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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9 America

[미국여행] 11. 샌프란시스코, 롬바드 스트릿, 자전거타고 금문교 건너기

by 여름햇살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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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8

패션에 관심이 많은 신랑과 이것저것 해보는 것에 더 관심이 많은 나. 그래서인지 여행 스타일이 조금 맞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시간을 정해서 따로 여행을 해보기로 했다. 3시간 정도의 시간으로 신랑 보고 싶은 것을 잔뜩 보고, 나는 어디 카페에 짱박혀서 책을 읽고 그날까지 사용한 여행경비를 정리하기로 했다. 그렇게 유니온스퀘어에서 갈라진 우리.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조용하게 짱박혀 있을 커피숍을 찾는데 실패 1, 그럼 스타벅스나 가자 헤매다가 생각보다 일찍 구경이 끝난 신랑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연락을 왔기 때문이다. 커피숍 찾는다고 돌아다니다가 발견한 베트남 음식점으로 가는길에, 할인점을 발견한 신랑은 갑자기 옷을 구경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잠깐이면 끝나겠지 해서 봤는데 옷을 입어보고, 또 입어 보고, 이것저것 비교하기 시작했다. 

어이가 가출한 나는 신발을 신어볼 수 있게 의자가 마련 된 곳에 그냥 앉아 있었고, 구경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랑때문에 아예 책까지 펼쳐서 구경하기 시작했다. 신랑이 끝났다고 와서 봤는데 빈손이었다. 물어봤더니 마음에 들지 않아서 사지 않았다고 했다. 사지도 않을꺼 왜 자꾸 보는거야~~~~~~~~~~~@!#)(!@)$()!@($)!@($)!@($)!(@$)!($)!# 분노가 폭발했다. 블루보틀 이후로 본인 때문에 나는 어디 구경도 가지 못하고 어물쩡 거리다가 세시간을 날려버린 것이 첫번째 이유요, 본인이 그러는 것에 미안함이 없는 것이 두번째 이유였다. 아니, 한국에 가도 다 있는 브랜드(나이키)를 왜 비싼돈 들여서 온 미국에서 가격비교하고 있는건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것도 뭐 대단한 것도 아니고 그냥 검은색 조거팬츠...? 오만원...?? 

 

짜증이 폭발하면 뭐다? 침묵이다. 이 날 하루가 아니라 매일같이 이것이 누적이 되어 있었던것이(시애틀에서부터 캘리포니아까지, 그놈의 나이키 매장을 가지 않은 적이 없었다. 나이키 뿐만이랴, 아디다스, 노스페이스, 리바이스, 아주 그냥 끝이 없다) 이날에서야 폭발했다. 일주일 참았으면 많이 참았지. 짜증이 나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제서야 눈치를 보는 남편이었지만, 내가 왜 화가났는지에 대한 포인트는 전혀 잡지 못하고 계셨고.

구경하다가 찍은 조명장식. 반짝반짝 눈이 내리는 것 같군요.

날씨가 쌀쌀하니 국물있는 요리가 계속 먹고 싶다는 신랑덕에 다시 베트남 음식점. 

인테리어 때문인지 몰라도 깔금한 느낌을 주진 못한다. 아무리 검색해도 좀 세련되어 보이는 베트남음식점은 주변에 없어서 그나마 깔끔해보이는 이 곳으로 골랐다. 

베트남 음식점에 온 이유인 비프 포~

요건 볶음밥. 양념이 괜찮았다. 되려 쌀국수보다 요게 더 나은 느낌이다.

치킨사떼까지 하나 추가요. 땅콩소스에 찍어먹는 맛이 좋다.

팁을 합하니 오만원.. 이것이 미국인가요.

 

배가 불러도 뾰루퉁함은 가시지 않았고, 우버를 불러서 다음 장소 롬바드 가로 이동했다.

 

이 곳의 뷰는 정말이지 죽음이다.

 

이 곳을 향해 우버를 타고 가다보면 관광객이 적고, 길이 넓어지며, 건물의 높이가 낮아진다. 그리고 집들이 하나같이 고급스러워보인다. 아무래도 잘 사는 동네인 듯 하다. 그리고 택시에서 내렸을때 탁 트인 전망에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 곳 위에서 아래까지는 경사가 심한편인데, 그래서 되려 전망이 좋은 듯 했다. 

