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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esta/2019 America

[미국여행] 7. 포틀랜드의 베트남음식 맛집 Luc Lac, Apple, Barista

by 여름햇살 2020. 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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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26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박싱데이를 기대했건만, 미국은 박싱데이보다는 블랙프라이데이 할인이 더 강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별 기대없이 박싱데이를 맞이했지. 사실 특별히 쇼핑에 중점을 두고 있지 않아서, 그저 문여는 음식점이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날이었다.(25일에는 호텔 1층에 이는 음식점도 문을 닫아 아침이고 점심이고 저녁이고 그 어떤 것도 판매하지 않았다...)

크리스마스가 지나니깐 도로에 차가 다니기 시작한다. 둘이서 창밖을 바라보며 신기해하며 찍은 사진. 드디어 도시가 움직(?)입니다!!

호텔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10시가 되자마자 우리가 향한 곳은 축구용품 판매점. 우리 호텔 근처에 축구용품 전문점이 있단 것을 전날 알게 된 남편은, 가게 문을 여는 10시 땡하면 입장하고자 전날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오우.. 축돌이의 열정은 미쿡에서도 계속되었으니. 

 

당연히 우리가 1등. 세상신남 남편은 이것저것 돌아보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첫째가 레어템이 없었으며(종류는 굉장히 많았다고 한다) 둘째는 가격의 메리트가 없었다고 한다. 한국의 인터넷이 가장 싸다고. ㅋㅋ

 

그리고 전날 하지 않았던 다운타운 관광에 나섰다. 그나마 날씨가 따뜻해져서 걸아다닐만 했다. 그럼에도 나에겐 여전히 추운 날씨였지만.

피오니오 코트 하우스 스퀘어. 맞은편 건물이 법원이다. 이렇게 우리는 법원이 보일때마다 사진을 찍게 되었고... 이건 신혼여행인가 법원여행인가.

큰 규모의 애플 스토어. 아이패드를 구매하려고 왔다가 짐들고 다니기 귀찮아서 구경만하고 숙소에 돌아가기전에 사야지 하고 다시 나왔다. 애플 제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문전성시였는데, 포틀랜드에는 돌아다니는 사람 자체가 많지 않았는데 이 곳에 있는 이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서 온 것인지, 신기했다.

 

그리고 이동한 곳은 외곽에 있는 나이키 커뮤니티 스토어. 포틀랜드는 물건을 구매할 때 택스가 없다. 같은 물건을 사더라도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고것이 내가 아이패드를 포틀랜드에서 사려고 했던 이유이다...!) 그래서 나이키돌이 남편님이 나이키 아울렛 노래를 해서 나이키 커뮤니티 스토어로 이동했다. 우버를 타니 10분? 정도 걸린 듯 했다. (우버만세!)

 

내가 원하는 타입은 딱히 없어서 아무것도 구매하지 않았고, 남편도 별로라며 운동할때 입을 얇은 반팔티셔츠 하나와 양말을 샀다. 그렇게 왕복 우버비를 2만5천원을 합하면 그냥 정가에 구매한 것 보다 더 비쌌다고 한다....... 

이 곳 동네가 다운타운보다 분위기가 더 좋다. 확실히 가게로 붐비는 도심보다는 이런 외곽 거주지가 관광객 입장에서는 더 매력적이다. 본인이 지냈던 캐나다 동네가 생각난다며 신랑은 추억에 잠기셨다.

도심을 감싸는 윌래밋강. 이 강 주변에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서 사람들이 조깅과 나들이를 즐기고 있었는데, 우리도 그럴까 하다가 바람이 너무 차서 포기했다. ㅠㅠ 생각해보면 이번 여행 내내 추위에 시달렸던 기억밖에 없다. 이정도면 외투를 하나 구매했어도 되었는데, 한국에 있는 외투로 옷장 폭발 직전이었기에, 추가로 외투 개수를 늘리기가 싫어서 꾸역꾸역 참았다. 지금 생각해보니 참 미련하다. 남편은 그래도 좀 따뜻하게 입고 왔는데 나는 진짜 죽을 맛..

 

추위에는 뭐다? 따뜻한 국물이다. 베트남 쌀국수로 몸을 녹여야겠다며 포틀랜드 맛집을 검색하다 알게 된 Luc Lac Vietnamese Kitchen. 나이키 커뮤니티 스토어에서 우버를 타고 바로 슝슝 날아왔다. 

인기맛집이라 그런지 추운 날씨에도 사람들이 꽤 많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쏘옥 합류. 음식 서빙 외에는 모두가 셀프 서비스고이고, 먼저 음식을 주문 및  결제 후 대기하다가 자리가 나면 들고 있던 대기번호 순서에 따라 호명되는 식이었다.

빨리 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주문하기 전까지도 꽤 기다렸는데 주문하고 나서도 꽤 기다렸다. 총 40분 넘게 기다린 기분...? 이렇게 맛집인가.

가게 내부가 크지는 않다. 바 자리에 앉으면 더 빨리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우리는 바자리도 상관없다고 했다.

