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24
시애틀의 다운타운은 썰렁한 느낌이었다. 밤에는 크리스마스 장식 때문에 반짝반짝 빛나기라도 했지만, 꾸리꾸리한 날씨와 스산한 바람, 차가워보이는 고층빌딩등으로 딱히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그래도 요런 날씨와 분위기 덕에 커피가 발전했다고 하니,
사람이 거의 없다. 실내에는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이 많은데(대부분 카페) 거리에는 거의 없다. 역시 날씨가 너무 추웠어..
12시까지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해야 했기 때문에 어디 멀리 갈 수는 없었다. 10시도 되지 않은 시간인지라 남편이 노래를 부른 나이키 매장도 문을 열지 않았고, 우리는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으로 올라오는 길에 봤던 컨벤션 센터에 들어가보기로 했다. 어느나라건 컨벤션 센터는 간지나 보인단 말이지~ ㅋㅋ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을 기준으로 북쪽은 확실히 사람 사는 동네의 냄새가 난다. 대학교와 가까워서 그런가? 이 아래로는 그냥 강남 역삼의 느낌이다.
왜인지 모르게 컨벤션 센터 사진 여러장 찍으신 남편님.. ㅋㅋ 아마도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에서 커피 많이 마시고 하이퍼 되신 듯.. ㅋㅋ 하긴 이때는 여행 첫날이라서 둘 다 피로감도 덜하고(암.. 전날 하루 종일 잤는걸) 룰루랄라 뭘 보든 흥분된 상태였다.
신난다고 사진도 찍음. ㅋㅋㅋㅋ 텅빈 컨벤션 센터에서 우리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 것인가.
빌딩숲의 시애틀.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날 시애틀에서 탔던 우버 기사님이 시애틀도 하우스 버블이 굉장히 심하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도 장난아니라던데요? 했더니 샌프란시스코는 진짜 최악이라고, 그만큼은 아니지만 큰 회사들이 건물 세우고 하면서 말도 안되게 집값이 뛰어서 시애틀 도심에서는 집을 구할 수도 없을 지경이라고 했다. 어딜가나 부동산이 말썽이구만.
내가 좋아하는 빅뱅이론에서 페니가 일했던 치즈케이크 팩토리~~!! 우리 꼭 이 곳에서 식사하자며 남편에게 다짐을 받아냈다. 치즈케이크팩토리 간판 하나에 이렇게 신나하는 나라니~~ ㅋㅋ
나보다 나이키를 더 사랑하는 남편님이 구경가고 싶다고 해서 나이키 매장을 구경했고, 맞은 편에 있던 노스페이스 매장도 구경했다. 나이키는 한국에 비해 가격 메리트가 전혀 없었고, 노스페이스는 확실히 저렴한편이었다. 그래도 내 맘에 드는 물건은 항상 비싸다는거 ㅠㅠ
구경을 하다가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했고, 캐리어 짐을 맡기고는 다시 바닷가쪽으로 내려갔다. 전날 밤에 봤단 풍경과는 확연히 달랐다. 되려 밤에 봤을 때가 좀 더 예뻤다. 낮에 본 바닷가 주변은 좀 황량하고 공장?느낌이 났다.
황량한 시애틀의 바닷가. 하지만 유명한 Pike Place Market 쪽으로 오면 완전히 달라진다.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관광지라는 껌벽. 벽에다가 씹던 껍을 붙여 놓았다는데.. 도대체 왜 그러는걸까 드럽고 역겨워서 사진만 찍고 후다닥 자리를 피했다. 심지어 이 곳을 지나갈때는 숨까지 참았다.
스산한 시애틀 시내의 분위기와 달리 이 곳은 매우 활기차다. 들어가자마자 물건을 사고파는 분주함 때문에 우리의 흥분도 함께 커지는 기분이었다. :D 이 곳에 시애틀에 온 사람들은 누구나 먹는다는 클램차우더를 파는 맛집이 있는데, 오픈하기도 전에 이미 한가득 서 있는 줄 때문에 우리는 그냥 포기했다. 클램차우더따위 아무리 맛있어도 안 먹어도 된다..ㅋㅋ
썰렁한 시애틀 바닷가.
