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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커플라이프

신혼생활 2 - 먹다 먹다 병남

by 여름햇살 2019.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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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식사량도 많고 소화도 잘 되는 편이다. 여자들끼리 만나서 여러 메뉴 시켜놓고 접시를 쉐어하며 먹는 자리에서 항상 내가 제일 많이 먹는다. (심할때에는, 밥 잘 안먹는 여자애 3배 분량 먹음) 음식 남기는 것도 싫어해서 배가 적당히 불러도 굳이 다 먹는 편이다. 전 세계에서 굶어죽어가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음식을 남긴단 말인가. 만드는 데도 돈이 들고 버리는데도 돈이 들고, 그냥 내 뱃속에 넣는게 낫지. 

그래서 외식을 해도 왠만한 성인남자 분량으로 먹는다. 지금의 남편과 연애할때도 항상 동량 혹은 그 이상 먹기도 했다. 그런데 매끼니를 그렇게는 못 먹는다.  한끼를 많이 먹었으면 그 다음 끼니는 건너뛰거나 가볍게 먹는 편이다. 항상 많이 먹을 위장은 되지 않는다. 특히나 자극적인 음식류를 먹으면 그 다음 끼니는 거의 못 먹는다. 배부른 상태 + 속 아린 상태가 되면 식욕이 없어진다. 연애할때에는 한끼 많이 먹고 집에 들어와도 그 다음 끼니를 건너뛰거나 해도 되니깐 문제가 없었는데, 결혼 후에는 이게 문제였다.


나의 신랑은 내가 항상 많이 먹을 수 있는 줄 아는 것이다. 나의 과식은 결혼식부터 시작되었다. 식끝나고 뷔페를 원없이 먹은지라 사실 나의 위장은 저녁을 건너뛰어도 될 정도였다. 하지만 배고프다고 신랑이 호텔 뷔페로 갔고.. 또 막상 음식을 보니 맛나보임 + 먹으면 먹을 수 있어서 과식을 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배가 고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는 한달을 보냈다. 나는 보통 2끼니를 먹었는데, 돌아서면 배고픈 남편덕에 3끼 생활이 시작되었다. 점심으로 싸가는 도시락을 3시쯤 먹는 편인데, 하루 종일 약국에 앉아 있으니 그 마저도 소화가 잘 안되는 편이다. 그런데 집에 8시 9시에 들어와도 쏘스윗한 남편은 저녁 먹어야 된다며 뭘 자꾸 먹이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매일밤 사육(!)이 시작되었다. 게다가 밤늦게 뭘 먹고 자면 다음날 속이 더부룩해서 아침을 건너 뛰는 편인데, 남편은 밤 12시에 먹고 자도 아침을 먹는 강철 위장이었다. 저녁에 그렇게 많이 먹었어도, 아침 안 먹으면 큰일나는 것 마냥 아침을 또 꾸역꾸역 먹이셨다. 그렇게 한 달 간 3끼니, 거기에 주말에는 밤 10시에 치킨을 1인 1닭으로 먹기도 했다. 그리고.. 문제의 지난 주말. 점저로 통삼겹오븐구이를 먹어서 배가 불렀는데 굳이 명동에 데리고 가서 떡볶이에 호떡까지 먹이는 것이 아닌가. ㅠ 사정사정해서 호떡은 한입만 먹고 안 먹겠다고 했다. 그리고 그 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안에서 배가 아프고 힘이 없어서 주저 앉았고, 집으로 돌아와서는 위장운동조절제를 먹고 잤다. 그정도 되었으면 봐줘야 했는데... 이놈의 남편은 일요일은 밤 10시에내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포장해와서 라면을 넣고 끓이는 것이 아닌가. (살려주세오 ㅠㅠ )

문제의 떡볶이. 엄청 맛있었지만 한 달간 과식해온 내 배가 탈이 났다. 


월요일 아침에 눈을 떴는데 배도 아프고 머리도 아픈 것이 컨디션이 정말 좋지 않았다. 그대로 출근도 못하고 앓아 눕고 오후 4시 30분쯤 눈을 떴다. 책에서 보던 과식해서 탈난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처음 알게 되었다. 많이 먹고 병나는 것을 보고 남편도 이제 많이 먹으라고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한달간 음식으록 고문(?)당하고 드디어 매 끼니 한가득 안 먹어도 되는 자유(?)를 얻었다. 만세. 


한달간 무럭무럭 찐 살 좀 빼야겠다. 과장이 아니라  3일전 약국으로 놀러온 친구가 결혼식때에 비해 얼굴이 2배가 되었다고 깜짝 놀랬다. 매끼니 먹방찍었더니 살이......ㅠㅠ 



결혼 한달 만에 결혼반지 분실한 신랑님........................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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