간만에 먹는 음식다운 음식~! 사떼가 올라간 밥, 스프링롤, 소고기롤. 

감동의 쌀국수. 맛은 매우 훌륭했다. 한국에서 먹는 맛대가리 없는 쌀국수와는 차원이 다른 깊고 신선한 맛이었다. 간이 세서 조금 자극적인 면이 있긴 했지만, 그렇다고 그 맛이 쌀국수 육수의 깊은 맛을 폄하시킬 정도는 아니었다. 진짜 너무 맛있게 한톨도 남기지 않고 싹싹 긁어 먹었는데, 서빙해주시는 여자분이 서빙한다고 몇번 왔다갔다 하면서 우리가 주문한 음식양에 흠칫 하며 놀라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쵸.. 우리가 좀 많이 먹어요....ㅡ,.ㅡ 따뜻하게 밥을 먹고 나니 추위도 덜한 기분이었다. 역시 몸에 연료가 빠방해야 추위에도 강하다.

그놈의 나이키. 어휴.. 징글징글하구만유. 이때쯤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 사지도 않으면서 똑같은 물건 쌓여 있는데 왜 자꾸 오는 것인가.. 쇼핑은 시간낭비, 필요한거 있으면 짧고 빠르고 집중적으로 물건을 고르고 사자 라는 신조로 살고 있는 나로써는... 남편의 여행스타일에 짜증증이 날 수밖에. 그리고 이 것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정점에 이르러 폭발했다. 우어어.

그리고 다시 애플스트어로 향했다. 나의 빡침이 느껴졌는데 신랑이 아이패드 7세대를 사주었고, 대신 펜슬과 키보드는 내가 구매했다. 근데 이때 약간 분노가 치솟는 중이라서 그냥 내가 사고 당당하게 짜증을 한 번 버럭 낼까 라는 내적 갈등도 있었다.사람인지라 고생했다고 선물을 사주는데 화를 낼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ㅡ,.ㅡ 내가 이래서 선물받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 감정을 솔직하게(대부분은 부정적인 ㅋㅋ) 표현하기 애매모호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포틀랜드에서 Stumptown 만큼 유명한 카페 Barista. 이 곳도 지점이 몇군데 더 있는데, 애플 스토어에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향했다. 

뭔가 올드해보이는 상표. 다방커피 타줄것만 같..

힙해보이는 오빠들이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시애틀도 그렇고 카페에서 일하는 언니오빠들은 뭔가 힙한(?) 분위기가 있다. 호주랑 비슷한 느낌이다. 그래서인지 인테리어들도 대체로 세련된 느낌이다. 

원래 이런거 사면 막 아닌척, 바리스타 간파나 찍는 척 하며 애플 마크 나오게 찍는거 아니냐며 찍었는데 이건 뭐.. ㅋㅋㅋㅋ  너무 노골적이군요.

희희 나의 2번째 아이패드. 2011년에 아이패드 2세대 몇달 쓰다가 너무 커서 동생 줘버리고 그 이후로는 아이패드는 쳐다도 안봤는데.. 대학원생활하면서 매번 책과 프린트물, 노트북을 들고다니기가 너무 고생스러워서(너무 무거워서 캐리어 끌고 다님) 페이퍼리스의 삶을 살고자 구매했다. 지금까지 만족도 매우 높음!!

바리스타의 카푸치노. 카푸치노와 라떼의 경게개 애매모호한 한국과 달리 미국은 라떼와 카푸치노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라뗴가 거의 커피우유에 가까울만큼 부드러운 스팀밀크가 많이 들어간다면, 카푸치노는 플랫화이트의 느낌이랄까? 

EXIT 안내판 너무 귀엽다.

창가 쪽 바 자리에 앉아서 보다보니 이 건물이 그렇게나 오래 되었다고.. 정말이지 때려부시고 새로짓고를 반복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구나. 

설정샷은 계속되고...

창밖을 바라보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파타고니아에 꽂히신 신랑님, 맘에 드는 티셔츠를 하나 사드렸다. 요렇게 서로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ㅎㅎ

장미의 도시 포틀랜드이지만 날씨가 날씨인지라 장미는 코빼기도 보지 못했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을 많이 돌아보는 것 같았는데 나는 사실 그런 곳엔 감흥이 없어서 가지를 않았다. 날씨는 또 어찌나 춥던지. 현지인들 다들 패딩 입고 돌아다니는데, 당당하게 가을 옷차림으로 돌아다녀서 골병도 났다. 그럼에도 포틀랜드가 괜찮았던 것은 호텔이었다. 뭔가 집같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다운타운이지만 상업적인 느낌이 노골적으로 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길에서 마주한 사람들은 대체로 소박한 분위기였고, 다들 파웰북스의 쇼핑백을 하나씩 들고 다니는 점이, 외모보다 내면을 돌아보는 것 같아 그 모습이 좋아보였다. 자동차도 많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주로 이동하는 그 모습도 좋았다. 포틀랜드는 젊은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도시라고 하더니, 어떤 젊은이들이, 그리고 왜 그런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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