 

풍경덕에 약간 기분이 풀어진 나.. ㅋㅋ 그래도 괜히 뾰루퉁하게 있으면서 말을 안했다. 어찌나 얄밉던지 ㅎㅎ

꼴보기 싫어서 얼굴도 거의 안 보이게 사진 찍어주고...ㅋ

아이폰 X 와 11 pro 는 이렇게 차이가 나고...

 

동네가 좋아도 너무 좋았다. 이 정도 가격이면 어느 정도로 비싼 걸까? 서울집값은 아무것도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서울 집값도 이미 비싼데.. ㅠㅠ

 

 

롬바드 스트릿 끝에는 공원이 있다. 이 공원도 구경하자면 참 밑도 끝도 없어서.. 여길 걸어 다녔다가는 시간이 한참 걸리겠다 싶어서 일단 자전거를 타고 금문교로 향하기로 했다.

우버 어플로 자전거도 빌릴 수가 있어서 우버 점프를 빌렸다. 시내 대여점과의 가격차이는 아예 알아보지도 않았는데(귀찮아서..) 전기자전거 치고는 싼 편인듯 했다. 딱히 대여소가 따로 있다기보다 길에 있는 바이크를 어플로 예약해서 그냥 타고 가면 되는 방식이었다. 전기자전거이기 때문에 충전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확인을 하면 되었고, 결제는 내가 사용한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어플로 결제되는 방식이었다. 서울에서 따릉이 좀 타고 다닌 여자로써, 매우 익숙하게 대여를 했다. 따릉이 한번 타 본적 없는 신랑의 것은 내가 전부 셋팅을 해주었다.

 

.....그리고 추후에 이 자전거 때문에 우리는 out of law 가 되었으니..  ㅋㅋㅋㅋ 

 

이때는 몰랐지, 범법행위(???)를 저지를 것이라고는..

 

왤케 중국에서 인력거 끄시는 분 같죠.. 인력거 아니면 뒤에 호떡 포장마차 끌고 댕길듯.. 아저씨 호떡 한개만 주세요.

이 날의 목표는 금문교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시간에 맞춰서 열심히 페달을 밟았는데, 전기자전거라서 정말 발길질 한번에 십미터는 슝~ 나가는 기분이었다. 이래서 전기자전거를 타는 것이구나, 아주 좋다며 신나게 라이딩을 즐겼다. 계속 우버만 타고 다니는 여행을 하다가, 날씨 좋은 날 내 몸을 써서 하는 여행을 하니 너무 기분이 좋았다. 자전거 라이딩에 금새 기분이 좋아져서 신랑이랑 서로 추월하고 추월당하고 신나게 장난을 하며 금문교로 향했다.

 

그리고 금문교로 향하는 언덕을 가기전에 화장실이 있어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가기로 했다. 그리고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왔더니 갑자기 우버 자전거가 엄청 무겁고 잘 안 움직이는 것이다. 전기자전거라서 무거운데, 전기로 움직이지 못하니 이건 완전 짐덩이 같았다. 그래도 꾸역꾸역 그 무거운 것을 타고 오르막길을 올랐고, 결국 남편이랑 나랑은 자전거에서 내려서 끌고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일반자전거를 타며 열심히 페달질하는 사람을 보며 자전거는 전기자전거지 뿜뿜~ 하며 다녔는데, 이 녀석이 갑자기 작동을 하지 않으니, 말도 안되게 힘겨운 짐이 될줄이야.. ㅠㅠ 여하튼 악착같이 끌고 금문교까지 향했다. 그리고나서는 내 것은 잘 되었는데 신랑 것은 잘 되지 않았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금문교 위에서 무언가를 할수는 없었기에 일단 금문교를 건넜다.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내려서 사진도 찍고 했지만.. 고소공포증 심한 쫄보인 나는 중간에 멈춰서 다리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ㅠㅠ 아주 경직된 자세로 금문교 끝까지 가서야 숨을 제대로 쉴 수 있었다. 어휴..;;

