맛난 점심도 먹었다.

​까탈스런 장금이 어무이가 맛있다고 인정한 멘보샤. 향미의 멘보샤는 정말이지 죽음이다.

​우육탕면! ٩(*ゝڡゝ๑)۶♥ 

​어향가지볶음밥. 가지 볶음이 진짜 예술이다.

소룡포. 한국의 딘타이펑 소룡포보다 갠적으로 이 곳이 더 낫다. 


식사 후 부모님은 어마무지한 홍대의 인파에 깜짝 놀라셨고, 우리는 집으로 총총총 돌아와 휴식을 가졌다. 사실 나만 휴식을 가지고 부모님은 전혀 피곤해하지 않으셨... 막강한 체력을 가진 부모님에서 어째 저질 체력의 내가 탄생했을꼬...


​엄마가 저녁으로 만들어준 부추전. ㅋ ㅑ 장수막걸리오 함께 먹으니 아주 예술이었다.

부추 사러 나갔다가 어무이가 닭강정을 좋아하셨던 것이 기억 나 중사이즈로 하나 사왔다. 간만에 먹으니 맛난 닭강정. 


그리고 저녁에는 부모님이 가보고 싶다던 롯데타워 전망대로 향했다. 아마도 부모님이 아니었으면 내 평생 가볼일이 없었을 곳으로, 이번 기회에 잘 구경(?)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망대 입장료가 은근 비싼데 네이버에서 사면 조금 할인이 되어 1인당 21,000원에 입장할 수 있었다. ​


바닥이 유리로 된 곳은 정말 오금을 지릴 지경이다. ㅎ ㄷ ㄷ


서울의 야경은 예상대로 밋밋했다. 내가 본 야경 중 가장 휘황찬란한 곳은 상해였고(정말 이 곳은 공상소설에나 나올법한 야경이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산티아고의 아르마스 광장이다.(이 곳은 야경이 대단하다기보다 그냥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라 기억에 남아 있다).


그리고 5월 6일에는 뜬금없는 만남이 있었고, 부모님은 무사히 창원으로 내려가셨다. 


이렇게 나의 야무진 연휴 3일은 지나갔고... 5월 6일까지 제출하라던 논문계획서는 여태 안내고 있다..... 깔깔깔. 배째라 대학원생... ㅠㅠ 이 블로그 일기로 내가 왜 5월 6일까지 제출하지 못했는지 교수님께 해명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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