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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9 America

[미국여행] 9. San Francisco, John's Grill

by 여름햇살 2020.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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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7

 

이 날은 사실 어떻게 여행을 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 새벽세시에 일어나서 설쳐대었고(신랑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함), 비행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로 와서는 따뜻한 날씨에 홀려서 짐도 풀지 않고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 상태에서 햄버거까지 배부르게 먹었더니 노곤함이 몰려왔고, 그 상태로 걸어다니니 피곤도가 정말이지 올라왔다. 

 

누구 하나가 피곤하다 숙소로 돌아가자 했으면 좋았으련만, 우리는 둘다 서로의 눈치를 보느라 그러지 못했다. 기껏 여행왔는데 내가 피곤하다고 징징거려서 그 날 하루의 일정을 엎을 수는 없으니깐. 하지만 마지막에는 너무 힘이 든 내가 먼저 말을 했고, 그러자 남편도 자기도 너무 피곤하고 쓰러지기 직전이라고 하여 피어에서 바로 우버를 타고 호텔로 슝슝 향했다. 그래서인지 이 때 찍었던 사진들도 모두 @_@ 비몽사몽 상태인 듯 하다.

피곤에 쩔어 전혀 신나 보이지 않아... ㅋㅋㅋㅋㅋ 금문교 자전거 여행은 다음날로 정했다.

 

맞은편에서 바라보는 샌프란시스코의 풍경~!

요렇게 멋드러지게 사진을 찍어주세요...

그리고 걸어서 다시 Pier 33쪽을 향해 걸어갔다. Pier에서는 여객선이 오가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날 너무 피곤하고 정신이 없어서 여객선 탈 생각조차 못했다. 정신이 멍한 것이 그저 좀비 같았다고나 할까.. ㅠㅠ

우리남편은 참 극사실주의를 좋아한다. 좀 각도 예쁘게 해서 찍어주세요...

북적북적한 음식점. 바깥은 키오스크고 안쪽에는 음식점이 있었다. 같은 곳인데 아마 키오스크에서 먹으면 좀 더 싼 느낌..? 테이크 아웃 위주라 그랬던 것 같다. 

육천원 넘는 츄러스... 후덜덜하군요.

물위로 올라와 있는 바다사자들. 일광욕이라도 즐기는 것일까?

날씨가 좋아 사진을 꽤 많이 찍었다. 멍하고 피곤해서 숙소에서 쉬고 싶지만 이 곳에 더 있고 싶은 욕망이 상충하는 중. ㅋㅋ 그때를 생각해보면 너무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버를 타고 숑 호텔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둘다 씻지도 않고 커튼을 내리고 그대로 침대로 들어가 잠을 잤다. 역시 새벽 3시 기상은 너무 무리였나.. 잠을 자고나서도 남편은 비몽사몽 상태라 별로 나가고 싶어하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밖으로 끌고 나갔다. 여행지와서 잠만자다가는 아무것도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한 것은 John's Grill!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오래된 스테이크 집이라고 한다. 샌프란시스코는 큰 도시라서 더 맛있는(그래서 더 비싸고 더 팬시한) 스테이크집도 많았지만, 그래도 뭔가 역사와 전통(?)이 있는 곳에 가보고 싶었다. 

이 곳 까지 가면서 샌프란시스코의 교통체증을 제대로 실감했다. 저녁시간대로 차도 많긴 했는데, one way 도로가 많아서 항상 빙빙 둘러 가야 했던 것이다. 그래서인지 더욱 체증이 심한 기분이었다. 막판에는 걸어가는게 더 나을 정도였으나.. 그냥 걸어가겠다고 했더니 우버 기사님이 굳이 앞에다가 세워주셨다는. 역시 우버는 친절해.