 

쫄보라서 다 건너고 난 다음에야 사진찍음;;;

 

샌프란시스코에서 금문교를 건너면 소실리토인데, 이 곳은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의 휴양지 같은 곳이라고 했다. 주말이면 이 곳에 놀러와 쉬다가 간다고 했는데, 우리도 소실리토 시내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다. 그런데.. ㅠㅠ 갑자기 잘 되던 우버 점프가 또 작동하지 않는 것이었다. 날은 어두워지고 추워지는데, 이 짐스러운 놈을 갖고 과연 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고, 소살리토 일정은 포기하고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금문교에서 꽤 멀리까지 왔는데 다시 돌아가려니 죽을맛이었...  이놈의 나라는 왜 해만 떨어지면 한겨울로 변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일까...

 

소살리토에는 가지 못했지만, 그래도 원래의 목표인 금문교에서 석양 바라보기는 성공했다!. 돌아가는 길에 오른편에서 바다 밑으로 잠기고 있는 태양을 보며 금문교 위에서 자전거를 타다보니 진짜 여행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도 이 순간이 이번 여행의 가장 베스트였다. :-)  신랑 또한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전거를 탔던 것이 이번 여행에서 가장 재미있었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헬리곱터 투어보다 더 강력했던 자전거여행의 매력!)

돌아오는 길에도 틈틈히 자전거가 되었다 안되었다 했지만, 오르막 위주였던 갈때와 달리 올때는 내리막 위주라 문제 될 것이 없었다. 그리고.. 자전거가 느려졌던 이유를 알게 되었으니... ㅋㅋㅋㅋㅋ

 

요렇게가 우버점프 서비스 구간이었다. 이 곳을 벗어나니 갑자기 작동을 안할 수 밖에.. ㅋㅋ 이걸 타고 소살리토까지가서 소살리토를 돌아다닐 생각을 했다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심지어 이 곳을 벗어나면 30불의 벌금까지 있었는데..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우리는 그렇게 샌프란시스코를 벗어나 소살리토로 내뺐으니.. ㅋㅋㅋ

추가로 더 웃긴(?) 일이 있었으니.. 나는 괜찮았는데 중간에 너무 자주 자전거가 작동을 멈췄던 신랑은 금문교에서 반납하고 다시 대여를 했다. 그랬더니 서비스 지역을 벗어나 반납을 했기에 벌금이 차지가 된 것이었다.

 

그런데 벌금의 조건을 자세히 살펴보니 서비스 지역 이외의 반납시 벌금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서비스 지역을 벗어나긴했지만 그 놈을 갖다 버리고(실제로 전기자전거가 되지 않아 오지게 힘들었던 오르막에 점프들이 버려져 있었다) 온 것이 아니므로 벌금을 안내도 될지도 몰라 (실제로 나는 벌금이 차지 되지 않았다, 시작과 왕복이 서비스 지역이라서) 라는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고객센터에 문의해보라고 했다. 아내랑 같이 빌려서 같이 반납했으니(이건 루트가 남는다) 요금을 아내의 것으로 정정해달라고. 그리고 다음날 고객센터는 서비스 지역을 벗어나며 전기자전거 작동이 안되는 것이 맞다, 다음 부턴 그러지 말아라 이번에는 전액환불(!) 해주겠다는 답변과 함께 우버 결제가 취소되었다. 아니 이렇게 쿨한 우버라니 ㅋㅋㅋㅋㅋㅋ 내 생각엔 서비스 외 지역에 버리고 가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는 그 무거운걸 다시 끌고와서 포상(?)을 해준 듯했다. 껄껄껄.

 

너무 추워서 일단 스타벅스에서 핫초코 한 잔..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바람은 칼바람으로 변해 뼈까지 얼려버리는 듯 했다. 꽁꽁 얼어버린 몸을 소란스러운 스타벅스에서 따뜻하게 녹였다. 너무너무너무너무 추웠지만, 그래도 너무너무너무 재미있었다. 하핫.