왜자꾸 제남편은 사진찍을때 사람을 반토막 내는 것일까요.. 발리 여행 때 충분히 트레이닝 시켜줬다고 생각했는데..흠..
스타벅스 1호점의 관광은 10초만에 끝냈다. 가게 배경으로 셀카만 찍고 끝냄.. ㅋㅋ 이 곳은 테이크아웃만 가능 하고 1호점 기념품을 구매하는데 의의가 있는 곳이라, 우리는 둘 다 원하는 것이 없어서 그냥 안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그 다음은 유심으로 핸드폰 개통하기! 이 곳에서 파인 스트리트를 따라 쭈욱 올라가다 보면 AT&T store 가 나온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현지분께서 미국 서부는 AT&T 가 더 잘터져서 요것으로 개통했다고 하길래 요걸로 결정했다. 30일동안 인터넷 8G가 Prepaid Plan 이 50불로(50불인이긴 한데 10불의 Activation fee 가 있어서 총 60불이 됨 ㅠ 나중에 의심쩍어서(나 관광객이라고 바가지 씌운것일까봐) 인터넷으로 AT&T 홈페이지 들어가보니깐 인터넷으로 구매하면 50불인듯..? 인건비 쩌네요..) 해서 나는 요것을 신랑은 30일 1G 인터넷 35불로 했다. 우버나 길찾기, 현지 연락 수단등을 내 핸드폰을 메인으로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한국와서 데이터 현황을 보니 신랑은 900MB가 좀 안되게 썼고, 나는 1.6G(심지어 LA에서 차 렌트할때 네비게이션 안빌리고 내 폰으로 구글맵 경로 찾기로 했는데도) 밖에 쓰지 않았다. 여행한다고 핸드폰 볼 시간 없음 + 왠만한 실내에서는 죄다 무료 와이파이(심지어 옷가게에서도;;)라서 데이터 쓸일이 없었다. 핸드폰 번호가 필요한게 아니라면 둘이서 8G 로 하나만 개통해서 핫스팟으로 나눠써도 될 것 같다. 이런 것은 나중에되어서야 생각나지.. ㅡㅜ 그런데 나중에 따로 있다가 전화로 연락할때도 종종 있었으니 요 플랜은 조금 어려웠을지도..?
그리고는 가고 싶었던 시애틀 도서관으로 향했다. 다운타운에 있는 이 곳은 건물 외부 내부 모두 디자인이 독특해서 관광시에도 굳이 방문해서 구경할만하다고 한다. 거기다가 나는 원래 여행할때 다른 나라 도서관이나 학교를 구경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도 있다. ㅎㅎ
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날에 휴관이었고..ㅠㅠ 우리는 외관만 구경하다가 왔다. 이 곳에서 머무르며 구경하고 책 읽으며 이날의 오전 일정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는데 일정이 꼬였다.
그래서 근처에 있던 콜롬비아 본사 건물을 뜬금없이 구경해보기도 했고,
남의 나라 법원 건물도 구경했다. 이혼하러 왔는데 가정법원도 여기에 있나요? 라고 장난쳤더니 우리 아직 혼인신고 안해서 법적으로 남남이라고 알려주는 친절한 남편님. ㅋㅋㅋ
커피나 한잔 더 하러 가자고 해서 스타벅스 리저브 매장 근처 유명한 카페에 다시 갔는데..
문연다고 적어 놓고 문열지 않았... ㅠㅠ 힝. 그래서 근처 또 다른 카페로 향했다. 구글 평도 좋고 이곳도 나름 힙한 곳인듯..?!