 

1908년 부터 시작한 존스 그릴. 3대째 내려오는 김씨할머니 순대국밥 뭐 이런 건가..? 우리는 과감하게(?) 예약도 하지 않고 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30분 정도 기다려야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1층에 있는 Bar 에서 기다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보아하니 자리가 날때까지 알콜을 시켜서 기다리는 그런 분위기였다. 즐겨봤던 섹스앤더시티에서 주인공들이 인기있는 음식점에서 종종 그러더니, 이것이 진짜 미국의 문화구나 싶어서 신기했다. 그런데 Bar 자리도 만석이었고.. ㅠㅠ 다시 입구에 가서 우리 바에 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더니, 자리를 알아보다가 2층으로 가라고 안내를 해주었다. 복작복작한 1층 외에 2층도 있었구나 하고 계단으로 올라가는데(놀라운건 3층도 있었다) 2층은 1층가 다르게 매우 한산했다. 그래서 바로 자리를 안내 받았다. 역시 럭키한 우리로구나~

 

가격이 의외로 싸다. 왜냐 택스와 팁이 붙기 전이기 때문이지.. ㅋㅋㅋ 그래도 샌프란시스코 물가 대비하면 비싸지는 않은 듯 하다. 가게상호가 붙은 메뉴를 주문하는 성향이 있어서 존스 스테이크로 골랐고 인터넷에서 맛있다고 알려진 LA Marinara 를 주문했다. 사이드는 아스파라거스를, 와인은 멜롯 하프 사이즈를 주문했다. 내 사랑 멜롯~ 그러고보니 남미 여행때 아르헨티나를 들러서 득템(?)한 것은 와인을 주문할때 까베르네 쇼비뇽을 벗어나 멜롯과 말벡에 눈을 돌린 취향이었다. 나는 진한 쇼비뇽보다는 확실히 멜롯이나 말벡처럼 좀 더 깔끔한 레드 와인이 더 좋다. 

이건 뭐 빵만 먹다가 집에 가라는건지.. 놀랍게도 빵은 무한 리필이었다!

말벡 말벡. 술은 입에도 안대시는 신랑님도 기분을 낸다고 한 모금을 드셨다.

 

스테이크 JMT.... 스테이크 맛집 인정합니다.

요것도 맛이 좋았다. 약간 묽은 부야베스 버젼..?! 약간 짠듯했지만 빵이랑 같이 먹으니 간이 맞았다.

새우 탱글탱글한 것 보소... 역시 미국이군요.

 

간만의 제대로 된 음식에 신났음. 여보 그래도 우리 신혼여행인데 잘 좀 먹읍시다..

썩소지으며 응이라고는 안하는 남편

그냥가기 아쉽 + 음식이 생각보다 더 맛있음에 디저트까지 먹고 가기로 했다. 독특해 보이는 하우스 메이드 바닐라 빈 아이스크림~ 사진이 없구만.

음식가격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는데 말이지.. 최저 15% 팁과 세금까지 합하면 삼만원이 넘어가는 이 불편한 진실~ ㅋㅋㅋ

 

알콜에 알딸딸하여 신나서 길에서 찍은 사진. 옆에 지나가시는 아저씨는 합성같이 나오심.. ㅋㅋ

밤 산책. 연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신랑은 포틀랜드에 비해 사람이 북적거려서 너무 좋다고.. ㅋㅋ

어디건 애플매장은 크다. 여긴 2층까지 있어서 포틀랜드보다 더 컸다. 살건 다 사서 구경없이 패스~~ 

 

 

사람들로 복작복작한 유니온 스퀘어~! 화려한 루미나리에에 많은 인파까지 더해서 제대로 연말느낌 물씬이다. 맞은편 메이시 백화점의 치즈케이크 팩토리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그렇게나 좋다길래 가야지 했는데 막상 못갔다.. 우린 뭐가 그리 바빴던 것일까. 이상한 여행이다.

 

시애틀과 포틀랜드처럼 샌프란시스코에도 노숙자는 어마무지하게 많았다. 신랑 쉐이빙 크림이랑 간식거리를 사러 근처 Pharmacy 에 들어갔다가 노숙자가 휴지를 대놓고 훔치는 광경을 보았다. 그냥 두루마리 휴지를 들고 있더니 계산하지 않고 그대로 입구를 통과했다. Security 가 소리를 지르며 두루마리 휴지를 낚아챘고, 그과정에 비닐이 찢어져서 휴지 몇개가 바닥을 나뒹굴었고, 노숙자는 그렇게 그대로 직진했다.너무나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둑질이 이렇게 쉽다니. 이렇게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첫날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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