 

좀 쉬다가 다시 저녁 식사를 하러 스멀스멀 움직였다. 여행책자에서 추천한 근처에 있는 맛집을 향했다. 첨엔 동양인 차별인가..? 할 정도로 우리 테이블만 서브를 안해줘서 빈정상해서 그냥 가려고 했다. 그런데 스패니쉬계열의 남자 웨이터가 미안해하며 좀만 기다려 달라고 애원(?)해서 그냥 있었는데, 왜인지 모르게 우리쪽 담당 웨이터가 자리를 비운 상태라 우리가 방치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다른 웨이터들(특히 나이 많은 아저씨들) 의 태도는 별로였다. 말을 걸어도 대꾸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쳐버리고....... 맛있게는 먹었지만 조금 비추다.

허름한 실내. 우리로 치면 부산 자갈치 시자의 어느 횟집같은 곳이랄까.

샌프란시스코에 왔으면 이 근처에서만 잡는다는 털게  Dungeness crab 을 먹고가야지~~~ 

늦게왔지만 그래도 친절했던 웨이터에게 1/2 크랩과 sea food pasta, 그리고 그린 샐러드를 주문했다. 그러자 웨이터가 홀크랩으로 먹으면 35라고 알려줘서 홀크랩으로 바꿔 주문했다. 알려줘서 땡큐구먼..껄껄껄.

그린샐러드는 그냥 예상가능한 맛. 특이한게 드레싱이 두개다. 

생각보다 컸던 털게. 진짜 맛있었다. 속이 꽉 찬것이.. ㅠㅠ 둘다 정신줄 놓고 쪽쪽 게살을 빨아먹었다. 그리고 대망의 파스타.

사진으로는 별 티가 안나는데 털게보다 더 큰 접시에 한가득 담긴 파스타. 둘다 보자마자 이걸 다 먹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양이 너무너무 많았다. 파스타도 파스타인데 해물도 정말 푸짐했다. (이 메뉴가 털게보다 비쌌다)  맛은 진짜 맛있었다. 신랑은 요즘도 종종 샌프란시스코에서 먹었던 그 파스타를 잊을 수가 없다며, 정말 깜짝 놀라게 맛있었다고 말을 한다. (해달라는건가?) 

 

깜짝 놀라게 맛있었던 맛보다 더 놀라운 건 우리가 이 모든 것을 다 먹었다는 것이었다. 레스토랑에 들어 왔을때 주문을 하려고 우리가 그렇게 불러도 눈길 한번 안주던 그 얄미운 아저씨 웨이터는 지나가다가 우리 테이블의 접시가 모두 빈 것을 보고 흠칫해했다. 남편과 나는 그 아저씨의 표정을 보고 또 엄청 웃었더랬지. ㅋㅋㅋㅋㅋㅋ 우리가 그렇게 싹싹 비우는 것을 보고  옆테이블의 가족 손님은 우리쪽 테이블을 가르키며 같은 걸 주문하기도 했다. 껄껄껄. 이정도양을 먹어치우는 것을 보면 푸드파이터 수준이야..

아따 비싸네요잉... 그래도 너무나 맛있는 저녁식사였습니다. 

파스타의 여운으로 기웃거리며 사진촬영중... ㅋㅋㅋ 밖에서는 클램차우더나 피쉬앤칩스 정도를 먹는 듯..?

 

배가 너무 불러서 산책을 하기로 했다. 근처에 있는 세이프웨이까지 걸어가서 간식거리와 알코올을 구매하고(그렇게 처먹고 칩이랑 딥을 샀다는..) 우버를 타고 호텔로 돌아갔다. 매번 느끼는 것이 세이프웨이나 타겟에서 장을 볼때마다 뭔가 현지인이 된 것만 같다. 여행와서 이렇게 장을 많이 보는 것은 우리밖에 없을 것이야...껄껄껄. 숙소로 돌아와서는 넷플릭스로 동백꽃 필무렵을 다시 시청했다.(아, 미국에서 넷플릭스를 실행시키면, 미국 넷플릭스에 올라온것만 볼수 있었다!!) 우리의 사랑, 황용식이와 함께한 샌프란시스코의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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