직접 원두를 볶는 로스터리 카페라서, 우리가 갔을때 일반인?으로 보이는 사람들 대상으로 워크샵 같은 것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커피도 꽤 맛있었다. 나는 카푸치노를 신랑은 라떼를 시켰는데 라떼 사이즈보소... 저건 커피야 밥이야. 카페에서 몸도 녹이고 카페인을 충전하고 호텔에서 짐을 찾은 다음 우버를 타고 기차역 King street station 으로 이동했다.
다운타운에서 조금 아래쪽에 위치해 있는데, 알고보니 근처가 차이나타운이라서 이쪽에 맛집이 좀 있는 듯 했다.
시계탑이 인상적인 킹스트릿스테이션~ 시간에 쫓기는 걸 싫어해서 일찌감치 왔더니만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포틀랜드 유니언역까지는 3시간 30분 정도 걸리는데 우리가 도착하는 시간에는 음식점 문 연 곳이 없을 것 같아서 테이크 아웃 음식을 사서 기차안에서 먹기로 했다. 그래서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한국분이 하시는 음식점에서 치밥을 샀다. (사실 한국분이 하는줄 몰랐는데 주문 할 때 우리의 대화를 듣고 먼저 말 거셨다능...^^)
신기한 것이 기차를 탈때에도 짐을 체크인하는 시스템이었다. 짐을 실어다주니깐 편하기는 한데, 찾는데 또 기다려야 하니깐 딱히 좋지는 않은 듯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건이 발생했으니..
규모가 크지 않은 기차역. 포틀랜드로 가는 기차 외에는 출발하는 기차가 없었다. 우리랑 같은 기차를 타는 사람이 역무원에게 벤쿠버에 가는 기차를 묻는 바람에 잠시 동공지진이 있었지만, 알고보니 포틀랜드 근처에 캐나다의 벤쿠버와 이름이 같은 도시가 있었다. 어이구.. 깜짝놀랬네.
기차에 타자마자 다들 포장해온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그걸 보고 우리도 먹어도 되겠다 싶어서 포장된 음식을 열었는데...
양념치킨맛이 나는 스파이시 소스가 범벅된 치킨이 뙇.
남편은 한층 더 강력한 데리야끼 소스가 범벅된 치밥이 뙇. 결국 우리 맞은 편에 앉아 있던 외국인 남자분이 뻘쭘해하시면서 자리를 옮기셨... 죄송합니다 어글리 코리안이라 ㅠㅠ 저희도 이정도로 냄새가 강력한 줄 몰랐어요. 그러고 주변을 둘러보니 파스타 같은 것도 포장해왔는데 우리의 음식 냄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 ㅠㅠ 죄송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시간을 가졌는데, 남편은 넷플릭스의 왓챠를 나는 요 이북을 봤다. 이거 분명 2010년인가 회사 도서관에서 빌려봤던 책인데, 갑자기 또 읽고 싶어져서 다시 이북으로 구매했다. 그런데.. 10년전에 읽을 때와 달리 내용이 좀 유치하게 느껴져서.. ㅋㅋ 이걸 계속 봐야되나 싶기도 했다. 그럼에도 배울 점이 있었긴 했지만.
다들 암트랙 기차를 탈때 연착이 있었다고 했는데, 우리는 다행히 정시에 출발해서 정시에 도착했다. 하지만 우리의 시간을 잡아 먹은 것이 있었으니...
뭐죠? 제 캐리어는 왜 이모양인가요? 짐을 내리면서 스태프가 부러뜨린듯 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서류를 써주며, 포틀랜드에서 수리를 해서 영수증을 가져오면 최대 50불까지 리임벌스 해주겠다고 했는데.. 여행중에 그것도 음식점도 문을 안 여는 초극성수기 연휴기간에 이걸 누가 수리해주냐고~~~~~ 아오 정말 ㅋㅋ 그래서 이거 그냥 여행 끝나고 나서 본사에 메일 쓰자 하고 포틀랜드 역에서 리임벌스 받지는 못했다. 쓰다보니깐 생각났다. 오늘 저녁에는 메일 써야지... 아오...내 캐리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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